<FTX 거래소 붕괴_결국 폰지>
올해 초 FTX는 4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C를 유치하며 3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FTX의 가치는 0에 수렴합니다.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가 하루아침에 붕괴했습니다. 신시대의 저커버그, 넥스트 워렌 버핏으로 불리던 FTX의 대표 SBF(Sam Bankman-fried)은 순식간에 개인자산의 94%를 잃음과 동시에 billionare의 자리를 상실했습니다.
몰락의 시작은 코인데스크의 기사였습니다. 코인데스크는 FTX의 자회사 Alameda Research의 자산 146억 달러 중 58억 달러가 FTX가 발행한 코인인 FTT이며, 나머지 자산도 SBF 관련 자산인 솔라나 생태계 자산(SOL, SRM 등)이라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해당 보도는 Alameda Research의 사상누각에 가까운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보도에서 나타난 자산 구성이 현재 회사의 BM이 폰지 구조에 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모회사가 발행한 코인을 받아 그걸 펌핑해 대차대조표를 부풀린 뒤 그걸 담보로 다시 대출을 받아 코인을 다시 펌핑하는, 속칭 ‘폰지 구조’에 가까움을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펀치를 날린 것이 바이낸스입니다. 11월 6일 바이낸스의 CEO CZ(Changpeng Zhao)는 자신의 트윗을 통해 바이낸스가 보유한 21억 달러 규모의 FTT를 청산하기로 했음을 밝힙니다. 그러자 Alameda의 CEO는 서둘러 개당 $22에 OTC딜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CZ는 해당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재차 청산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엄청난 규모의 뱅크런이 발생했습니다. 시장은 아직 루나 사태의 공포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코인데스크와 바이낸스가 FTX에 폰지선고를 내린 겁니다.
그쯤 되면 투자자들이 가만히 있는 것이 이상한 상황입니다. 출금 요청이 쏟아졌고, 거래소는 채 이틀을 버티지 못하고 11월 8일 FTX는 온체인 출금을 중단했습니다. 사실상 셀프 사망선고였습니다.
구원의 손길이었을까요? 같은날 바이낸스는 FTX 인수를 검토한다고 발표했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LOI를 체결했습니다. 말 그대로 세기의 딜의 탄생이었고, 세상에는 온갖 말들이 다 오갔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말들이 무색할만큼 허무하게도, 오늘 11월 10일 바이낸스는 인수 철회를 선언했습니다.
이제 FTX는 인간으로 치면 뇌사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남은 것은 공식적인 사망선고 뿐입니다. 추가 자금 조달이라는 기적에 가까운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말입니다.
바이낸스가 인수를 철회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수 철회의 진짜 이유는 모두가 추측하듯 실사를 통해 드러난 FTX의 민낯이 생각보다 더 끔찍했기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FTX의 문제가 뭐였을까요? 크립토 종사자들에게는 지긋지긋한 말이겠지만, ‘폰지’입니다.
FTX가 발행하는 코인인 FTT의 market value는 30억 달러입니다. 그러나 Alameda가 보유한 FTT의 가치는 전체 유통시장의 값보다 훨씬 컸습니다. 이말인즉슨, Alameda는 절대 보유한 FTT를 시장에 풀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랬다가는 FTT 시장에 홍수를 풀어놓는 격이니까요. 즉 Alameda가 보유한 FTT의 실제 가치는 장부상 가치보다 훨씬 낮습니다.
그러나 Alameda는 그 점을 알고도 22억 달러 규모의 FTT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절대 시장에 풀어놓을 수 없는 규모의 토큰을 담보로 잡은겁니다. 한 마디로 개판입니다.
폰지 구조는 가끔 “flywheel scheme”따위의 말로 표현되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애초에 그 구조 자체가 그냥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코인이 상승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폰지는 투자의 본질에 맞닿아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장이든 다 폰지의 성격이 크고작게 있지만, 크립토 시장에는 폰지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이게 멸치 급 플레이어에서만 나오면 그나마 다행인데, 고래 급에서 너무 많이 나옵니다.
크립토 씬의 태동을 이끈 것은 ‘의식’입니다. 전통 금융에 대한 불신, 불합리한 권력구조 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크립토 씬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양육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맹목’입니다. 누군가에 대한 맹목적 추종, 모멘텀의 지속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씬을 키웠습니다. 코로나가 폭발시킨 cheap money 시대는 거기에 비료를 양껏 뿌렸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방만’입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표준화한 채 폰지를 서슴치 않고 자행하는 시장 플레이어들부터 거기에 아무 생각없이, 별 실사 없이 막대한 돈을 태워주는 VC들까지 모두 방만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FTX의 붕괴가 가져온, 또 가져올 파장은 지대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대표하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14% 하락해 16,000 밑으로 꺼져 2020년 말 이후 최저치를 찍었고, SBF 및 Alameda와 깊은 연관이 있는 솔라나 코인은 44%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치명적인 것은 신뢰의 상실입니다. 크립토 씬은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끔찍한 사태가 “패턴”처럼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개인투자자입니다. 크립토 씬은 전통금융의 착취 구조를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크립토에 관한 유명 내러티브 중에 “인플레이션 헷지”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진짜 인플레이션이 온 지금 그 말은 쏙 들어갔습니다. “탈중앙화”? 지금 크립토 만큼 중앙화된 씬이 있을까요? 지금 크립토 시장은 시장을 제 손안에 쥐고 흔드는 소수의 고래와 투기에 미쳐 휩쓸려다니는 플랑크톤이 모인 바다입니다. 육지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크립토 씬에는 정말 속칭 ‘미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의지를 존중합니다.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는 데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정작용만으로는 부족한 지경이 온 것 아닐까요? 개인적으로는 크립토 씬에 대한 정부기관의 감찰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렇게 되면 시장의 진화가 그것의 탄생이념과 충돌하게 됩니다.
어쩌면 사실 우리는 그냥 투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올해 초 FTX는 4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C를 유치하며 32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FTX의 가치는 0에 수렴합니다.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가 하루아침에 붕괴했습니다. 신시대의 저커버그, 넥스트 워렌 버핏으로 불리던 FTX의 대표 SBF(Sam Bankman-fried)은 순식간에 개인자산의 94%를 잃음과 동시에 billionare의 자리를 상실했습니다.
몰락의 시작은 코인데스크의 기사였습니다. 코인데스크는 FTX의 자회사 Alameda Research의 자산 146억 달러 중 58억 달러가 FTX가 발행한 코인인 FTT이며, 나머지 자산도 SBF 관련 자산인 솔라나 생태계 자산(SOL, SRM 등)이라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해당 보도는 Alameda Research의 사상누각에 가까운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보도에서 나타난 자산 구성이 현재 회사의 BM이 폰지 구조에 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모회사가 발행한 코인을 받아 그걸 펌핑해 대차대조표를 부풀린 뒤 그걸 담보로 다시 대출을 받아 코인을 다시 펌핑하는, 속칭 ‘폰지 구조’에 가까움을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펀치를 날린 것이 바이낸스입니다. 11월 6일 바이낸스의 CEO CZ(Changpeng Zhao)는 자신의 트윗을 통해 바이낸스가 보유한 21억 달러 규모의 FTT를 청산하기로 했음을 밝힙니다. 그러자 Alameda의 CEO는 서둘러 개당 $22에 OTC딜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CZ는 해당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고, 재차 청산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엄청난 규모의 뱅크런이 발생했습니다. 시장은 아직 루나 사태의 공포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코인데스크와 바이낸스가 FTX에 폰지선고를 내린 겁니다.
그쯤 되면 투자자들이 가만히 있는 것이 이상한 상황입니다. 출금 요청이 쏟아졌고, 거래소는 채 이틀을 버티지 못하고 11월 8일 FTX는 온체인 출금을 중단했습니다. 사실상 셀프 사망선고였습니다.
구원의 손길이었을까요? 같은날 바이낸스는 FTX 인수를 검토한다고 발표했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LOI를 체결했습니다. 말 그대로 세기의 딜의 탄생이었고, 세상에는 온갖 말들이 다 오갔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말들이 무색할만큼 허무하게도, 오늘 11월 10일 바이낸스는 인수 철회를 선언했습니다.
이제 FTX는 인간으로 치면 뇌사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남은 것은 공식적인 사망선고 뿐입니다. 추가 자금 조달이라는 기적에 가까운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말입니다.
바이낸스가 인수를 철회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수 철회의 진짜 이유는 모두가 추측하듯 실사를 통해 드러난 FTX의 민낯이 생각보다 더 끔찍했기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FTX의 문제가 뭐였을까요? 크립토 종사자들에게는 지긋지긋한 말이겠지만, ‘폰지’입니다.
FTX가 발행하는 코인인 FTT의 market value는 30억 달러입니다. 그러나 Alameda가 보유한 FTT의 가치는 전체 유통시장의 값보다 훨씬 컸습니다. 이말인즉슨, Alameda는 절대 보유한 FTT를 시장에 풀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랬다가는 FTT 시장에 홍수를 풀어놓는 격이니까요. 즉 Alameda가 보유한 FTT의 실제 가치는 장부상 가치보다 훨씬 낮습니다.
그러나 Alameda는 그 점을 알고도 22억 달러 규모의 FTT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절대 시장에 풀어놓을 수 없는 규모의 토큰을 담보로 잡은겁니다. 한 마디로 개판입니다.
폰지 구조는 가끔 “flywheel scheme”따위의 말로 표현되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애초에 그 구조 자체가 그냥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코인이 상승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폰지는 투자의 본질에 맞닿아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장이든 다 폰지의 성격이 크고작게 있지만, 크립토 시장에는 폰지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이게 멸치 급 플레이어에서만 나오면 그나마 다행인데, 고래 급에서 너무 많이 나옵니다.
크립토 씬의 태동을 이끈 것은 ‘의식’입니다. 전통 금융에 대한 불신, 불합리한 권력구조 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크립토 씬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양육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맹목’입니다. 누군가에 대한 맹목적 추종, 모멘텀의 지속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씬을 키웠습니다. 코로나가 폭발시킨 cheap money 시대는 거기에 비료를 양껏 뿌렸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방만’입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표준화한 채 폰지를 서슴치 않고 자행하는 시장 플레이어들부터 거기에 아무 생각없이, 별 실사 없이 막대한 돈을 태워주는 VC들까지 모두 방만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FTX의 붕괴가 가져온, 또 가져올 파장은 지대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대표하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14% 하락해 16,000 밑으로 꺼져 2020년 말 이후 최저치를 찍었고, SBF 및 Alameda와 깊은 연관이 있는 솔라나 코인은 44%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치명적인 것은 신뢰의 상실입니다. 크립토 씬은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끔찍한 사태가 “패턴”처럼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개인투자자입니다. 크립토 씬은 전통금융의 착취 구조를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크립토에 관한 유명 내러티브 중에 “인플레이션 헷지”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진짜 인플레이션이 온 지금 그 말은 쏙 들어갔습니다. “탈중앙화”? 지금 크립토 만큼 중앙화된 씬이 있을까요? 지금 크립토 시장은 시장을 제 손안에 쥐고 흔드는 소수의 고래와 투기에 미쳐 휩쓸려다니는 플랑크톤이 모인 바다입니다. 육지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크립토 씬에는 정말 속칭 ‘미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의지를 존중합니다.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는 데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정작용만으로는 부족한 지경이 온 것 아닐까요? 개인적으로는 크립토 씬에 대한 정부기관의 감찰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렇게 되면 시장의 진화가 그것의 탄생이념과 충돌하게 됩니다.
어쩌면 사실 우리는 그냥 투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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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t-Citrix_행동주의 개입부터 바이아웃까지, 고도화된 투자 전략의 예시>
오늘 우연히 몇 달 전 debt market의 중심에 있었던 Citrix 딜이 생각나 딜의 디테일을 살펴보던 중, 해당 딜이 처음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한 순간부터 이후 회사의 경영, 최근의 바이아웃까지 딜의 모든 과정에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 것 같아 글로 정리해 공유드립니다.
Elliott(“엘리엇”)과 Citrix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15년 6월이었습니다. 1989년에 설립된 원격근무환경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Citrix는 2010년대에 이르러 운영(Operation) 비효율 이슈가 대두된 상태였습니다. 영업 구조가 최적화 되어있지 못했고, 회사의 상품 역시 핵심 상품을 중심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너저분한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2010년 Citrix는 “효율성”과 “마진 개선에 대한 집중”을 약속했으나, 그 결과는 400bp가량의 마진 하락과 더 늘어난 비핵심 상품이었습니다. 부진은 계속됐고, 이후 2014년 회사는 2010년의 약속을 다시 반복함과 동시에 주가 부양을 강조했습니다. 애널리스트와 주주들은 회사의 대대적인 영업 및 비용 구조 개혁을 기대했으나 그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회를 포착한 것이 엘리엇입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은 2015년 6월 13D 공시에 지분 획득(7.1%)을 알림과 동시에 회사에 대한 펀드의 제언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엘리엇이 발표한 Value Creation Plan의 테마는 1. 운영 효율화 2. 비핵심자산 매각 3. 자본배분 4. 경영 역량 강화였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보자면, 엘리엇은 먼저 1.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회사가 방만한 제품군 확장 등을 통해 클라우드로의 시장 트렌드 변화라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영업/R&D 개선과 비핵심 카테고리 정리를 통해 영업비용/매출을 기존의 63%에서 55%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이 부분은 다수의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다년간 회사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내용이었습니다.
2. 비핵심자산 매각 부분에서는 GoTo와 NetScaler의 처분이 논의되었습니다. 특히 GoTo에 대해서는 인적분할 또는 매각이라는 구체적인 실행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3. 자본배분 측면에서는 회사의 현 자본 전략이 비효율적이라 지적하며 레버리지 비율을 높여 4.5~5.3 USD bn 규모의 자사주매입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4. 경영 역량 강화 측면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답게 현재 회사의 시니어들이 경쟁사로떠나는 등 회사 경영 라인이 어수선하니 자기네 펀드가 탑티어 인재를 물어오겠다는 쿨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분 인수 이후 엘리엇의 행동주의 부서 헤드 Jesse Cohn이 회사 이사회의 일원으로 선임됨과 동시에 변화의 바람은 순식간에 몰아쳤습니다. 운영 구조가 개편되었고, GoTo가 인적분할되고 layoff가 진행되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엘리엇의 소수지분 투자 이후 5년 동안 일어난 일을 요약하면, 1. 매출 성장 및 영업 마진 개선 2. 구독제로의 전환 시작 3. GoTo 인적분할 이후 RMT(Reverse Morris Trade) 방식으로 매각 4. 4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5. 배당 시작이 있었습니다.
실로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덕분에 회사 주가의 Return(102.5%)도 동기간 S&P 500 (49.5%)를 크게 앞섰습니다. 모든 것이 잘 풀렸고, 2020년 봄 Jesse Cohn은 마음 편하게 이사의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회사는 다시 빠르게 원위치로 돌아왔습니다. 2018년 31%까지 올랐던 마진은 다시 22.6%로 하락했고, 가이던스는 하락하는데 정작 그걸 제대로 맞추지도 못했습니다. 와중에 소프트웨어 업체 Wrike를 2.25 USD bn이라는 회사 역대 최대규모의 인수로 품에 안기도 했으나 회사에 운영 비효율 이슈가 다시 대두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2020년 $146.9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주가는 2021년 7월 $94.7까지 추락했습니다. 엘리엇의 계획이 어그러지기 시작한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엘리엇은 펀드가 Citrix의 지분을 10% 이상 갖고 있음을 공시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위기에서 쉽게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 가장 많이 지적받은 점은 회사가 주력한 구독모델로의 전환과 클라우드 중심으로의 전환 모두 결과적으로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Citrix는 MS나 어도비가 되지 못한겁니다.
다시 영업이 꼬이기 시작했고, 매번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2021년 기준 Citrix에 Buy 의견을 낸 브로커는 38%에 불과했습니다. 대량의 Sell-off를 계속 맞은 결과 마침내 2021년 Citrix는 가장 저렴한 소프트웨어 주식으로 평가받기에 이릅니다.
엑싯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17년에는 Bain, Carlyle, Thoma Bravo가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인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19년에는 펀드 측에서 골드만 삭스와 함께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주가가 인수가에 비해서는 크게 나쁘지 않긴 했지만, 어쨌든 엑싯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결정이 필요했습니다.
엘리엇의 결정은 바이아웃이었습니다. 2022년 1월 엘리엇은 Vista Equity Partners(“Vista”)와 함께 Citrix를 주당 $104, 총 $16.5 bn에 인수하고 회사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합니다. 엘리엇과 Vista는 인수를 발표하면서 회사를 Vista의 포트폴리오인 소프트웨어 회사 Tibco와 합병할 계획임을 천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Citrix는 엘리엇과 조금 더 오래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엘리엇 통치기 Citrix의 역사에는 재밌는 내용이 많습니다. Citrix 딜은 행동주의 펀드의 전형을 보여준 경영 개입부터 다양한 PE 투자 전략의 활용까지, 여러모로 볼 가치가 있는 딜입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재밌는 부분은 인적분할 이후 매각된 GoTo이었습니다. GoTo 딜의 특이점은 1. RMT 구조 2. 엘리엇의 펀드 포트폴리오 Synergy Creation입니다. RMT 구조는 인적 분할 이후 지배권을 기존 모회사에 줌으로써(>50.1%) 비과세 혜택을 누리는 딜 구조인데, 미국 특유의 구조라고 합니다.
더 인상적인건 2번입니다. GoTo를 인수한 회사 LogMeIn의 주인은 Evergreen Coast Capital입니다. 그 펀드의 정체는 뭐냐, 바로 엘리엇의 PE affiliate입니다. 즉 엘리엇은 하나의 딜 내에서도 자기 포트폴리오 내 시너지의 극대화를 추구한 겁니다. 이 부분은 Citrix와의 합병이 예정되어 있는 Tibco의 경우와도 닮았습니다.
2022년 Citrix LBO는 2022년 몇 없는 초대형 딜임과 금리인상기에 섣부르게 Debt을 인수한 많은 투자은행에 엿을 먹인 악질(?) 딜입니다. 그러나 그 역사를 훑어보는 저희 입장에서는 이만큼 보기 재밌는 딜은 잘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Citrix 케이스는 사모펀드가 가장 발달한 나라의 딜이라고 할 만한, 복합적이고 고도화된 투자 전략이 잘 드러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이 여러분께 작은 지적 자극을 선물했길 바랍니다!
오늘 우연히 몇 달 전 debt market의 중심에 있었던 Citrix 딜이 생각나 딜의 디테일을 살펴보던 중, 해당 딜이 처음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한 순간부터 이후 회사의 경영, 최근의 바이아웃까지 딜의 모든 과정에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 것 같아 글로 정리해 공유드립니다.
Elliott(“엘리엇”)과 Citrix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15년 6월이었습니다. 1989년에 설립된 원격근무환경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Citrix는 2010년대에 이르러 운영(Operation) 비효율 이슈가 대두된 상태였습니다. 영업 구조가 최적화 되어있지 못했고, 회사의 상품 역시 핵심 상품을 중심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너저분한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2010년 Citrix는 “효율성”과 “마진 개선에 대한 집중”을 약속했으나, 그 결과는 400bp가량의 마진 하락과 더 늘어난 비핵심 상품이었습니다. 부진은 계속됐고, 이후 2014년 회사는 2010년의 약속을 다시 반복함과 동시에 주가 부양을 강조했습니다. 애널리스트와 주주들은 회사의 대대적인 영업 및 비용 구조 개혁을 기대했으나 그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회를 포착한 것이 엘리엇입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은 2015년 6월 13D 공시에 지분 획득(7.1%)을 알림과 동시에 회사에 대한 펀드의 제언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엘리엇이 발표한 Value Creation Plan의 테마는 1. 운영 효율화 2. 비핵심자산 매각 3. 자본배분 4. 경영 역량 강화였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보자면, 엘리엇은 먼저 1.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회사가 방만한 제품군 확장 등을 통해 클라우드로의 시장 트렌드 변화라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영업/R&D 개선과 비핵심 카테고리 정리를 통해 영업비용/매출을 기존의 63%에서 55%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이 부분은 다수의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다년간 회사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내용이었습니다.
2. 비핵심자산 매각 부분에서는 GoTo와 NetScaler의 처분이 논의되었습니다. 특히 GoTo에 대해서는 인적분할 또는 매각이라는 구체적인 실행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3. 자본배분 측면에서는 회사의 현 자본 전략이 비효율적이라 지적하며 레버리지 비율을 높여 4.5~5.3 USD bn 규모의 자사주매입을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4. 경영 역량 강화 측면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답게 현재 회사의 시니어들이 경쟁사로떠나는 등 회사 경영 라인이 어수선하니 자기네 펀드가 탑티어 인재를 물어오겠다는 쿨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분 인수 이후 엘리엇의 행동주의 부서 헤드 Jesse Cohn이 회사 이사회의 일원으로 선임됨과 동시에 변화의 바람은 순식간에 몰아쳤습니다. 운영 구조가 개편되었고, GoTo가 인적분할되고 layoff가 진행되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엘리엇의 소수지분 투자 이후 5년 동안 일어난 일을 요약하면, 1. 매출 성장 및 영업 마진 개선 2. 구독제로의 전환 시작 3. GoTo 인적분할 이후 RMT(Reverse Morris Trade) 방식으로 매각 4. 4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5. 배당 시작이 있었습니다.
실로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덕분에 회사 주가의 Return(102.5%)도 동기간 S&P 500 (49.5%)를 크게 앞섰습니다. 모든 것이 잘 풀렸고, 2020년 봄 Jesse Cohn은 마음 편하게 이사의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회사는 다시 빠르게 원위치로 돌아왔습니다. 2018년 31%까지 올랐던 마진은 다시 22.6%로 하락했고, 가이던스는 하락하는데 정작 그걸 제대로 맞추지도 못했습니다. 와중에 소프트웨어 업체 Wrike를 2.25 USD bn이라는 회사 역대 최대규모의 인수로 품에 안기도 했으나 회사에 운영 비효율 이슈가 다시 대두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2020년 $146.9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주가는 2021년 7월 $94.7까지 추락했습니다. 엘리엇의 계획이 어그러지기 시작한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엘리엇은 펀드가 Citrix의 지분을 10% 이상 갖고 있음을 공시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위기에서 쉽게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 가장 많이 지적받은 점은 회사가 주력한 구독모델로의 전환과 클라우드 중심으로의 전환 모두 결과적으로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Citrix는 MS나 어도비가 되지 못한겁니다.
다시 영업이 꼬이기 시작했고, 매번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2021년 기준 Citrix에 Buy 의견을 낸 브로커는 38%에 불과했습니다. 대량의 Sell-off를 계속 맞은 결과 마침내 2021년 Citrix는 가장 저렴한 소프트웨어 주식으로 평가받기에 이릅니다.
엑싯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17년에는 Bain, Carlyle, Thoma Bravo가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인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19년에는 펀드 측에서 골드만 삭스와 함께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주가가 인수가에 비해서는 크게 나쁘지 않긴 했지만, 어쨌든 엑싯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결정이 필요했습니다.
엘리엇의 결정은 바이아웃이었습니다. 2022년 1월 엘리엇은 Vista Equity Partners(“Vista”)와 함께 Citrix를 주당 $104, 총 $16.5 bn에 인수하고 회사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합니다. 엘리엇과 Vista는 인수를 발표하면서 회사를 Vista의 포트폴리오인 소프트웨어 회사 Tibco와 합병할 계획임을 천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Citrix는 엘리엇과 조금 더 오래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엘리엇 통치기 Citrix의 역사에는 재밌는 내용이 많습니다. Citrix 딜은 행동주의 펀드의 전형을 보여준 경영 개입부터 다양한 PE 투자 전략의 활용까지, 여러모로 볼 가치가 있는 딜입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재밌는 부분은 인적분할 이후 매각된 GoTo이었습니다. GoTo 딜의 특이점은 1. RMT 구조 2. 엘리엇의 펀드 포트폴리오 Synergy Creation입니다. RMT 구조는 인적 분할 이후 지배권을 기존 모회사에 줌으로써(>50.1%) 비과세 혜택을 누리는 딜 구조인데, 미국 특유의 구조라고 합니다.
더 인상적인건 2번입니다. GoTo를 인수한 회사 LogMeIn의 주인은 Evergreen Coast Capital입니다. 그 펀드의 정체는 뭐냐, 바로 엘리엇의 PE affiliate입니다. 즉 엘리엇은 하나의 딜 내에서도 자기 포트폴리오 내 시너지의 극대화를 추구한 겁니다. 이 부분은 Citrix와의 합병이 예정되어 있는 Tibco의 경우와도 닮았습니다.
2022년 Citrix LBO는 2022년 몇 없는 초대형 딜임과 금리인상기에 섣부르게 Debt을 인수한 많은 투자은행에 엿을 먹인 악질(?) 딜입니다. 그러나 그 역사를 훑어보는 저희 입장에서는 이만큼 보기 재밌는 딜은 잘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Citrix 케이스는 사모펀드가 가장 발달한 나라의 딜이라고 할 만한, 복합적이고 고도화된 투자 전략이 잘 드러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이 여러분께 작은 지적 자극을 선물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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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more tailwind- Buyout/LBO>
어느덧 오랜 저금리 시대의 막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오랜 기간 Buyout/LBO와 함께했던 Tailwind도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우리에게 금리 인상은 놀라운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금리 인상기는 본격적인 국면에 이르렀고, 모든 시장 참여자는 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라는 게 교장님 훈화말씀처럼 “네 알겠습니다” 하고 머리만 박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정신으로 가만히 기다리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높아진 금리는 시장에 사정없이 회초리를 후리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차입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근무 태만입니다. 누구도 언제 돈값이 올라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레버리지는 영업에 필수적이고, Cost of debt이 낮은 상황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레버리지 전략이 요구됩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레버리지의 원리를 세계에서 가장 잘 아는 시장은 미국 시장입니다. 따라서 미국 기업은 차입을 계속했고, 미국 LBO 시장은 계속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 듯 그 흐름은 코로나 때 정점을 찍었습니다. 어느덧 기업 부채는 10조 달러를 넘었고, 2021년 미국 PE의 Buyout/LBO는 역대 최고치인 $517.0 USD bn을 찍었습니다.
문제는 이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상승하자 레버리지가 형성한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며 대부분의 자산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면 그걸 주워 먹으면 되는 buyer들에게는 좋은 기회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하워드 막스가 말하는 “buy low-sell high”의 원칙을 실행하기 딱 좋은 때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buyer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들도 지금껏 빌린 돈과 빌려야 할 돈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업부터 얘기하면, 현재 미국의 기업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하나는 늘어난 이자 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 비용입니다.
FED가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그들이 대기업과 사모펀드에 악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지금 계속 금리를 올리고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당연히 이자 비용이 늘어납니다. WSJ는 북미의 기업이 2022년과 2023년에 내야 할 이자 비용으로 ‘최소’ 155 USD bn을 제시합니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비용입니다.
이자를 지불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금으로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예 당초 설정한 담보를 채권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현금으로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현금’이 발생해야 합니다. 그 현금을 만들려면 당연하게도 영업실적이 잘 나와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상승, 즉 물가와 임금의 상승은 흔히들 ‘inflationary cost’라고 부르는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기업이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뚫고 이윤을 남기려면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폭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CPI가 7.7%로 나오면서 나스닥이 폭발하는 걸 보면서 느꼈던 첫 감상은 ‘Peak-out’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이제 저 정도 인플레에는 다들 놀라지도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누적된 인플레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완전히 전가할 수 있는 수준―심리적 저항선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거기에 고금리까지 더해진 상황입니다. 즉 지금 기업이 극복해야 하는 벽은 ‘borrowing cost + inflationary cost’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복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영업이 안되면 담보라도 넘겨야죠. 근데 담보는 기본적으로 자산으로 잡는건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재 자산의 가치는 종류 안 가리고 모두 폭락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담보로 해결할 수 있는 여력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요컨대 대부분의 기업은 지금 제대로 곳간 지키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대적인 M&A를 기대하기란 요원한 일입니다. 제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따라서 자연스레 기업 발 M&A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쪽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Buyout에 있어 LBO(Leveraged Buyout)의 방식을 즐겨 사용합니다. LBO는 전체 딜의 일정 부분을 차입해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LBO 자금의 주 조달원은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s)입니다. CLO의 Value Chain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고객이 차입을 요청하면-> 은행이 Debt을 언더라이팅해주고-> 해당 Debt을 CLO를 취급하는 SPV(Special Purpose Vehicle)에 매각한 뒤 CLO manager가 여러 채권을 금융공학적으로 짬뽕해서 CLO를 제작해서-> SPV에게 전달 -> 운용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향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그 누구도 Debt을 사가려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은행들은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월가의 처참한 풍경을 한번 보시면, 2.4 USD bn 규모의 Tenneco Debt과 8.6 USD bn 규모의 Citrix의 LBO Debt은 떨이 처리, 13 USD bn 규모의 트위터 Debt은 차마 떨이까지는 못하고 홀딩 중입니다. 눈물이 나네요.
Debt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니 CLO 시장도 같이 죽었습니다. 2022년 CLO의 펀딩은 작년에 비해97%나 감소했고, PE가 주로 사용하는 Junk-rated corporate loan의 flow도 70% 가량 하락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LBO 펀딩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게 다 금리가 올라 누구도 Debt을 사려고 하지 않아 생긴 일입니다. 실제로 이번 3분기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자 LBO 시장의 딜 규모는 순식간에 86.3 USD bn(22Q2)에서 11.9 USD bn(22Q1)으로 폭삭 쪼그라들었습니다.
Buyout/LBO의 시대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지금껏 전체 미국 M&A에서 Buyout/LBO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으나, 2022년 3Q 기준 그 비중은 17.7%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회사가 인수활동을 접은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산 가격의 하락은 해당 년도 빈티지의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시장의 핫 플레이어는 재정 건전성이 뛰어난 기업입니다. Kroger($24.6bn), J&J($16.6bn), Blackstone($14bn) 등은 안좋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 적극적으로 대형 M&A를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사모펀드계에도 최근 몇몇 눈에 띄는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령 최근 Thoma Bravo는 컨소시엄을 꾸려 UserTesting Inc를 인수하는 과정을 레버리지를 일체 쓰지 않은 채 all-cash deal로 마무리했습니다. All-equity라는 것이 아주 이상할 것은 없지만 PE 계에서 매우 드문 일인 것도 사실입니다.
Apollo, Blackstone 등의 대형 PE를 중심으로 한 Private-lending 사업의 성장도 눈에 띕니다. 대출이 잘 나오지 않자 100bp 정도 높은 금리를 내고 Private lender를 찾는 인수금융 수요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더불어 몇몇 PE는 할인가에 나온 Debt 중 일부를 주워담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e.g. ApolloCitrix buyout debt 일부 인수)
지금 Buyout/LBO 시장에는 악재만 한가득입니다. 분량상 글에는 언급하지 못했지만 지난 2년 동안 대부분의 딜이 원체 비쌌다 보니 자산의 가치 하락 그 자체에서 나오는 문제도 경시할 수 없습니다. 당장 국내외 유명 딜을 나열하면 인수가 대비 평가 가치 상승에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 경우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에서 문제가 나오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몇몇 케이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오랜 저금리 시대의 막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오랜 기간 Buyout/LBO와 함께했던 Tailwind도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우리에게 금리 인상은 놀라운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금리 인상기는 본격적인 국면에 이르렀고, 모든 시장 참여자는 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라는 게 교장님 훈화말씀처럼 “네 알겠습니다” 하고 머리만 박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정신으로 가만히 기다리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높아진 금리는 시장에 사정없이 회초리를 후리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차입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근무 태만입니다. 누구도 언제 돈값이 올라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레버리지는 영업에 필수적이고, Cost of debt이 낮은 상황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레버리지 전략이 요구됩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레버리지의 원리를 세계에서 가장 잘 아는 시장은 미국 시장입니다. 따라서 미국 기업은 차입을 계속했고, 미국 LBO 시장은 계속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 듯 그 흐름은 코로나 때 정점을 찍었습니다. 어느덧 기업 부채는 10조 달러를 넘었고, 2021년 미국 PE의 Buyout/LBO는 역대 최고치인 $517.0 USD bn을 찍었습니다.
문제는 이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금리가 상승하자 레버리지가 형성한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며 대부분의 자산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면 그걸 주워 먹으면 되는 buyer들에게는 좋은 기회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하워드 막스가 말하는 “buy low-sell high”의 원칙을 실행하기 딱 좋은 때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buyer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들도 지금껏 빌린 돈과 빌려야 할 돈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업부터 얘기하면, 현재 미국의 기업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하나는 늘어난 이자 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 비용입니다.
FED가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그들이 대기업과 사모펀드에 악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지금 계속 금리를 올리고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당연히 이자 비용이 늘어납니다. WSJ는 북미의 기업이 2022년과 2023년에 내야 할 이자 비용으로 ‘최소’ 155 USD bn을 제시합니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비용입니다.
이자를 지불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금으로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예 당초 설정한 담보를 채권자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현금으로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현금’이 발생해야 합니다. 그 현금을 만들려면 당연하게도 영업실적이 잘 나와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상승, 즉 물가와 임금의 상승은 흔히들 ‘inflationary cost’라고 부르는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기업이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뚫고 이윤을 남기려면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폭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CPI가 7.7%로 나오면서 나스닥이 폭발하는 걸 보면서 느꼈던 첫 감상은 ‘Peak-out’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이제 저 정도 인플레에는 다들 놀라지도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누적된 인플레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완전히 전가할 수 있는 수준―심리적 저항선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거기에 고금리까지 더해진 상황입니다. 즉 지금 기업이 극복해야 하는 벽은 ‘borrowing cost + inflationary cost’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복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영업이 안되면 담보라도 넘겨야죠. 근데 담보는 기본적으로 자산으로 잡는건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재 자산의 가치는 종류 안 가리고 모두 폭락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담보로 해결할 수 있는 여력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요컨대 대부분의 기업은 지금 제대로 곳간 지키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대대적인 M&A를 기대하기란 요원한 일입니다. 제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따라서 자연스레 기업 발 M&A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쪽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는 Buyout에 있어 LBO(Leveraged Buyout)의 방식을 즐겨 사용합니다. LBO는 전체 딜의 일정 부분을 차입해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LBO 자금의 주 조달원은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s)입니다. CLO의 Value Chain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고객이 차입을 요청하면-> 은행이 Debt을 언더라이팅해주고-> 해당 Debt을 CLO를 취급하는 SPV(Special Purpose Vehicle)에 매각한 뒤 CLO manager가 여러 채권을 금융공학적으로 짬뽕해서 CLO를 제작해서-> SPV에게 전달 -> 운용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향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그 누구도 Debt을 사가려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은행들은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월가의 처참한 풍경을 한번 보시면, 2.4 USD bn 규모의 Tenneco Debt과 8.6 USD bn 규모의 Citrix의 LBO Debt은 떨이 처리, 13 USD bn 규모의 트위터 Debt은 차마 떨이까지는 못하고 홀딩 중입니다. 눈물이 나네요.
Debt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니 CLO 시장도 같이 죽었습니다. 2022년 CLO의 펀딩은 작년에 비해97%나 감소했고, PE가 주로 사용하는 Junk-rated corporate loan의 flow도 70% 가량 하락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LBO 펀딩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게 다 금리가 올라 누구도 Debt을 사려고 하지 않아 생긴 일입니다. 실제로 이번 3분기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자 LBO 시장의 딜 규모는 순식간에 86.3 USD bn(22Q2)에서 11.9 USD bn(22Q1)으로 폭삭 쪼그라들었습니다.
Buyout/LBO의 시대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지금껏 전체 미국 M&A에서 Buyout/LBO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으나, 2022년 3Q 기준 그 비중은 17.7%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든 회사가 인수활동을 접은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자산 가격의 하락은 해당 년도 빈티지의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시장의 핫 플레이어는 재정 건전성이 뛰어난 기업입니다. Kroger($24.6bn), J&J($16.6bn), Blackstone($14bn) 등은 안좋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 적극적으로 대형 M&A를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사모펀드계에도 최근 몇몇 눈에 띄는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령 최근 Thoma Bravo는 컨소시엄을 꾸려 UserTesting Inc를 인수하는 과정을 레버리지를 일체 쓰지 않은 채 all-cash deal로 마무리했습니다. All-equity라는 것이 아주 이상할 것은 없지만 PE 계에서 매우 드문 일인 것도 사실입니다.
Apollo, Blackstone 등의 대형 PE를 중심으로 한 Private-lending 사업의 성장도 눈에 띕니다. 대출이 잘 나오지 않자 100bp 정도 높은 금리를 내고 Private lender를 찾는 인수금융 수요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더불어 몇몇 PE는 할인가에 나온 Debt 중 일부를 주워담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e.g. ApolloCitrix buyout debt 일부 인수)
지금 Buyout/LBO 시장에는 악재만 한가득입니다. 분량상 글에는 언급하지 못했지만 지난 2년 동안 대부분의 딜이 원체 비쌌다 보니 자산의 가치 하락 그 자체에서 나오는 문제도 경시할 수 없습니다. 당장 국내외 유명 딜을 나열하면 인수가 대비 평가 가치 상승에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 경우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에서 문제가 나오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몇몇 케이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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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도 Buyout/LBO가 잘 풀리지 않는 듯한 모습이 자주 연출되고 있습니다. 당장 아주 최근만 해도 칼라일-메디트 우협이 무너졌죠. 학생 입장에서 이런 말 하기가 좀 뭐 하지만, 지금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속된 말로 딜 하나 만들기가 애 키우기보다 힘든 것 같습니다.
Buyout/LBO 시장이 중요한 분기점에 놓인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 시장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유난히 길었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여러분들에게 작은 지적 자극이 되었길 소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uyout/LBO 시장이 중요한 분기점에 놓인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 시장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유난히 길었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여러분들에게 작은 지적 자극이 되었길 소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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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IP 운용 사업에 대한 회의적 단상_Stable asset에 대한 망상>
지난주 한국의 음악IP운용 기업 비욘드뮤직이 1,0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요즘같이 펀딩이 어려운 시기에,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해당 투자 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해당 회사에 대한 불신보다는 음악IP 운용 사업에 대한 회의에 가깝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천천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IP 투자의 핵심 근거는 1.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한 전방시장의 성장 2.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창출하는 현금흐름 3. 주변 시장에 둔감하다는 특성 4. 금융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먼저 1. 전방시장의 성장은 음악IP의 투자를 가능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음악시장은 CD시대를 마무리한 이후 본격적인 음원시대에 이르면서 2010년대 중반까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01년 23.6$bn 규모였던 전세계 음악 매출은 2015년 14.1$bn까지 하락했습니다.
반등의 기점이 된 것은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입니다. 전세계 스트리밍 매출은 2015년 2.8$bn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그 규모가 16.9$bn에 달합니다(IFPI 기준). 스트리밍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9.9%에서 65.2%까지 상승했습니다. 그에 힘입어 음악 시장의 매출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10.7%의 CAGR을 보이며 성장했습니다.
투자를 가능하게 한 것이 1. 전방시장의 성장이라면 투자를 하고 싶게 만든 것은 음악IP가 가진 2. 안정적인 현금흐름이라는 특성입니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채권 투자의 메리트가 하락하자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동시에 bond-like한 투자상품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 시야에 딱 걸린 것이 바로 음악IP였습니다.
유명 음악IP에서 매년 일정한 규모의 현금이 발생한다는 점은 해당 상품에 bond-like한 성질을 부여했습니다. 대단한 규모의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마치 약정 이자율에 근거한 쿠폰을 받듯이 꼬박꼬박 저작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안정적인 투자처를 물색하던 기관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매력을 크게 증폭한 것이 3. 시장 둔감성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음악IP는 투자상품의 관점에서 상당히 bond-like한 특성을 가집니다. 그러나 채권은 모든 투자상품이 으레 그렇듯 주변 시장의 영향—특히 금리의 영향—에 취약합니다.
그러나 음악IP는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주변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평가받습니다. 세상에 매크로나 시장의 움직임을 잘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죠. 그런 의미에서 음악IP는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받습니다. 이는 투자 상품에게 큰 메리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 평가가 정확하다는 가정 하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4.금융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음악IP가 다른 여느 상품들처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즉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음악IP 운용이 제도권에 편입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많은 투자자가 앞서 열거한 음악IP의 여러 장점에 공감했고, 그에 근거하여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음악IP운용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고금리 환경에 의한 NAV의 하락 압박 방어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입니다.
음악IP 펀드는 1. 투자금과 NAV 기반 대출을 기반으로 2. 특정 카탈로그의 historical sales의 15-20x 값을 지불하여 펀드에 편입하는 식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3. 이를 DCF의 방식으로 적정가치를 구하여 펀드의 NAV에 편입하는 식으로 영업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시듯이 이 모든 프로세스의 중심에 있는 것은 NAV입니다. NAV 계산의 근간이 되는 DCF는 그 할인율이 금리를 기반으로 설정된다는 점에서 가장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valuation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NAV는 금리 상승에 엄청나게 취약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NAV가 하락하면 투자의 전체 프로세스가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음악IP 펀드는 지속적으로 카탈로그를 추가 편입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 자금 유입의 근거가 되는 NAV가 하락하면 추가적으로 음원을 들여오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될뿐더러 기존 대출의 담보비율까지 흔들리게 됩니다. 더불어 Hipgnosis같은 상장펀드의 경우 펀드의 주가에도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NAV는 펀드에게 반드시 사수해야 할 대상입니다.
문제는 지금이 금리가 올라가는 시기라는 점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펀드의 NAV에 가해지는 압박이 점점 강해집니다. Interest rate swap 등을 이용해서 회사의 금리 헤지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NAV 가치의 보호에도 가능할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NAV 평가 방법에 대한 불신입니다. 아직 시장에는 NAV 평가를 진행하는 독립적인 기관이 없습니다. 그럼 누가 NAV를 측정할까요? 해당 자산을 운용하는 운용사 또는 그 이해 관계자로 추정되는 회사입니다. 이해당사자나 이해관계자가 측정한 NAV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Hipgnosis는 아직 NAV 마사지에 대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저는 이것이 지금 Hipgnosis가 겪고 있는 NAV per share와 주가 사이의 괴리를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이유는 음악IP사업이 기본적으로 Buy-and-Hold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음악IP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자산에 비해 운용 방식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습니다. 즉 수익률에 문제상황이 발생해도 추가 카탈로그를 영입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처가 어렵습니다.
저는 상기한 이유를 근거로 음악IP운용에는 아직 미비한 구석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저금리 + 스트리밍 성장의 중심에서만 잘 먹히는 투자라고 평가합니다. 아무리 봐도 제게 음악IP운용은 업사이드도 낮고 위험도 낮지 않은데 자본은 엄청나게 잡아먹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더하여 그 모든 문제는 한국의 경우에서 더 심해진다고 판단합니다.
아무리 요즘이 한류의 시대라지만, 한국 음악에는 TAM 관점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TAM을 가진 음악의 경우에는 그 저작권을 운용사에 넘겨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음악IP운용사가 넘겨받은 물건들을 보면, 다 괜찮은 빈티지의 나쁘지 않은 음악들이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TAM 포텐셜을 가진 음악도 아닙니다. 한류를 근거로 투자한다는데, 정작 포트폴리오에는 한류가 부족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음악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 잘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동시에 그걸 운용하는 회사에 왜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비욘드뮤직 투자에 대해 해외의 경우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여타 시장과 분리된 안정적인 투자상품에 대한 망상.’ 이것이 제가 음악IP 상품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매크로 변동에 따라 출렁거리는 시장의 변화와 완벽하게 유리되어 매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따박따박 박아주는 금융상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런 상품은 세상에 없습니다.
저는 음악IP 상품에 대해 조사하면서 Stable coin에 대해 시장이 가졌던 환상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저는 세상에 Stable한 자산은 없고, 모든 자산은 일정 수준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음원IP 운용사는 그 전제에 도전하는 듯 보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마주한 가장 큰 장벽은 제가 평소 높게 평가하던 회사 및 투자자가 그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과연 그들이 모두 틀리고 내가 맞는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었고, 사실 아직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런 의견도 있다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부족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저는 음악IP상품에 투자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저금리 시기에는 주식이 낫고, 고금리 시기에는 채권이 낫고, 기타 여러 시기나 투자 목적에도 다른 대체 투자가 더 낫다고 봅니다.
지난주 한국의 음악IP운용 기업 비욘드뮤직이 1,0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요즘같이 펀딩이 어려운 시기에,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해당 투자 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해당 회사에 대한 불신보다는 음악IP 운용 사업에 대한 회의에 가깝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천천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IP 투자의 핵심 근거는 1.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한 전방시장의 성장 2.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창출하는 현금흐름 3. 주변 시장에 둔감하다는 특성 4. 금융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먼저 1. 전방시장의 성장은 음악IP의 투자를 가능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음악시장은 CD시대를 마무리한 이후 본격적인 음원시대에 이르면서 2010년대 중반까지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01년 23.6$bn 규모였던 전세계 음악 매출은 2015년 14.1$bn까지 하락했습니다.
반등의 기점이 된 것은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입니다. 전세계 스트리밍 매출은 2015년 2.8$bn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그 규모가 16.9$bn에 달합니다(IFPI 기준). 스트리밍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9.9%에서 65.2%까지 상승했습니다. 그에 힘입어 음악 시장의 매출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10.7%의 CAGR을 보이며 성장했습니다.
투자를 가능하게 한 것이 1. 전방시장의 성장이라면 투자를 하고 싶게 만든 것은 음악IP가 가진 2. 안정적인 현금흐름이라는 특성입니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채권 투자의 메리트가 하락하자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동시에 bond-like한 투자상품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 시야에 딱 걸린 것이 바로 음악IP였습니다.
유명 음악IP에서 매년 일정한 규모의 현금이 발생한다는 점은 해당 상품에 bond-like한 성질을 부여했습니다. 대단한 규모의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마치 약정 이자율에 근거한 쿠폰을 받듯이 꼬박꼬박 저작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안정적인 투자처를 물색하던 기관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매력을 크게 증폭한 것이 3. 시장 둔감성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음악IP는 투자상품의 관점에서 상당히 bond-like한 특성을 가집니다. 그러나 채권은 모든 투자상품이 으레 그렇듯 주변 시장의 영향—특히 금리의 영향—에 취약합니다.
그러나 음악IP는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주변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평가받습니다. 세상에 매크로나 시장의 움직임을 잘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죠. 그런 의미에서 음악IP는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받습니다. 이는 투자 상품에게 큰 메리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 평가가 정확하다는 가정 하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4.금융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음악IP가 다른 여느 상품들처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즉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음악IP 운용이 제도권에 편입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많은 투자자가 앞서 열거한 음악IP의 여러 장점에 공감했고, 그에 근거하여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음악IP운용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고금리 환경에 의한 NAV의 하락 압박 방어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입니다.
음악IP 펀드는 1. 투자금과 NAV 기반 대출을 기반으로 2. 특정 카탈로그의 historical sales의 15-20x 값을 지불하여 펀드에 편입하는 식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3. 이를 DCF의 방식으로 적정가치를 구하여 펀드의 NAV에 편입하는 식으로 영업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시듯이 이 모든 프로세스의 중심에 있는 것은 NAV입니다. NAV 계산의 근간이 되는 DCF는 그 할인율이 금리를 기반으로 설정된다는 점에서 가장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valuation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NAV는 금리 상승에 엄청나게 취약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NAV가 하락하면 투자의 전체 프로세스가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음악IP 펀드는 지속적으로 카탈로그를 추가 편입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 자금 유입의 근거가 되는 NAV가 하락하면 추가적으로 음원을 들여오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될뿐더러 기존 대출의 담보비율까지 흔들리게 됩니다. 더불어 Hipgnosis같은 상장펀드의 경우 펀드의 주가에도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NAV는 펀드에게 반드시 사수해야 할 대상입니다.
문제는 지금이 금리가 올라가는 시기라는 점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펀드의 NAV에 가해지는 압박이 점점 강해집니다. Interest rate swap 등을 이용해서 회사의 금리 헤지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NAV 가치의 보호에도 가능할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NAV 평가 방법에 대한 불신입니다. 아직 시장에는 NAV 평가를 진행하는 독립적인 기관이 없습니다. 그럼 누가 NAV를 측정할까요? 해당 자산을 운용하는 운용사 또는 그 이해 관계자로 추정되는 회사입니다. 이해당사자나 이해관계자가 측정한 NAV를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Hipgnosis는 아직 NAV 마사지에 대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저는 이것이 지금 Hipgnosis가 겪고 있는 NAV per share와 주가 사이의 괴리를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이유는 음악IP사업이 기본적으로 Buy-and-Hold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음악IP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자산에 비해 운용 방식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습니다. 즉 수익률에 문제상황이 발생해도 추가 카탈로그를 영입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처가 어렵습니다.
저는 상기한 이유를 근거로 음악IP운용에는 아직 미비한 구석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저금리 + 스트리밍 성장의 중심에서만 잘 먹히는 투자라고 평가합니다. 아무리 봐도 제게 음악IP운용은 업사이드도 낮고 위험도 낮지 않은데 자본은 엄청나게 잡아먹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더하여 그 모든 문제는 한국의 경우에서 더 심해진다고 판단합니다.
아무리 요즘이 한류의 시대라지만, 한국 음악에는 TAM 관점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TAM을 가진 음악의 경우에는 그 저작권을 운용사에 넘겨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음악IP운용사가 넘겨받은 물건들을 보면, 다 괜찮은 빈티지의 나쁘지 않은 음악들이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TAM 포텐셜을 가진 음악도 아닙니다. 한류를 근거로 투자한다는데, 정작 포트폴리오에는 한류가 부족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음악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 잘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동시에 그걸 운용하는 회사에 왜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비욘드뮤직 투자에 대해 해외의 경우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여타 시장과 분리된 안정적인 투자상품에 대한 망상.’ 이것이 제가 음악IP 상품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매크로 변동에 따라 출렁거리는 시장의 변화와 완벽하게 유리되어 매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따박따박 박아주는 금융상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런 상품은 세상에 없습니다.
저는 음악IP 상품에 대해 조사하면서 Stable coin에 대해 시장이 가졌던 환상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저는 세상에 Stable한 자산은 없고, 모든 자산은 일정 수준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음원IP 운용사는 그 전제에 도전하는 듯 보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마주한 가장 큰 장벽은 제가 평소 높게 평가하던 회사 및 투자자가 그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과연 그들이 모두 틀리고 내가 맞는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었고, 사실 아직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런 의견도 있다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부족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저는 음악IP상품에 투자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저금리 시기에는 주식이 낫고, 고금리 시기에는 채권이 낫고, 기타 여러 시기나 투자 목적에도 다른 대체 투자가 더 낫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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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_어쩌면 애초에 풀 수 없었던 문제>
얼마 전 한국의 유명 MCN 샌드박스가 계속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권고사직에 돌입했습니다.
무너지기 시작한 유명 스타트업은 샌드박스 뿐이 아닙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헤비급 플레이어인 컬리는 IPO 플랜이 대차게 실패하며 자금난의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준척급인 왓챠-매쉬코리아는 사실상 매각 외의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밑급의 스타트업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오늘회-탈잉을 필두로 우수수 붕괴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저는 지금 이 상황의 원인을 기업의 부실에서 찾는 쪽에 속합니다.
흔히들 기업을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 사업을 그 문제를 해결해 돈을 버는 일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다만 저는 그 표현을 스타트업에 적용하는 데에 있어 조금 변용하고 싶습니다. 제게 스타트업의 사업은 구조적 문제에 부딪혀 붕괴하는 하나의 과정이고, 스타트업은 그 결말을 회피하려 분투하는 주체입니다.
세상에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사업은 없습니다. 모든 사업에는 그 사업이 가진 태생적 난항이 있습니다. 어떤 사업은 TAM이나 수요가 BEP를 넘기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어떤 사업은 비용 구조를 개선하기가 불가능에 가깝고, 또 어떤 사업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자본 경쟁을 요구합니다. 해당 문제—그 구조적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유전병 같은 존재입니다.
이 문제가 스타트업에게 더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이 양적인 측면에서 쾌속성장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빠른 성장은 시간-인력-자금 모든 측면에서 레버리지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일반 자영업은 정체해도 견딜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그걸 지향하지 않고 애초에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은 태초부터 폭탄 목걸이를 달고 활동하는 기업이라고 봐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자는 자금 수혈을 통해 폭발을 ‘지연’ 시켜주는 주체이고, 기업은 해자 구축을 통해 폭탄 목걸이를 ‘해체’하려는 주체입니다. 그리고 그 해체의 증거는 양질의 재무상태와 현금 창출 능력입니다.
구조적 문제의 난이도와 그 해체 방책—해자 구축—의 난이도는 대체로 비례합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3줄로 풀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스타트업이 매출이나 유저 지표에 집중한 ‘쉬운 풀이’로 자신이 마주한 어려운 문제를 상대하려 한 듯 보입니다. 일단 사업 키우고 보면 적자는 해결되겠지 하는 마음이었을까요?
샌드박스는 자신이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철저하게 을이라는 한계를 지닙니다. 크리에이터 시장의 갑은 크리에이터입니다. MCN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껏해야 보조입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매출이야 어느 정도 늘어갔지만, 시다가 공장장보다 갑이 되어 돈을 더 떼어 간다는게 쉬울 리가 없습니다. 샌드박스는 그 문제를 극복해야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컬리의 경우, 컬리의 신선식품+새벽배송의 BM은 비싼 냉매와 물류에 대한 비용이 지출된다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끔찍한 마진을 형성합니다. 컬리는 돈을 열심히 태워 양적 성장에 집중해 매출은 늘 빠르게 성장했지만 구조적인 문제—저마진—은 늘 그대로 방치되었습니다.
왓챠는 애초부터 OTT 시장 특유의 ‘돈 태우기 경쟁’ 탓에 낮은 마진과 향후 성장 저하가 예고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왓챠는 그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매쉬코리아의 구조적 문제는 라이더의 높은 인건비였습니다. 회사는 높은 인건비 탓에 unit economics가 제대로 구축되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회사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면서 저는 지금 저들의 실패가 정말 저들이 뭔가를 못해서 발생한건지에 대한 회의를 가집니다. 어쩌면 애초부터 그들의 구조적인 문제는 애초부터 절대 해체할 수 없는 문제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좋은 상품과 좋은 기업의 개념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상품이란 말 그대로 높은 가치를 가진 상품이지만, 좋은 기업은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그리고 극복 가능한 구조적 문제란 organic한 해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의미합니다. 그 해자는 기술력 및 캐파(쿠팡 등)가 될 수도 있고, 유저(네이버, 카카오 등), 재미(크래프톤, 시프트업 등) 등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저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 사업에 따라 구조적 문제의 종류와 수준이 다르고 2. 또 그에 맞춰 요구되는 해자의 종류와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하게 3. 문제의 난이도와 보상의 크기는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얼마 전 한국의 유명 MCN 샌드박스가 계속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권고사직에 돌입했습니다.
무너지기 시작한 유명 스타트업은 샌드박스 뿐이 아닙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헤비급 플레이어인 컬리는 IPO 플랜이 대차게 실패하며 자금난의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준척급인 왓챠-매쉬코리아는 사실상 매각 외의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밑급의 스타트업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오늘회-탈잉을 필두로 우수수 붕괴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저는 지금 이 상황의 원인을 기업의 부실에서 찾는 쪽에 속합니다.
흔히들 기업을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 사업을 그 문제를 해결해 돈을 버는 일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다만 저는 그 표현을 스타트업에 적용하는 데에 있어 조금 변용하고 싶습니다. 제게 스타트업의 사업은 구조적 문제에 부딪혀 붕괴하는 하나의 과정이고, 스타트업은 그 결말을 회피하려 분투하는 주체입니다.
세상에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사업은 없습니다. 모든 사업에는 그 사업이 가진 태생적 난항이 있습니다. 어떤 사업은 TAM이나 수요가 BEP를 넘기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어떤 사업은 비용 구조를 개선하기가 불가능에 가깝고, 또 어떤 사업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자본 경쟁을 요구합니다. 해당 문제—그 구조적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유전병 같은 존재입니다.
이 문제가 스타트업에게 더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이 양적인 측면에서 쾌속성장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빠른 성장은 시간-인력-자금 모든 측면에서 레버리지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일반 자영업은 정체해도 견딜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그걸 지향하지 않고 애초에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은 태초부터 폭탄 목걸이를 달고 활동하는 기업이라고 봐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자는 자금 수혈을 통해 폭발을 ‘지연’ 시켜주는 주체이고, 기업은 해자 구축을 통해 폭탄 목걸이를 ‘해체’하려는 주체입니다. 그리고 그 해체의 증거는 양질의 재무상태와 현금 창출 능력입니다.
구조적 문제의 난이도와 그 해체 방책—해자 구축—의 난이도는 대체로 비례합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3줄로 풀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스타트업이 매출이나 유저 지표에 집중한 ‘쉬운 풀이’로 자신이 마주한 어려운 문제를 상대하려 한 듯 보입니다. 일단 사업 키우고 보면 적자는 해결되겠지 하는 마음이었을까요?
샌드박스는 자신이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철저하게 을이라는 한계를 지닙니다. 크리에이터 시장의 갑은 크리에이터입니다. MCN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껏해야 보조입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매출이야 어느 정도 늘어갔지만, 시다가 공장장보다 갑이 되어 돈을 더 떼어 간다는게 쉬울 리가 없습니다. 샌드박스는 그 문제를 극복해야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컬리의 경우, 컬리의 신선식품+새벽배송의 BM은 비싼 냉매와 물류에 대한 비용이 지출된다는 점에서 태생적으로 끔찍한 마진을 형성합니다. 컬리는 돈을 열심히 태워 양적 성장에 집중해 매출은 늘 빠르게 성장했지만 구조적인 문제—저마진—은 늘 그대로 방치되었습니다.
왓챠는 애초부터 OTT 시장 특유의 ‘돈 태우기 경쟁’ 탓에 낮은 마진과 향후 성장 저하가 예고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왓챠는 그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매쉬코리아의 구조적 문제는 라이더의 높은 인건비였습니다. 회사는 높은 인건비 탓에 unit economics가 제대로 구축되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회사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면서 저는 지금 저들의 실패가 정말 저들이 뭔가를 못해서 발생한건지에 대한 회의를 가집니다. 어쩌면 애초부터 그들의 구조적인 문제는 애초부터 절대 해체할 수 없는 문제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좋은 상품과 좋은 기업의 개념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상품이란 말 그대로 높은 가치를 가진 상품이지만, 좋은 기업은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그리고 극복 가능한 구조적 문제란 organic한 해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의미합니다. 그 해자는 기술력 및 캐파(쿠팡 등)가 될 수도 있고, 유저(네이버, 카카오 등), 재미(크래프톤, 시프트업 등) 등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저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 사업에 따라 구조적 문제의 종류와 수준이 다르고 2. 또 그에 맞춰 요구되는 해자의 종류와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하게 3. 문제의 난이도와 보상의 크기는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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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문제의 해결 가능 여부를 미리 알 수 있을지?
A. 어려운 이야기네요. 말씀해주신 부분—미리 문제의 해결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야 말로 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당연히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일 겁니다.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의 의견을 전하자면, 저는 해당 과정의 본질은 미리 복합적인 시나리오를 전개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비효율이 있다, 또는 소비자의 unmet needs가 있다.. 사업을 시작할 이유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수없이 많은 듯 합니다. 실제로 그게 다 틀린 의견은 아닙니다. 다만, 어쩌면 굉장히 경솔한 의견일 수 있지만서도, 저는 많은 스타트업이 자신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 위에 독방을 짓고 그 안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돌리는 것 같습니다. ‘세상엔 이런 수요가 있으니’-> ‘내가 상품/서비스를 이렇게 만들어 팔면’ -> ‘이 정도는 팔리겠지’ 따위의 것이랄까요.
그러나 저는 그런 시나리오는 고작 해봐야 단기적인 매출 단에서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기업의 장기적인 존속을 좌지우지할 시나리오는 ‘이 사업이 흥할 이유’보다는 ‘이 사업이 망할 이유’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 사업이 망한다면 ~때문일 것이다’에 대한 분석만큼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에 대한 논의는 제외해야 합니다. 그건 사업의 성공을 위한 기본 요건이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 분석 단계에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오직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법적인 이슈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의 아킬레스건은 (1) 매출 향상(수요 부족의 한계)을 방해하는 요소 (2) 마진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경직된 고비용 구조 등) (3) 둘 다, 셋 중 하나에 해당할 것입니다.
아킬레스건을 찾았다면 그 다음 스텝은 그 위협을 1. 해결하거나 2. 다른 이득을 통해 상쇄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지점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아킬레스건의 ‘해결’은 지극히 이상적인 경우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비현실적입니다. 대개 구조적인 문제란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많은 케이스에서 저는 ‘상쇄’의 시나리오에 기대게 되는 듯 합니다. 상쇄 시나리오는 미래에 구축할 가능성이 있는 가상의 해자의 활용 가치와 아킬레스건이 가진 음(-)의 가치 사이의 절대값을 비교하는 일입니다.
사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를 아는 것보다 적을 아는 것에 가깝습니다. 단순하게 말해 저의 해자가 강해도 그 적이 너무 강하다면 상쇄할 수 없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아무리 잘 구축해도 시장의 지불 용의가 바닥이거나 비용 구조상의 문제가 심하면 제대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결국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그걸 어떻게 미리 분석하느냐가 될텐데, 그 방법은 다량의 케이스 스터디와 사고실험을 통한 학습,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얻은 직관으로 얻어낸 통찰의 활용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사업의 모든 것은 개연성의 영역에 있으니까 말입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감이 좋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느 정도 미지의 영역에 닿아있는 해자와 구조적 문제 사이 ‘비교’와 달리 구조적 문제의 절대적인 어려움을 가늠하는 것 자체는 충분히 논리의 영역에서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상쇄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가진 사업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심하게 Asset-heavy한 사업(컬리, 런드리고 등)이나 비용을 통제하기 어려운 사업(메쉬코리아, 우아한 형제들 등), 수요가 불확실한 사업(NFT 등), 돈 되는 해자를 만들기 어려운 사업(MCN, 온라인 교육, 공유 오피스 사업 등), 매크로 영향을 심하게 받는 사업(음원IP 운용 등) 등이 그 예입니다.
물론 제 얘기를 듣고 그런 논리면 한국에 투자할만한 스타트업이 세상에 몇 개 있냐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역사상 한국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제 지인들에게 너는 스타트업으로 돈 벌긴 글렀다며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만, 일단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제가 원체 Bearish한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 스타트업에 대한 제 관점은 대체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입니다. 부족한 의견이지만 하나의 지나가는 의견으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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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서 댓글로 남긴 내용인데, 긴 글이라 텔레에 안올리기 아까워서 올립니다. 하나의 간단한 의견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어려운 이야기네요. 말씀해주신 부분—미리 문제의 해결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야 말로 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당연히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일 겁니다.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의 의견을 전하자면, 저는 해당 과정의 본질은 미리 복합적인 시나리오를 전개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비효율이 있다, 또는 소비자의 unmet needs가 있다.. 사업을 시작할 이유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수없이 많은 듯 합니다. 실제로 그게 다 틀린 의견은 아닙니다. 다만, 어쩌면 굉장히 경솔한 의견일 수 있지만서도, 저는 많은 스타트업이 자신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 위에 독방을 짓고 그 안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돌리는 것 같습니다. ‘세상엔 이런 수요가 있으니’-> ‘내가 상품/서비스를 이렇게 만들어 팔면’ -> ‘이 정도는 팔리겠지’ 따위의 것이랄까요.
그러나 저는 그런 시나리오는 고작 해봐야 단기적인 매출 단에서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기업의 장기적인 존속을 좌지우지할 시나리오는 ‘이 사업이 흥할 이유’보다는 ‘이 사업이 망할 이유’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 사업이 망한다면 ~때문일 것이다’에 대한 분석만큼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에 대한 논의는 제외해야 합니다. 그건 사업의 성공을 위한 기본 요건이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 분석 단계에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오직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법적인 이슈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의 아킬레스건은 (1) 매출 향상(수요 부족의 한계)을 방해하는 요소 (2) 마진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경직된 고비용 구조 등) (3) 둘 다, 셋 중 하나에 해당할 것입니다.
아킬레스건을 찾았다면 그 다음 스텝은 그 위협을 1. 해결하거나 2. 다른 이득을 통해 상쇄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지점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아킬레스건의 ‘해결’은 지극히 이상적인 경우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비현실적입니다. 대개 구조적인 문제란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많은 케이스에서 저는 ‘상쇄’의 시나리오에 기대게 되는 듯 합니다. 상쇄 시나리오는 미래에 구축할 가능성이 있는 가상의 해자의 활용 가치와 아킬레스건이 가진 음(-)의 가치 사이의 절대값을 비교하는 일입니다.
사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를 아는 것보다 적을 아는 것에 가깝습니다. 단순하게 말해 저의 해자가 강해도 그 적이 너무 강하다면 상쇄할 수 없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아무리 잘 구축해도 시장의 지불 용의가 바닥이거나 비용 구조상의 문제가 심하면 제대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결국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그걸 어떻게 미리 분석하느냐가 될텐데, 그 방법은 다량의 케이스 스터디와 사고실험을 통한 학습,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얻은 직관으로 얻어낸 통찰의 활용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사업의 모든 것은 개연성의 영역에 있으니까 말입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감이 좋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느 정도 미지의 영역에 닿아있는 해자와 구조적 문제 사이 ‘비교’와 달리 구조적 문제의 절대적인 어려움을 가늠하는 것 자체는 충분히 논리의 영역에서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상쇄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가진 사업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심하게 Asset-heavy한 사업(컬리, 런드리고 등)이나 비용을 통제하기 어려운 사업(메쉬코리아, 우아한 형제들 등), 수요가 불확실한 사업(NFT 등), 돈 되는 해자를 만들기 어려운 사업(MCN, 온라인 교육, 공유 오피스 사업 등), 매크로 영향을 심하게 받는 사업(음원IP 운용 등) 등이 그 예입니다.
물론 제 얘기를 듣고 그런 논리면 한국에 투자할만한 스타트업이 세상에 몇 개 있냐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역사상 한국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제 지인들에게 너는 스타트업으로 돈 벌긴 글렀다며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만, 일단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제가 원체 Bearish한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 스타트업에 대한 제 관점은 대체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입니다. 부족한 의견이지만 하나의 지나가는 의견으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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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서 댓글로 남긴 내용인데, 긴 글이라 텔레에 안올리기 아까워서 올립니다. 하나의 간단한 의견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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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력의 레버리지와 시간의 레버리지는 무슨 뜻인가?
A. 날카로운 질문 감사합니다. 글을 쓸 때는 몰랐는데 써주신 댓글을 읽고 글을 다시 읽으니 말씀해주신 부분의 의미가 모호하게 느껴지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겠다 싶습니다. 솔직히 반성도 많이 됩니다.
날카로운 질문을 주신만큼 저도 명료하게 설명드려야 하는데.. 이게 저도 제 머릿속 생각을 명료하게 요약하기가 쉽지 않네요. 글에서 해당 개념을 말씀드린 저조차도 이 부분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아쉽지만 그래도 생각한 바를 최대한 명료하게 서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먼저 일반적으로 자금에 국한하여 사용되는 용어인 “레버리지”를 인력과 시간에 적용한 이유는 1. 기업의 3요소를 자금, 인력, 시간으로 보는 제 개인적 관점과 2. 레버리지의 속성이 스타트업의 인력과 시간 사용에 잘 어울린다는 판단의 결합입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는 “인력의 레버리지”는 1. 고용 인원의 레버리지 2. 노동 시간의 레버리지 로 구성됩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에 한 회사의 총 인력(사람이 만들어내는 힘)은 총 고용 인원 * 노동 시간 * 효율성으로 이루어지는데, 저는 효율성은 레버리지 개념의 적용 대상이 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기업은 1.고용 인원과 2.노동 시간에 대해서만 레버리지를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먼저, 1. 고용 인원의 레버리지란 기업이 일반적인 적정 수준 이상의 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기업이 잘 풀리는 기간에는 성장의 가속을 지속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정체/쇠퇴기에는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인력의 레버리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건 극초기를 넘긴 스타트업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해당 단계를 넘긴 많은 스타트업이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대비 많은 임직원 수를 갖는데, 추후에 이걸 정당화하지 못하면서 높은 인건비와 필요 이상으로 비대한 조직 탓에 더 빠른 속도로 쇠락하는 경우가 종종, 아니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2. 노동 시간의 레버리지는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많은 노동 시간을 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경우를 초과한 노동 시간에 대한 보상은 1. 경제적 보상 2. 성취에 대한 만족감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레버리지의 best case는 회사가 잘 풀리면서 구성원에게 1. 높은 보상(또는 그에 대한 기대의 향상) 2. 가시적인 성취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motivation을 제공하는 선순환 사이클의 형성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당연히 worst case에 대한 위험도 있는데요. 노동 시간 레버리지를 사용한 회사가 그에 마땅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는 자연스레 1. 경제적 보상의 부재 + 기대 하락 2. 회사 단의 침체를 느끼며 발생하는 demotivation으로 이어지고, 이는 회사의 침체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큽니다.
다음으로, 제가 생각하는 “시간의 레버리지”란 계획의 타임라인을 정상적인 경우에서 당기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일반적인 경우에서 5년이 걸릴 일을 3년, 1년 계획으로 설정하고 진행하는 것이죠. 이는 많은 경우 자금과 인력에 있어 레버리지를 쓴 이유에 해당합니다.
시간에 있어 레버리지를 사용할 때의 장점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타임라인을 당겨놨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 그것만큼 원하는게 더 있을까 싶습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건 그 이면에 있는 위험이 될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시간 레버리지의 위험은 그것을 사용함으로 인해 1. 회사의 매몰비용이 빠르게 누적된다는 점 2. 결과물의 완성도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는 점 3. 회사 내외의 사람들에게 가상의 time limit이 생성된다는 점입니다.
먼저 1. 매몰비용의 빠른 누적은 회사에게 많은 유/무형적 부담을 안깁니다. 빠르게 달린 만큼 시간 대비 많은 양의 자원이 소모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 위험은 둘 중 가장 명시적이면서도 가장 치명적입니다. 아예 극초반부에 접어버리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시간 레버리지를 쓴 상태로 오랜 시간이 지나 버리면 매몰비용이 회사를 아예 회생불능의 외통수로 몰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세상의 많은 이미 망한, 또 망해가는 스타트업이 그런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2. 결과물의 완성도에 대한 위험은 스타트업 문화에서 어쩔 수 없는 성격이 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과소평가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금과 인력에서 레버리지를 썼다고 해도 절대적인 시간이 적게 들어가면 아무래도 완성도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습니다. 초창기에는 시의적절한 아이템 덕에 흥하다가 낮은 완성도 탓에 성장이 아예 꺾여버린 케이스는 그렇게 드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3. 가상의 time limit의 생성은 회사에게 큰 무형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소입니다. 사실 시간 레버리지를 사용해 타임라인을 당겼는데 그걸 못지키는 경우가 당장 명시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은 예컨대 IPO 플랜이 어그러지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모두가 암묵적으로 시간 레버리지로 인해 촉박해진 타임라인을 인지하고 있는데 그걸 지키기가 어려워지는 경우, 이는 회사에 무형의 거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간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더라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되었을 부분이죠.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말씀드린 자금 x 인력 x 시간의 레버리지를 쓰지 않고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회의였습니다. 물론 제 식견이 모자란 것이 큽니다만, 그런 회의야 말로 그만큼 사업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에 대한 하나의 방증이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제 부족한 설명이 글에서 궁금하셨던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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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페이스북에서 어떤 분이 제가 언급했던 “인력의 레버리지”, “시간의 레버리지”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셨는데, 그런 말을 쓴 저 조차도 그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던 것 같아 다시금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부족한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날카로운 질문 감사합니다. 글을 쓸 때는 몰랐는데 써주신 댓글을 읽고 글을 다시 읽으니 말씀해주신 부분의 의미가 모호하게 느껴지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겠다 싶습니다. 솔직히 반성도 많이 됩니다.
날카로운 질문을 주신만큼 저도 명료하게 설명드려야 하는데.. 이게 저도 제 머릿속 생각을 명료하게 요약하기가 쉽지 않네요. 글에서 해당 개념을 말씀드린 저조차도 이 부분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아쉽지만 그래도 생각한 바를 최대한 명료하게 서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먼저 일반적으로 자금에 국한하여 사용되는 용어인 “레버리지”를 인력과 시간에 적용한 이유는 1. 기업의 3요소를 자금, 인력, 시간으로 보는 제 개인적 관점과 2. 레버리지의 속성이 스타트업의 인력과 시간 사용에 잘 어울린다는 판단의 결합입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는 “인력의 레버리지”는 1. 고용 인원의 레버리지 2. 노동 시간의 레버리지 로 구성됩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제가 생각하기에 한 회사의 총 인력(사람이 만들어내는 힘)은 총 고용 인원 * 노동 시간 * 효율성으로 이루어지는데, 저는 효율성은 레버리지 개념의 적용 대상이 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기업은 1.고용 인원과 2.노동 시간에 대해서만 레버리지를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먼저, 1. 고용 인원의 레버리지란 기업이 일반적인 적정 수준 이상의 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기업이 잘 풀리는 기간에는 성장의 가속을 지속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정체/쇠퇴기에는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인력의 레버리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건 극초기를 넘긴 스타트업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해당 단계를 넘긴 많은 스타트업이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대비 많은 임직원 수를 갖는데, 추후에 이걸 정당화하지 못하면서 높은 인건비와 필요 이상으로 비대한 조직 탓에 더 빠른 속도로 쇠락하는 경우가 종종, 아니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2. 노동 시간의 레버리지는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많은 노동 시간을 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경우를 초과한 노동 시간에 대한 보상은 1. 경제적 보상 2. 성취에 대한 만족감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레버리지의 best case는 회사가 잘 풀리면서 구성원에게 1. 높은 보상(또는 그에 대한 기대의 향상) 2. 가시적인 성취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motivation을 제공하는 선순환 사이클의 형성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엔 당연히 worst case에 대한 위험도 있는데요. 노동 시간 레버리지를 사용한 회사가 그에 마땅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는 자연스레 1. 경제적 보상의 부재 + 기대 하락 2. 회사 단의 침체를 느끼며 발생하는 demotivation으로 이어지고, 이는 회사의 침체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큽니다.
다음으로, 제가 생각하는 “시간의 레버리지”란 계획의 타임라인을 정상적인 경우에서 당기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일반적인 경우에서 5년이 걸릴 일을 3년, 1년 계획으로 설정하고 진행하는 것이죠. 이는 많은 경우 자금과 인력에 있어 레버리지를 쓴 이유에 해당합니다.
시간에 있어 레버리지를 사용할 때의 장점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타임라인을 당겨놨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 그것만큼 원하는게 더 있을까 싶습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건 그 이면에 있는 위험이 될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시간 레버리지의 위험은 그것을 사용함으로 인해 1. 회사의 매몰비용이 빠르게 누적된다는 점 2. 결과물의 완성도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는 점 3. 회사 내외의 사람들에게 가상의 time limit이 생성된다는 점입니다.
먼저 1. 매몰비용의 빠른 누적은 회사에게 많은 유/무형적 부담을 안깁니다. 빠르게 달린 만큼 시간 대비 많은 양의 자원이 소모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 위험은 둘 중 가장 명시적이면서도 가장 치명적입니다. 아예 극초반부에 접어버리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시간 레버리지를 쓴 상태로 오랜 시간이 지나 버리면 매몰비용이 회사를 아예 회생불능의 외통수로 몰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세상의 많은 이미 망한, 또 망해가는 스타트업이 그런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2. 결과물의 완성도에 대한 위험은 스타트업 문화에서 어쩔 수 없는 성격이 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당히 과소평가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금과 인력에서 레버리지를 썼다고 해도 절대적인 시간이 적게 들어가면 아무래도 완성도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습니다. 초창기에는 시의적절한 아이템 덕에 흥하다가 낮은 완성도 탓에 성장이 아예 꺾여버린 케이스는 그렇게 드물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3. 가상의 time limit의 생성은 회사에게 큰 무형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소입니다. 사실 시간 레버리지를 사용해 타임라인을 당겼는데 그걸 못지키는 경우가 당장 명시적으로 문제가 되는 일은 예컨대 IPO 플랜이 어그러지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모두가 암묵적으로 시간 레버리지로 인해 촉박해진 타임라인을 인지하고 있는데 그걸 지키기가 어려워지는 경우, 이는 회사에 무형의 거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시간 레버리지를 쓰지 않았더라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되었을 부분이죠.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말씀드린 자금 x 인력 x 시간의 레버리지를 쓰지 않고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회의였습니다. 물론 제 식견이 모자란 것이 큽니다만, 그런 회의야 말로 그만큼 사업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에 대한 하나의 방증이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제 부족한 설명이 글에서 궁금하셨던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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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페이스북에서 어떤 분이 제가 언급했던 “인력의 레버리지”, “시간의 레버리지”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셨는데, 그런 말을 쓴 저 조차도 그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던 것 같아 다시금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부족한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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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트_언뜻 완벽하나 한켠 불안하다
지난 29일 MBK 파트너스가 메디트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올해의 딜’이 확정적인 메디트 인수 건은 칼라일-GS 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 기간이 아무런 성과없이 종료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새 우협 상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저는 M&A 매물을 평가할 때 1. 회사의 재무적인 성과 2. 회사의 해자 3. 회사가 속한 산업의 성장성 4. 향후 시장이 해당 산업에 대해 내릴 평가 예상 5. 가격을 중심으로 놓고 판단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메디트의 1. 재무적인 퍼포먼스는 가히 완벽에 가깝습니다. 2019년 722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1,906억원으로 크게 뛰었는데 회사의 EBITDA도 매출의 성장과 함께 367억원에서 1,039억으로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매출을 1.6배 늘리면서 EBITDA 마진까지 끌어올렸다(50.8%->54.5%), 2021년 기준 재무상태표도 아주 건전한 편에 속합니다. 말 그대로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저는 메디트를 2. 해자 측면에서도 높게 평가합니다. 구강 스캐너 시장은 해당 의료기기가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기술 장벽이 높은 시장에 속합니다. 회사가 현재 그런 시장에서 업계 글로벌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회사의 기술 해자를 어느정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SW혁신을 필두로 한 유니슨캐피탈의 VCP가 잘 먹혀 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또한 메디트의 원가 경쟁력에 대해서도 대해서도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메디트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좋은 가성비를 형성, 그것을 무기로 높은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가성비 포지션은 장기적으로 보면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가 경쟁력 그 자체는 분명한 해자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메디트는 산업의 3. 성장성 면에서도 우수합니다. Bizwit은 2021-2027 구강스캐너 시장의 CAGR을 10.9%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예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단순히 상상해봐도 1. 선진국의 고령화 현상에 따른 치과 수요 향상 2. 구강스캐너가 가져다주는 효용을 생각해보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향후 시장이 산업에 대해 내릴 평가 면에서도 긍정적입니다. 말이 길고 복잡한데, 요약하면 나중에도 시장이 멀티플 잘 쳐줄 산업인가에 대한 평가에서 우수하다는 뜻입니다. 우선 첨단산업이고, 의료기기인만큼 경기 민감성도 타 경기 민간 산업 대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터라 시장에서 타 산업 대비 멀티플 디스카운트를 크게 먹일 위험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5. 가격이 되겠죠. 당초 유니슨이 의도했던 메디트의 매각가는 4조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형성된 레인지는 2조 중후반(MBK)에서 3조원 대(칼라일)구요. 일단 EV/EBITDA가 기본적으로 20은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가볍게 받아들일 멀티플은 아니죠.
FI 관점에서 회사를 높은 멀티플에 살 때는 반드시 회사의 지속적인 고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구매할 때 지불한 멀티플이 판매 시점에 유지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FI는 n년 후 미래에 높은 실적으로 낮아진 멀티플을 커버하는 것을 하나의 유력한 시나리오로 그리고 딜에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디트 딜의 위험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결국 누가 메디트에 더 과감한 베팅을 하느냐는 누가 메디트의 성장에 더 확신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된 것이 최근 드러난 메디트의 10월 실적입니다. 칼라일 컨소시엄과의 협상 마감 3시간 전에 공개된 메디트의 10월 실적은 당초 예상을 3~40% 하회했습니다. 치과 시장의 실적이 겨울 시즌에 집중되어있음을 감안할 때 이는 회사의 성장력에 큰 물음표를 남기는 지표였습니다. 자세한 일은 내부자들만 알겠지만, 이는 칼라일 컨소와의 협상 무산에 큰 영향을 끼쳤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사실 메디트 딜의 경우 여기에 문제가 하나 더 붙습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유니슨은 계속적으로 연내 SPA 체결을 골자로 한 촉박한 타임라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Buyer 입장에서는 짧은 검토 이후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 요구됩니다.
이번에 MBK가 우협을 낚아 챌 수 있었던 이유야 몇 개 있을 겁니다. 평소라면 자본 사정이 그 1순위로 꼽히겠지만, 저는 이번 메디트에 대해서는 다른 그 무엇보다도 MBK가 타 외국계 FI와 달리 서울에 헤드가 있어 압축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을 꼽고 싶습니다. 그만큼 이번 딜은 타임라인이 빡빡합니다.
이제 그러면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메디트 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저는 메디트의 완벽한 조건에도 불구 조심스럽게 2조 이상의 인수에는 potential return 대비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크게 4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1.유니슨이 요구하는 타임라인이 너무 촉박합니다. 성장기 시장에 있는 기업을 높은 멀티플로 사려면 철저한 실사 과정이 필요합니다. 메디트를 20이 넘는 멀티플에 사기 위해서는 그 전에 구체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돌려보면서 메디트의 management case에 대한 확신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주어진 시간은 VDR 하나 제대로 보는데에도 부족해 보입니다.
물론 큰 딜을 하는 데에는 직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성장 지표 하나만 보고 사기에 지금 가격은 비쌉니다. 그리고 그 성장지표마저 10월 실적의 영향으로 노란불이 켜진 상황입니다. 회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2. 향후 세계 경기가 악화될 시 전방 산업의 침체 및 멀티플 하락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구강스캐너의 전방산업은 필수재 산업이 아닙니다. 반도체나 선박같이 극심한 cyclical rollercoaster를 타지는 않겠지만, 전체 소비 여력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타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멀티플입니다. 불경기 탓에 구강스캐너 시장에 쳐주는 멀티플이 예상 이상의 하락을 보일 경우 실적이 좋아져도 제값을 다 못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지불하는 멀티플이 20을 넘기는 상황이니 그 위험은 더 큽니다.
세번째 이유는, 3. 지금 시간은 buyer의 편이라는 것입니다. 금리가 올라가고 경기가 안좋아지는 지금 대형 인수 시장은 완전히 buyer’s market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MBK 같이 돈이 아직 많이 남은 펀드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런 지금 굳이 급한 결정을 요구하는 매물을 잡을 이유가 있을까요? 2-3조 짜리 매물은 분명 귀하지만 그렇다고 먼 과거의 OB맥주나 2019년에 무산되었던 넥슨 처럼 세기의 매물은 아닙니다. 지금 애써 잡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4. 묘한 불안입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불안인데요. 저는 유니슨이 왜 이렇게 급한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2023년에 자본시장이 멸망하는 것도 아니고, 메디트가 당장 안팔면 EOD 맞을 악성 포트폴리오도 아닌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급한 프로세스를 요구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 매크로 속에서는 seller 입장에서 가능한 빨리 판매를 진행하는게 유리한 것은 맞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해도 지나치게 급합니다. 이렇게 좋은 매물을 들고 굳이 시간압박 전략으로 협상자를 구석에 몰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기업의 주인인 유니슨조차도 이번 겨울 실적에 대해서 확신이 없는 것 아닌가, 영업에 대한 불안이 있는게 아닌가에 대한 의심이 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의심에도 불구하고 메디트가 매물로서 정말 환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그에 2조는 충분히 지불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모르겠습니다.
물론 MBK가 메디트를 2조 5-6000억에 사가고 5년 뒤에 그걸 10조에 성공적으로 엑싯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지금의 가격은 완전 바겐세일이었던 걸로 평가받게 되겠죠.
지난 29일 MBK 파트너스가 메디트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올해의 딜’이 확정적인 메디트 인수 건은 칼라일-GS 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 기간이 아무런 성과없이 종료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새 우협 상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저는 M&A 매물을 평가할 때 1. 회사의 재무적인 성과 2. 회사의 해자 3. 회사가 속한 산업의 성장성 4. 향후 시장이 해당 산업에 대해 내릴 평가 예상 5. 가격을 중심으로 놓고 판단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메디트의 1. 재무적인 퍼포먼스는 가히 완벽에 가깝습니다. 2019년 722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1,906억원으로 크게 뛰었는데 회사의 EBITDA도 매출의 성장과 함께 367억원에서 1,039억으로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매출을 1.6배 늘리면서 EBITDA 마진까지 끌어올렸다(50.8%->54.5%), 2021년 기준 재무상태표도 아주 건전한 편에 속합니다. 말 그대로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저는 메디트를 2. 해자 측면에서도 높게 평가합니다. 구강 스캐너 시장은 해당 의료기기가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기술 장벽이 높은 시장에 속합니다. 회사가 현재 그런 시장에서 업계 글로벌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회사의 기술 해자를 어느정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SW혁신을 필두로 한 유니슨캐피탈의 VCP가 잘 먹혀 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또한 메디트의 원가 경쟁력에 대해서도 대해서도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메디트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좋은 가성비를 형성, 그것을 무기로 높은 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가성비 포지션은 장기적으로 보면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가 경쟁력 그 자체는 분명한 해자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메디트는 산업의 3. 성장성 면에서도 우수합니다. Bizwit은 2021-2027 구강스캐너 시장의 CAGR을 10.9%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예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단순히 상상해봐도 1. 선진국의 고령화 현상에 따른 치과 수요 향상 2. 구강스캐너가 가져다주는 효용을 생각해보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향후 시장이 산업에 대해 내릴 평가 면에서도 긍정적입니다. 말이 길고 복잡한데, 요약하면 나중에도 시장이 멀티플 잘 쳐줄 산업인가에 대한 평가에서 우수하다는 뜻입니다. 우선 첨단산업이고, 의료기기인만큼 경기 민감성도 타 경기 민간 산업 대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터라 시장에서 타 산업 대비 멀티플 디스카운트를 크게 먹일 위험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5. 가격이 되겠죠. 당초 유니슨이 의도했던 메디트의 매각가는 4조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형성된 레인지는 2조 중후반(MBK)에서 3조원 대(칼라일)구요. 일단 EV/EBITDA가 기본적으로 20은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가볍게 받아들일 멀티플은 아니죠.
FI 관점에서 회사를 높은 멀티플에 살 때는 반드시 회사의 지속적인 고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구매할 때 지불한 멀티플이 판매 시점에 유지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FI는 n년 후 미래에 높은 실적으로 낮아진 멀티플을 커버하는 것을 하나의 유력한 시나리오로 그리고 딜에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디트 딜의 위험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결국 누가 메디트에 더 과감한 베팅을 하느냐는 누가 메디트의 성장에 더 확신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된 것이 최근 드러난 메디트의 10월 실적입니다. 칼라일 컨소시엄과의 협상 마감 3시간 전에 공개된 메디트의 10월 실적은 당초 예상을 3~40% 하회했습니다. 치과 시장의 실적이 겨울 시즌에 집중되어있음을 감안할 때 이는 회사의 성장력에 큰 물음표를 남기는 지표였습니다. 자세한 일은 내부자들만 알겠지만, 이는 칼라일 컨소와의 협상 무산에 큰 영향을 끼쳤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사실 메디트 딜의 경우 여기에 문제가 하나 더 붙습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유니슨은 계속적으로 연내 SPA 체결을 골자로 한 촉박한 타임라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Buyer 입장에서는 짧은 검토 이후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 요구됩니다.
이번에 MBK가 우협을 낚아 챌 수 있었던 이유야 몇 개 있을 겁니다. 평소라면 자본 사정이 그 1순위로 꼽히겠지만, 저는 이번 메디트에 대해서는 다른 그 무엇보다도 MBK가 타 외국계 FI와 달리 서울에 헤드가 있어 압축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을 꼽고 싶습니다. 그만큼 이번 딜은 타임라인이 빡빡합니다.
이제 그러면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메디트 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저는 메디트의 완벽한 조건에도 불구 조심스럽게 2조 이상의 인수에는 potential return 대비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크게 4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1.유니슨이 요구하는 타임라인이 너무 촉박합니다. 성장기 시장에 있는 기업을 높은 멀티플로 사려면 철저한 실사 과정이 필요합니다. 메디트를 20이 넘는 멀티플에 사기 위해서는 그 전에 구체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돌려보면서 메디트의 management case에 대한 확신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주어진 시간은 VDR 하나 제대로 보는데에도 부족해 보입니다.
물론 큰 딜을 하는 데에는 직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성장 지표 하나만 보고 사기에 지금 가격은 비쌉니다. 그리고 그 성장지표마저 10월 실적의 영향으로 노란불이 켜진 상황입니다. 회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2. 향후 세계 경기가 악화될 시 전방 산업의 침체 및 멀티플 하락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구강스캐너의 전방산업은 필수재 산업이 아닙니다. 반도체나 선박같이 극심한 cyclical rollercoaster를 타지는 않겠지만, 전체 소비 여력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타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멀티플입니다. 불경기 탓에 구강스캐너 시장에 쳐주는 멀티플이 예상 이상의 하락을 보일 경우 실적이 좋아져도 제값을 다 못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지불하는 멀티플이 20을 넘기는 상황이니 그 위험은 더 큽니다.
세번째 이유는, 3. 지금 시간은 buyer의 편이라는 것입니다. 금리가 올라가고 경기가 안좋아지는 지금 대형 인수 시장은 완전히 buyer’s market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MBK 같이 돈이 아직 많이 남은 펀드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런 지금 굳이 급한 결정을 요구하는 매물을 잡을 이유가 있을까요? 2-3조 짜리 매물은 분명 귀하지만 그렇다고 먼 과거의 OB맥주나 2019년에 무산되었던 넥슨 처럼 세기의 매물은 아닙니다. 지금 애써 잡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4. 묘한 불안입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불안인데요. 저는 유니슨이 왜 이렇게 급한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2023년에 자본시장이 멸망하는 것도 아니고, 메디트가 당장 안팔면 EOD 맞을 악성 포트폴리오도 아닌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급한 프로세스를 요구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 매크로 속에서는 seller 입장에서 가능한 빨리 판매를 진행하는게 유리한 것은 맞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해도 지나치게 급합니다. 이렇게 좋은 매물을 들고 굳이 시간압박 전략으로 협상자를 구석에 몰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기업의 주인인 유니슨조차도 이번 겨울 실적에 대해서 확신이 없는 것 아닌가, 영업에 대한 불안이 있는게 아닌가에 대한 의심이 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의심에도 불구하고 메디트가 매물로서 정말 환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그에 2조는 충분히 지불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은 모르겠습니다.
물론 MBK가 메디트를 2조 5-6000억에 사가고 5년 뒤에 그걸 10조에 성공적으로 엑싯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지금의 가격은 완전 바겐세일이었던 걸로 평가받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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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는 대형 투자는 기대이익을 높이기보다 위험을 낮추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침체 초입기에 시간적으로 코너에 몰려서 하는 딜은 위험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매물이 좋아보여도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게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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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_ 넘치는 수요와 부족한 필요
오늘 아침 지난 12월 1일 <더중앙>에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와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가 토론한 내용을 실은 것을 읽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간단히 기록해두고자 합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두 분이 원격의료를 대하는 주안점이 참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게 닥터나우의 장지호 대표는 보다 사람들의 ‘수요’에 중심을 둔 듯 했고,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의료체계의 측면에서 해당 사업이 갖는 ‘명분’에 집중한 듯 보였습니다.
‘넘치는 수요, 부족한 필요’ 이것이 제가 한국의 원격의료에 대해 하는 생각입니다. 현재 소비자는 원격의료 서비스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걸 원하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 한국에 원격의료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대면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나라에 속합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저렴한 가격에 별 대기 없이 1차 진료를 받는 것이 가능하며, 간단한 프로세스만 이행하면 상급 병원의 진료를 받는 것도 딱히 어렵지 않습니다. 즉 직접 찾아가서 기다리고 진료 보고 약을 받는 과정에서 드는 ‘귀찮음’만 제외하면 아직 한국의 진료 접근성에는 거의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원격의료는 국민의 편의성을 증진할 뿐 국민의 보건을 개선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원격의료는 국민 보건 개선에 대한 기대보다 부실 진료, 약물 오남용 위험 향상 등의 이유로 국민 보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훨씬 더 많이 받는 상황입니다.
이게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원격의료 산업이 기본적으로 규제를 돌파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원격의료 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은 규제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이 부분을 해소하려면 정치권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 도움을 이끌어내려면 원격의료가 단순히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것을 넘어 그것이 한국 보건 산업 전반에 그것이 국민 보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게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격의료가 한국의 의료 체계 내 사각 또는 병폐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라는 것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 시선에서 닥터나우를 위시한 국내 원격의료 스타트업은 지금까지 산업의 당위와 명분을 만들기보다는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을 키우고 돈을 버는 데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장 성장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입장을 생각하면 마냥 그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을겁니다. 실제로 닥터나우가 그런 전략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원격의료에 대한 드라이브가 아예 걸리지도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그건 그거고 또 시장의 비판적 시선은 또 그거대로 다른 문제긴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토론에 대한 평가를 하면, 저는 이번 토론은 김치원 상무의 승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이유가 있지만, 요약하면 글을 읽을수록 지금 원격의료의 핵심은 ‘명분’을 얻는 것이라는 확신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장지호 대표의 발언에서 토론에서 사람들이 원하고 다른 곳 다른 나라도 한다는데 왜 안 도와주냐는 ‘떼’ 이상의 논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더하여 김치원 상무가 언급한 “하이퍼로컬”의 가능성에도 어느 정도 공감한 것도 그의 우세를 판단한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지역 의료망을 탄탄히 하는 것은 국가 보건의 근간을 다지는 일이니 원격의료의 활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서는 다시 따로 따져봐야겠지만요.
한국 원격의료는 정부에게 그 존재가치를 한참 더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닥터나우가 시도했던 ‘원하는 약 받기’ 류의 수요 자극 전략은 긴 호흡에서 자충수로 작용할 위험이 큽니다. 물론 고객을 모으고 돈을 더 벌기 위한 관점에서는 꽤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이건 다른 무엇도 아닌 ‘의료’ 사업임을 잊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만 보면 제가 원격의료의 미래를 마냥 부정적으로 보는 것처럼 보이실텐데요. 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아무리 코로나 덕을 크게 봤다지만 짧은 기간에 이렇게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는 사업 아이템은 잘 없습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호흡을 잘 맞추어 한국 의료체계에 맞는 원격의료 산업을 형성하는 데에 성공하면 지금 플레이어들은 분명 꽤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그에 실패한다면 참혹한 결말이 그들을 기다리겠죠.
원격의료 산업은 토스의 규제 돌파 사례를 자신의 사례로 삼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행과 원격의료는 그 성격과 허들이 너무 다릅니다. 그러므로 일단 유저 모아서 떼법식 돌파를 해보자는 시도로는 의료 혁신의 높은 벽에 머리만 박게 될겁니다.
따라서 원격의료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해결하는 서비스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원격의료 산업이, 물론 지금도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만, 앞으로 전체 의료계와 긴밀하게 의사소통하며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전을 세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는 원격의료가 한국 의료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에 있어 구체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는 단순하게 시장 논리에 맡길 사안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원격회사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저는 아직 그들에게 돈 벌 시즌은 오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동시에 훗날 원격의료산업의 등장이 한국의 의료체계의 성공적인 개혁을 이끈 소중한 마중물로 평가받을 수 있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만약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는 돈을 이미 충분히, 또 잘 벌고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1978?fbclid=IwAR3Vdv49OynBPQ5RG5RwDPm65ojyNkj66RsfQS1gcj4h_XtjmOLwef6OtSU&mibextid=Zxz2cZ#home
오늘 아침 지난 12월 1일 <더중앙>에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와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가 토론한 내용을 실은 것을 읽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간단히 기록해두고자 합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두 분이 원격의료를 대하는 주안점이 참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게 닥터나우의 장지호 대표는 보다 사람들의 ‘수요’에 중심을 둔 듯 했고,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의료체계의 측면에서 해당 사업이 갖는 ‘명분’에 집중한 듯 보였습니다.
‘넘치는 수요, 부족한 필요’ 이것이 제가 한국의 원격의료에 대해 하는 생각입니다. 현재 소비자는 원격의료 서비스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걸 원하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지금 한국에 원격의료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대면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나라에 속합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저렴한 가격에 별 대기 없이 1차 진료를 받는 것이 가능하며, 간단한 프로세스만 이행하면 상급 병원의 진료를 받는 것도 딱히 어렵지 않습니다. 즉 직접 찾아가서 기다리고 진료 보고 약을 받는 과정에서 드는 ‘귀찮음’만 제외하면 아직 한국의 진료 접근성에는 거의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지금까지 원격의료는 국민의 편의성을 증진할 뿐 국민의 보건을 개선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원격의료는 국민 보건 개선에 대한 기대보다 부실 진료, 약물 오남용 위험 향상 등의 이유로 국민 보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훨씬 더 많이 받는 상황입니다.
이게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원격의료 산업이 기본적으로 규제를 돌파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원격의료 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은 규제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이 부분을 해소하려면 정치권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 도움을 이끌어내려면 원격의료가 단순히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것을 넘어 그것이 한국 보건 산업 전반에 그것이 국민 보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게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격의료가 한국의 의료 체계 내 사각 또는 병폐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라는 것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 시선에서 닥터나우를 위시한 국내 원격의료 스타트업은 지금까지 산업의 당위와 명분을 만들기보다는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을 키우고 돈을 버는 데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장 성장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입장을 생각하면 마냥 그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을겁니다. 실제로 닥터나우가 그런 전략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원격의료에 대한 드라이브가 아예 걸리지도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그건 그거고 또 시장의 비판적 시선은 또 그거대로 다른 문제긴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토론에 대한 평가를 하면, 저는 이번 토론은 김치원 상무의 승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이유가 있지만, 요약하면 글을 읽을수록 지금 원격의료의 핵심은 ‘명분’을 얻는 것이라는 확신이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장지호 대표의 발언에서 토론에서 사람들이 원하고 다른 곳 다른 나라도 한다는데 왜 안 도와주냐는 ‘떼’ 이상의 논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더하여 김치원 상무가 언급한 “하이퍼로컬”의 가능성에도 어느 정도 공감한 것도 그의 우세를 판단한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지역 의료망을 탄탄히 하는 것은 국가 보건의 근간을 다지는 일이니 원격의료의 활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서는 다시 따로 따져봐야겠지만요.
한국 원격의료는 정부에게 그 존재가치를 한참 더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닥터나우가 시도했던 ‘원하는 약 받기’ 류의 수요 자극 전략은 긴 호흡에서 자충수로 작용할 위험이 큽니다. 물론 고객을 모으고 돈을 더 벌기 위한 관점에서는 꽤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이건 다른 무엇도 아닌 ‘의료’ 사업임을 잊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만 보면 제가 원격의료의 미래를 마냥 부정적으로 보는 것처럼 보이실텐데요. 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아무리 코로나 덕을 크게 봤다지만 짧은 기간에 이렇게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는 사업 아이템은 잘 없습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호흡을 잘 맞추어 한국 의료체계에 맞는 원격의료 산업을 형성하는 데에 성공하면 지금 플레이어들은 분명 꽤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그에 실패한다면 참혹한 결말이 그들을 기다리겠죠.
원격의료 산업은 토스의 규제 돌파 사례를 자신의 사례로 삼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행과 원격의료는 그 성격과 허들이 너무 다릅니다. 그러므로 일단 유저 모아서 떼법식 돌파를 해보자는 시도로는 의료 혁신의 높은 벽에 머리만 박게 될겁니다.
따라서 원격의료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해결하는 서비스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원격의료 산업이, 물론 지금도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만, 앞으로 전체 의료계와 긴밀하게 의사소통하며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전을 세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는 원격의료가 한국 의료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에 있어 구체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는 단순하게 시장 논리에 맡길 사안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원격회사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저는 아직 그들에게 돈 벌 시즌은 오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동시에 훗날 원격의료산업의 등장이 한국의 의료체계의 성공적인 개혁을 이끈 소중한 마중물로 평가받을 수 있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만약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는 돈을 이미 충분히, 또 잘 벌고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1978?fbclid=IwAR3Vdv49OynBPQ5RG5RwDPm65ojyNkj66RsfQS1gcj4h_XtjmOLwef6OtSU&mibextid=Zxz2cZ#home
중앙일보
투자 의사, 창업 의사에 따졌다 “스마트폰 진료가 혁신인가?” | 중앙일보
팩플팀이 만난 비대면 진료 앱 1위 닥터나우의 장지호 대표와 비대면 진료 시장에 가장 날선 비판을 하는 의사 출신 벤처 투자자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의견이 철저히 갈린다. 다만 특정 서비스, 사업이 의사의 본질적인 진료 행위에 악영향을 미치는 데다 이 같은 방향성이 비대면 진료 시장과 나아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잘못 되게 하는 것 같아 우려하는 것이다". 의사 출신 창업자와 의사 출신 투자자의 ‘비대면 진료’ 티키타카 인터뷰,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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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 치다 쥐 잡기>
"이를 바탕으로 왓챠의 기업가치를 계산하면 MAU*CAC + 판권의 감가 후 가치를 왓챠의 적정 매각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컨텐츠 기업 평균 CAC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2만원으로 가정하면, 109만(MAU)*2만원 + 210억(판권장부가)*7/8(대략적인 감가) = 대략 400억이 나옵니다. SI의 경우에는 이미 판권이 많을테니 218억원 언저리로 할인해도 무방하겠습니다."(09.21.2022)
금일 왓차가 프리 200억 밸류에 LGU+에 인수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밸류가 전에 제가 썼던 밸류(SI 218억)와 거의 비슷해서 신기했습니다. 물론 제가 218억을 낸 과정은 완전히 비논리적인, 그냥 대충 낸 방식이어서 그 숫자에 별 의미는 없습니다. 그러나 막상 비슷한 밸류에 딜이 이루어지니 이상하게 뿌듯(?)하네요. 사람이 간사합니다.
프리 200억 밸류면 대기업 입장에서 해볼만한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관점에서 왓챠는 여전히 정말 '굳이...' 싶은 기업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밸류가 아주 비싸지는 않으니 희망은 있는 딜인 것 같습니다.
왓챠를 오랫동안 사용해온 사람으로서 회사의 건승을 빕니다.
https://m.thebell.co.kr/m/newsview.asp?svccode=00&newskey=202212011503374840106049
"이를 바탕으로 왓챠의 기업가치를 계산하면 MAU*CAC + 판권의 감가 후 가치를 왓챠의 적정 매각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컨텐츠 기업 평균 CAC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2만원으로 가정하면, 109만(MAU)*2만원 + 210억(판권장부가)*7/8(대략적인 감가) = 대략 400억이 나옵니다. SI의 경우에는 이미 판권이 많을테니 218억원 언저리로 할인해도 무방하겠습니다."(09.21.2022)
금일 왓차가 프리 200억 밸류에 LGU+에 인수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밸류가 전에 제가 썼던 밸류(SI 218억)와 거의 비슷해서 신기했습니다. 물론 제가 218억을 낸 과정은 완전히 비논리적인, 그냥 대충 낸 방식이어서 그 숫자에 별 의미는 없습니다. 그러나 막상 비슷한 밸류에 딜이 이루어지니 이상하게 뿌듯(?)하네요. 사람이 간사합니다.
프리 200억 밸류면 대기업 입장에서 해볼만한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관점에서 왓챠는 여전히 정말 '굳이...' 싶은 기업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밸류가 아주 비싸지는 않으니 희망은 있는 딜인 것 같습니다.
왓챠를 오랫동안 사용해온 사람으로서 회사의 건승을 빕니다.
https://m.thebell.co.kr/m/newsview.asp?svccode=00&newskey=202212011503374840106049
m.thebell.co.kr
LG유플러스, 왓챠 품는다…밸류는 대폭 삭감
LG유플러스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 토종 기업인 왓챠 경영권을 인수한다. 왓챠 주요 주주,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거래 가격 등은 대부분 확정됐다.생사기로에 서 있던 왓챠가 LG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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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회고 & 2023 outlook>
어느덧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끝나고 2023년 계묘년이 밝았습니다. 지난 2022년 자본시장의 주인은 아주 분명하게 매크로(거시경제)였습니다. 일년 내내 지속된 FED의 자이언트스텝과 러-우 전쟁을 중심으로 한 매크로의 거대한 파도 앞에서 자본시장은 하나의 부표일 뿐이었고, 완전히 휩쓸렸습니다.
지금, 2022년을 마무리한 시점에서, 우리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러-우 전쟁은 예측 불가능한 사태였습니다.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왈가왈부와는 관계없이,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전쟁의 발발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가졌던 사람은 전 세계를 통틀어 열 손가락에 꼽힐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2022년 Fed가 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것을 예측하지 못한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하버드 학부와 워튼MBA를 졸업한 뉴욕 소재 헤지펀드의 파트너부터 저 멀리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 동탄신도시의 30대 전업주부까지,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대부분 Fed의 금리 상승을 내심 확신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즉, 2022년 내내 이어진 FED의 자이언트스텝은 ‘거의 대부분의’ 자본시장의 참여자가 예상하고 있던 사건이었습니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애써 부정하거나 기만했을 수는 있겠습니다.
‘거의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대부분의 주식과 채권 가격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죠. 물론 구체적으로 그 악영향의 수준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일에는 최고 수준의 교육과 경험, 또는 예민한 영(靈)적인 기질이 요구되지만, 논리 자체는 직관적이고 명료해 이해하는 데에 큰 난관이 없습니다. 즉, 2022년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이 전체적으로 큰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것 또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내심’ 알고 있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누군가를 조롱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이, 저는 그렇게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8.8%(Dow), -19.4%(S&P 500), -33.1%(NASDAQ), -22.5%(KOSPI), -30.8%(KOSDAQ), 또는 그 훨씬 이상에 이르는 손실을 겪었었나에 대한 의문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물론, 당연히 그 답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저 지난 2022년 많은 투자 결정이 차가운 논리보다는 뜨거운 감정, 또는 직업적 의무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겠나 하고 추측할 뿐입니다.
사실 지금 와서 2022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2022년은 이미 끝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2023년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점과 전략을 세우는 것이 됩니다.
2023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요? 단 하나 무조건 맞는 말을 해야 한다면, 일단 먼 옛날 존 피어폰트 모건이 말했듯 시장은 “등락(fluctuate)”할 것입니다. 사실 시장에 그것 하나 빼고 100% 확실한 것은 없죠.
다만 세상에는 가끔씩 ‘맞는 것이 거의 확실한’ 예측을 할 기회가 등장하곤 합니다. 예컨대 08년 GFC 발생 직후 시점에서 CNBC나 블룸버그에 나와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 발언하는 일은 전혀 부담되는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당연한 일이니까요. 비슷하게 2022년 연초에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outlook을 얘기하는 것 또한 그리 부담되지 않았을 겁니다.
2023년에도 ‘맞는 것이 거의 확실한’ 예측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동안 인플레이션율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언제 비로소 peak-out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제가 보기에 한동안은 상당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은 2023년 유일한 ‘거의 확실하게 맞을’ 베팅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급락할 것이라는 기대는 적어도 제 부족한 식견으로 보기에는 일개 망상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은 국가 경제의 재앙입니다. 그걸 알기에 FED도 작년 내내 금리 인상을 서두른 것이구요. Fed는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금리를 올릴 겁니다. 그러니 결국 언젠가 인플레이션은 잡히게 되겠죠. 여기까지는 모두에게 주어진 내용입니다.
따라서 관건은 ‘Fed는 어디까지, 또 언제까지 금리를 올릴 것인가’와 ‘그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인가’가 될 것이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 사람의 2023 Outlook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별 전문성은 없는 내용인만큼 가볍게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저는 Fed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그후 한동안은 인상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내 Fed Pivot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여론 상으로는 5.25~5.50%까지 올리는 것이 대세입니다만, 저는 base case로 5.75%, 가능성이 높지 않은 bull case로 6.0%를 가정합니다. 그 이상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 Fed가 인플레의 여지를 아예 말살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기 침체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 썩 달가운 일이 아니지만, 기회가 있을 때 단순 필요보다 더 높은 금리로 인플레의 싹을 아예 없애 버리는 것은 분명 구미가 당길 만한 일입니다.
올해 미국은 예년 말처럼 Goods deflation- Service inflation의 흐름을 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Service inflation을 잡으려면 래리 서머스가 말한 “더 높은 실업률,” 즉 고용시장의 냉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뿌린 돈이 워낙 많아서 4.50~4.75% 구간에서 서비스 시장의 활력이 확 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 또한 의외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은 disinflationary effect를 가질 것으로 기대 받곤 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 이는 중국 내 수요 증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미국 여행 활성화로 인한 미국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둘은 모두 Fed가 바라는 바와 상충합니다.
금리를 5.75%-6.0%로 올리는 데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기업보다는 가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Fed가 기업이 망하는 것을 두려워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바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계가 망하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복잡한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미국 가계의 재정은 그 정도 인상을 충분히 버틸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워낙 많은 돈을 뿌리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모기지론이 생각보다 안전합니다. 미국 경제분석국에 의하면 현재 미국 Mortgage debt의 effective interest rate는 3.4%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향후 1년 간 거의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금 미국 가계에는 충분히 금리 인상기를 버틸 여력이 있습니다. FED는 내심 그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를 원하고, 직장에서 해고되기를 바랄 겁니다. 그래야 인플레이션이 잡히니까요.
금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과연 경기 침체는 발생할까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를 잡는다는 Soft landing은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구미가 당길 시나리오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금리 상승의 지속이 예견되는 시점에서 경기 침체는 필연적이며 목적 달성의 관점에서 필수불가결합니다. 소비와 고용을 침체시키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발언했지만 저는 그건 정치적인 말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침체의 수준이 재앙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경기침체가 막장으로 간다면 그건 원자재 시장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깽판이 나와야 할텐데, 그럴 가능성은 당장 보기에는 희박합니다. 따라서 저는 완만한 침체를 예상합니다. 그래도 아프기는 꽤나 아플 겁니다.
어느덧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끝나고 2023년 계묘년이 밝았습니다. 지난 2022년 자본시장의 주인은 아주 분명하게 매크로(거시경제)였습니다. 일년 내내 지속된 FED의 자이언트스텝과 러-우 전쟁을 중심으로 한 매크로의 거대한 파도 앞에서 자본시장은 하나의 부표일 뿐이었고, 완전히 휩쓸렸습니다.
지금, 2022년을 마무리한 시점에서, 우리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러-우 전쟁은 예측 불가능한 사태였습니다.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왈가왈부와는 관계없이,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전쟁의 발발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가졌던 사람은 전 세계를 통틀어 열 손가락에 꼽힐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2022년 Fed가 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것을 예측하지 못한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하버드 학부와 워튼MBA를 졸업한 뉴욕 소재 헤지펀드의 파트너부터 저 멀리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 동탄신도시의 30대 전업주부까지,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대부분 Fed의 금리 상승을 내심 확신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즉, 2022년 내내 이어진 FED의 자이언트스텝은 ‘거의 대부분의’ 자본시장의 참여자가 예상하고 있던 사건이었습니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애써 부정하거나 기만했을 수는 있겠습니다.
‘거의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대부분의 주식과 채권 가격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죠. 물론 구체적으로 그 악영향의 수준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일에는 최고 수준의 교육과 경험, 또는 예민한 영(靈)적인 기질이 요구되지만, 논리 자체는 직관적이고 명료해 이해하는 데에 큰 난관이 없습니다. 즉, 2022년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이 전체적으로 큰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것 또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내심’ 알고 있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누군가를 조롱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이, 저는 그렇게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많은 주식 투자자들이 -8.8%(Dow), -19.4%(S&P 500), -33.1%(NASDAQ), -22.5%(KOSPI), -30.8%(KOSDAQ), 또는 그 훨씬 이상에 이르는 손실을 겪었었나에 대한 의문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물론, 당연히 그 답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저 지난 2022년 많은 투자 결정이 차가운 논리보다는 뜨거운 감정, 또는 직업적 의무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겠나 하고 추측할 뿐입니다.
사실 지금 와서 2022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2022년은 이미 끝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2023년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점과 전략을 세우는 것이 됩니다.
2023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요? 단 하나 무조건 맞는 말을 해야 한다면, 일단 먼 옛날 존 피어폰트 모건이 말했듯 시장은 “등락(fluctuate)”할 것입니다. 사실 시장에 그것 하나 빼고 100% 확실한 것은 없죠.
다만 세상에는 가끔씩 ‘맞는 것이 거의 확실한’ 예측을 할 기회가 등장하곤 합니다. 예컨대 08년 GFC 발생 직후 시점에서 CNBC나 블룸버그에 나와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 발언하는 일은 전혀 부담되는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당연한 일이니까요. 비슷하게 2022년 연초에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outlook을 얘기하는 것 또한 그리 부담되지 않았을 겁니다.
2023년에도 ‘맞는 것이 거의 확실한’ 예측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동안 인플레이션율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언제 비로소 peak-out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일단 제가 보기에 한동안은 상당히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은 2023년 유일한 ‘거의 확실하게 맞을’ 베팅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급락할 것이라는 기대는 적어도 제 부족한 식견으로 보기에는 일개 망상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은 국가 경제의 재앙입니다. 그걸 알기에 FED도 작년 내내 금리 인상을 서두른 것이구요. Fed는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금리를 올릴 겁니다. 그러니 결국 언젠가 인플레이션은 잡히게 되겠죠. 여기까지는 모두에게 주어진 내용입니다.
따라서 관건은 ‘Fed는 어디까지, 또 언제까지 금리를 올릴 것인가’와 ‘그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인가’가 될 것이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 사람의 2023 Outlook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별 전문성은 없는 내용인만큼 가볍게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저는 Fed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그후 한동안은 인상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내 Fed Pivot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여론 상으로는 5.25~5.50%까지 올리는 것이 대세입니다만, 저는 base case로 5.75%, 가능성이 높지 않은 bull case로 6.0%를 가정합니다. 그 이상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 Fed가 인플레의 여지를 아예 말살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기 침체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 썩 달가운 일이 아니지만, 기회가 있을 때 단순 필요보다 더 높은 금리로 인플레의 싹을 아예 없애 버리는 것은 분명 구미가 당길 만한 일입니다.
올해 미국은 예년 말처럼 Goods deflation- Service inflation의 흐름을 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Service inflation을 잡으려면 래리 서머스가 말한 “더 높은 실업률,” 즉 고용시장의 냉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뿌린 돈이 워낙 많아서 4.50~4.75% 구간에서 서비스 시장의 활력이 확 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 또한 의외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리오프닝은 disinflationary effect를 가질 것으로 기대 받곤 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 이는 중국 내 수요 증가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미국 여행 활성화로 인한 미국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둘은 모두 Fed가 바라는 바와 상충합니다.
금리를 5.75%-6.0%로 올리는 데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기업보다는 가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Fed가 기업이 망하는 것을 두려워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바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계가 망하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복잡한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미국 가계의 재정은 그 정도 인상을 충분히 버틸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워낙 많은 돈을 뿌리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모기지론이 생각보다 안전합니다. 미국 경제분석국에 의하면 현재 미국 Mortgage debt의 effective interest rate는 3.4%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향후 1년 간 거의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금 미국 가계에는 충분히 금리 인상기를 버틸 여력이 있습니다. FED는 내심 그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를 원하고, 직장에서 해고되기를 바랄 겁니다. 그래야 인플레이션이 잡히니까요.
금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과연 경기 침체는 발생할까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를 잡는다는 Soft landing은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구미가 당길 시나리오이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금리 상승의 지속이 예견되는 시점에서 경기 침체는 필연적이며 목적 달성의 관점에서 필수불가결합니다. 소비와 고용을 침체시키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발언했지만 저는 그건 정치적인 말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침체의 수준이 재앙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경기침체가 막장으로 간다면 그건 원자재 시장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깽판이 나와야 할텐데, 그럴 가능성은 당장 보기에는 희박합니다. 따라서 저는 완만한 침체를 예상합니다. 그래도 아프기는 꽤나 아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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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를 근거로 2023년 주식시장의 테마를 earnings-driven correction으로 잡고자 합니다. 지난 2022년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대부분의 주식시장은 크게 하락했습니다. EPS x PER의 관점에서, 이때 주가 하락의 주된 견인은 실적보다는 멀티플 자체의 하락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기 침체로 인한 EPS 자체의 하락이 주가에 보다 큰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시장은 그 하락을 멀티플의 개념으로 선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KKR이나 Schroders, Generali의 의견처럼 시장의 Earnings consensus가 너무 낙관적인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멀티플도 충분히 내려간 것이 아닐 수 있게 되고, 저는 그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2023년의 주식시장 역시 예년과 같이 하락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명의 개인투자자로서 2023년 투자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하고 긴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작년을 되돌아보면, 사실 지난 2022년은 웬만큼 확실한 확신이 아니라면 주식이든 채권이든 투자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상당히 유리한 해였습니다. 지속적인 빅스텝으로 인해 전체 자본시장이 상당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주식시장의 경우 올 2023년의 상황도 2022년과 사뭇 비슷합니다. 어느 시장이든 일년을 통으로 보면 웬만하면 하락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시장에 분명한 분기점은 존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장이 Fed가 긴축을 강화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면 그때부터는 시장의 완만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완만한” 회복일 뿐 많은 투자자들이 고대하는 급격한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수 투자는 굉장히 난이도 있는 선택이 될 것이고, 오히려 개별 주식 종목의 선정이 중요한 한 해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섹터를 보면, 먼저 많은 분들이 사랑하시는 기술주는 올 한 해 상당히 고전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시장 상황이 기술주에 웃어주지 않습니다. 특히 duration이 긴 주식의 경우 매우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멀티플이 높은 기업일수록 기대 매출 성장이 꺾일 시 그 멀티플이 빠르게 쪼그라들기 때문입니다.
섹터 중에는 헬스케어 등의 경기방어주가 경기주보다는 여러모로 더 안전한 픽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등의 경기주를 섞어 바벨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신흥국(EM)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꽤 매력적인 투자 대상인 것 같습니다. 물론 PBOC의 갑작스런 금리 인상이 거대한 리스크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한국보다 불확실성이 높긴 합니다. 다만 한국 주식 시장은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채권의 경우 고위험 채권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상당히 괜찮은 이익률을 남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그런 상품에 잘 투자하기란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좋은 채권 펀드를 잘 골라 가입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습니다.
끝으로, 2023년은 하워드 막스가 메모에서 밝혔듯이 “상전벽해”의 시작이 되는 한 해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지난 수십년을 지배해왔던 투자 원칙은 지금 시점에서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buy-the-dip이 있습니다. 해당 전략은 상승장이나 하락장의 말엽에서 시도하기 좋은 전략이지 고금리 시장의 초입에서 사용하는 전략이 아닙니다. 묻지마 장기투자도 비슷합니다. 절대로 가치투자 = 장기투자가 아님을 명심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시간이 투자자의 편이 아닐 수 있고, 투자 결정 하나하나의 비용이 높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기민한 판단력과 행동력이 요구되는 듯합니다. 아쉽지만 대충 좋아 보이는 곳 바닥에 양반다리하고 앉아서 기다리면 돈 벌던 시대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지난 한 해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202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든 면에서 성공적인 한 해 가지시길 바랍니다!
물론 시장은 그 하락을 멀티플의 개념으로 선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KKR이나 Schroders, Generali의 의견처럼 시장의 Earnings consensus가 너무 낙관적인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멀티플도 충분히 내려간 것이 아닐 수 있게 되고, 저는 그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2023년의 주식시장 역시 예년과 같이 하락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명의 개인투자자로서 2023년 투자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하고 긴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작년을 되돌아보면, 사실 지난 2022년은 웬만큼 확실한 확신이 아니라면 주식이든 채권이든 투자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상당히 유리한 해였습니다. 지속적인 빅스텝으로 인해 전체 자본시장이 상당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주식시장의 경우 올 2023년의 상황도 2022년과 사뭇 비슷합니다. 어느 시장이든 일년을 통으로 보면 웬만하면 하락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시장에 분명한 분기점은 존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장이 Fed가 긴축을 강화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면 그때부터는 시장의 완만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완만한” 회복일 뿐 많은 투자자들이 고대하는 급격한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수 투자는 굉장히 난이도 있는 선택이 될 것이고, 오히려 개별 주식 종목의 선정이 중요한 한 해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섹터를 보면, 먼저 많은 분들이 사랑하시는 기술주는 올 한 해 상당히 고전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시장 상황이 기술주에 웃어주지 않습니다. 특히 duration이 긴 주식의 경우 매우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멀티플이 높은 기업일수록 기대 매출 성장이 꺾일 시 그 멀티플이 빠르게 쪼그라들기 때문입니다.
섹터 중에는 헬스케어 등의 경기방어주가 경기주보다는 여러모로 더 안전한 픽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등의 경기주를 섞어 바벨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신흥국(EM)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꽤 매력적인 투자 대상인 것 같습니다. 물론 PBOC의 갑작스런 금리 인상이 거대한 리스크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한국보다 불확실성이 높긴 합니다. 다만 한국 주식 시장은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채권의 경우 고위험 채권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상당히 괜찮은 이익률을 남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그런 상품에 잘 투자하기란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좋은 채권 펀드를 잘 골라 가입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습니다.
끝으로, 2023년은 하워드 막스가 메모에서 밝혔듯이 “상전벽해”의 시작이 되는 한 해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지난 수십년을 지배해왔던 투자 원칙은 지금 시점에서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buy-the-dip이 있습니다. 해당 전략은 상승장이나 하락장의 말엽에서 시도하기 좋은 전략이지 고금리 시장의 초입에서 사용하는 전략이 아닙니다. 묻지마 장기투자도 비슷합니다. 절대로 가치투자 = 장기투자가 아님을 명심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시간이 투자자의 편이 아닐 수 있고, 투자 결정 하나하나의 비용이 높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기민한 판단력과 행동력이 요구되는 듯합니다. 아쉽지만 대충 좋아 보이는 곳 바닥에 양반다리하고 앉아서 기다리면 돈 벌던 시대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지난 한 해 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202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든 면에서 성공적인 한 해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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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_너무 높게 날아 오른 천재 오리
한국 대중문화 역사상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가수 나훈아는 과거 “슈퍼스타는 팬과 안티를 모두 미치게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그 정의에 부합합니다.
많은 이들이 토스를 사랑합니다. 물론 그 까닭 중 가장 큰 것은 그들이 토스라는 프로덕트를 좋아해서이겠지만, 저는 토스가 가진 의의도 사람들이 토스를 사랑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혁신은 우리의 일상 밖에서 작동하지만, 토스가 만들어낸 혁신의 혜택은 우리네 일상에 깊이 침투했습니다. 토스가 없었던 시절 송금을 위해 ATM을 찾아가던 시절은 이제 우리 기억 속 머나먼 저편의 것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는 이제 핸드폰을 켜서 앱을 열고 간단한 인증절차를 거쳐 크고 작은 돈을 송금하는 데에 익숙합니다. 나름 토스 덕분입니다.
물론 혹자는 토스가 없었더라도 송금 혁신 자체는 언젠가 일어날 일이라고 말할 수 있고, 지당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토스가 그 시점을 일정 부분 앞당긴 것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토스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로 UI/UX에 대한 것을 꼽고 싶습니다. 저는 토스가 한국의 UI/UX 역사에 있어서도 큰 분기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전에도 그에 대한 연구나 개발 자체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반 국민,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토스의 등장이 한국의 UI/UX의 상향평준화가 시작된 주요 분기점으로 느껴집니다. 토스의 대중화 이후 몇개 입력할 것 없이 딱딱 알아서 넘어가는 경험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밖에도 이승건 대표와 책 <유난한 도전>으로 대표되는 토스 특유의 기업문화 역시 한국의 기업문화 및 많은 개인의 생각에 적잖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렇듯 토스는 2015년 경 첫 삽을 뜬 이래로 지난 8년 간 한국에 여러 중요한 변화를 이끈 ‘선구적인‘ 기업으로 자리잡았고,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토스에 대해 비관하는 사람의 수도 적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대개 토스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다는 데에 입을 모읍니다. 이유는 Ethical한 부분부터 재무적인 부분까지 꽤나 다양합니다.
그런 비관론자에게 토스 낙관론자는 토스 서비스의 완성도나 현재 토스가 가진 지배력, 인재풀의 수준, 혹은 여러 매체를 통해 드러난 이승건의 카리스마 등을 이유로 그에 반박하곤 합니다.
저는 토스의 애용자이긴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토스 비관론자입니다. 저는 토스가 현재 요구받는 기간 내에 시장의 기대 수준의 이익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의미에서 현재 토스의 밸류는 지나친 고평가라고 판단합니다. 그런 저의 비관은 토스의 주 사업인 토스뱅크와 토스페이먼츠 전반에 퍼져있습니다. 그런 저의 생각을 간단히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토스뱅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토스뱅크의 문제점은 1.한국 소매금융 시장의 문제 2. 역량의 문제 3. 신용의 문제입니다.
먼저 제가 생각하는 한국 소매금융 시장의 약점을 요약하자면, 크게 1.관치금융 2. 높은 경쟁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소매금융은 엄연히 사기업의 영업임에도 불구 아직까지 후진적인 관치금융으로 작동합니다. 한국의 소매금융은 정권/정당을 안가리고 항시 비난 및 압박의 위협 하에 있습니다. 뉴스를 즐겨 보는 분이시라면 “돈 잔치”, “돈 장사”라는 언론의 레토릭에 익숙하실겁니다. 이 관치의 위협은 은행이 소매금융으로 돈을 본격적으로 쓸어담을 시기에 특히 강해져 사업의 수익성을 크게 저해합니다.
이 부분이 토스에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해당 문제가 토스뱅크가 출혈전략으로 고객을 끌어모아도 정작 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방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토스뱅크는 이미 투자유치과정에서 투자자와 자본시장에 ‘약속한’ 성과의 기준이 높은 반면 달성까지 허락받은 기한이 짧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저금리 시대의 말엽을 애저녁에 넘어간 지금에는 특히나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한국 소매금융 시장의 경쟁 강도도 문제입니다. 한국 리테일 뱅킹 시장은 이미 많이 포화된 상태입니다. 기존에 시장을 지배하던 대형 은행부터 토스를 비롯한 신흥 핀테크 진영까지 수많은 금융기업들이 내수에서 파이를 갈라먹기 위해 경쟁 중입니다. 이러한 경쟁 강도는 자연스레 시장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이 토스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해당 경쟁에서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승리하는 데에는 중견급 증권사/운용사/보험사 등의 계열사를 보유한 대형 금융지주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토스도 토스증권 등을 통해 나름대로 구색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사이즈 면에서 대형지주사에 비해 크게 부족하여 전체적인 금리 경쟁에서 유리함을 가져가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대형 출혈을 각오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그게 지금 토스에게 필요한, 또는 가능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의 두 문제는 씨티뱅크를 비롯한 여러 외국계 은행이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할 당시 주된 이유로 꼽히던 것들인데, 저는 지금 토스뱅크의 상황이 당시의 그들과 꽤나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1. 대형 금융 지주사가 아니고 2.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다음으로 역량의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이건 토스뱅크가 결국 인터넷은행, 즉 IT베이스의 금융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인한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먼저 IT는 철저히 온라인이지만, 금융은 생각보다 상당부분 오프라인에 의존합니다. 당장 소매금융의 핵심 사업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하는 데에도 실사 등 오프라인 역량이 중요합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저는 주담대를 100% 온라인(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물론 대환대출 정도야 가능할 것입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은 은행의 출혈을 기반으로 많이 활성화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비대면 주담대도 결국 오프라인 법무사를 끼고 하는 일이기에 온라인 중심인 인터넷은행은 캐파에 제한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토스뱅크가 기껏 사람 끌어모아도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데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됩니다. 더하여 비대면 프로세스에서 나오는 부실대출의 가능성도 아예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또한 IT는 mass를 모으는 데에 능하지만, 저는 금융은 결국 rich를 모아야 돈이 되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의 안정성 확보 및 WM 등 수익원의 다각화를 위해서는 해당 은행의 계좌에 큰 돈을 예치할 부자들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스는 압도적 IT 역량으로 많은 대중을 모으는 데에 성공했지만 소수의 부자를 유인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그들에게는 예대마진 이상의 가치가 필요한데 현재 토스에게는 그럴 역량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토스는 인터넷 은행의 전통적 한계—플랫폼인 듯 보이지만 결국엔 하나의 중소 은행이라는 것—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토스의 대형 금융지주 급 밸류가 우스워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토스뱅크의 신용의 문제는 어떠한 근거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고, 단순한 저의 개인적 생각이니 가볍게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토스뱅크는 굉장히 fancy하지만 신뢰받지는 못하는 은행입니다.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사람들이 토스뱅크에 큰 돈을 넣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예외야 있겠지만은 대부분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 정도에서 많아야 2~3억 정도만 넣을 것 같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리테일 뱅킹에서 잘 성장하려면 부자들이 그 은행의 계좌에 돈을 많이 넣어 은행의 자산이 되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토스가 아무리 쓰기 좋고 편하고 예쁘다고 한들, 과연 100 억대, 1,000 억대 부자가 토스계좌에 수십 억에서 수백 억을 넣어놓고 그에 자산관리를 맡길까요? 아마 그럴 돈이 있다면 차라리 하나은행에 넣어놓을겁니다.
또한 토스의 이미지와는 별개로,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허가를 받은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많이 보유한 점도 일단 은행의 신용에는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물론 토스뱅크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해명할 부분이 많을겁니다.
한국 대중문화 역사상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가수 나훈아는 과거 “슈퍼스타는 팬과 안티를 모두 미치게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그 정의에 부합합니다.
많은 이들이 토스를 사랑합니다. 물론 그 까닭 중 가장 큰 것은 그들이 토스라는 프로덕트를 좋아해서이겠지만, 저는 토스가 가진 의의도 사람들이 토스를 사랑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혁신은 우리의 일상 밖에서 작동하지만, 토스가 만들어낸 혁신의 혜택은 우리네 일상에 깊이 침투했습니다. 토스가 없었던 시절 송금을 위해 ATM을 찾아가던 시절은 이제 우리 기억 속 머나먼 저편의 것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는 이제 핸드폰을 켜서 앱을 열고 간단한 인증절차를 거쳐 크고 작은 돈을 송금하는 데에 익숙합니다. 나름 토스 덕분입니다.
물론 혹자는 토스가 없었더라도 송금 혁신 자체는 언젠가 일어날 일이라고 말할 수 있고, 지당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토스가 그 시점을 일정 부분 앞당긴 것 자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토스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로 UI/UX에 대한 것을 꼽고 싶습니다. 저는 토스가 한국의 UI/UX 역사에 있어서도 큰 분기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전에도 그에 대한 연구나 개발 자체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반 국민,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토스의 등장이 한국의 UI/UX의 상향평준화가 시작된 주요 분기점으로 느껴집니다. 토스의 대중화 이후 몇개 입력할 것 없이 딱딱 알아서 넘어가는 경험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밖에도 이승건 대표와 책 <유난한 도전>으로 대표되는 토스 특유의 기업문화 역시 한국의 기업문화 및 많은 개인의 생각에 적잖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렇듯 토스는 2015년 경 첫 삽을 뜬 이래로 지난 8년 간 한국에 여러 중요한 변화를 이끈 ‘선구적인‘ 기업으로 자리잡았고,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토스에 대해 비관하는 사람의 수도 적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대개 토스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다는 데에 입을 모읍니다. 이유는 Ethical한 부분부터 재무적인 부분까지 꽤나 다양합니다.
그런 비관론자에게 토스 낙관론자는 토스 서비스의 완성도나 현재 토스가 가진 지배력, 인재풀의 수준, 혹은 여러 매체를 통해 드러난 이승건의 카리스마 등을 이유로 그에 반박하곤 합니다.
저는 토스의 애용자이긴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토스 비관론자입니다. 저는 토스가 현재 요구받는 기간 내에 시장의 기대 수준의 이익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의미에서 현재 토스의 밸류는 지나친 고평가라고 판단합니다. 그런 저의 비관은 토스의 주 사업인 토스뱅크와 토스페이먼츠 전반에 퍼져있습니다. 그런 저의 생각을 간단히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토스뱅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토스뱅크의 문제점은 1.한국 소매금융 시장의 문제 2. 역량의 문제 3. 신용의 문제입니다.
먼저 제가 생각하는 한국 소매금융 시장의 약점을 요약하자면, 크게 1.관치금융 2. 높은 경쟁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소매금융은 엄연히 사기업의 영업임에도 불구 아직까지 후진적인 관치금융으로 작동합니다. 한국의 소매금융은 정권/정당을 안가리고 항시 비난 및 압박의 위협 하에 있습니다. 뉴스를 즐겨 보는 분이시라면 “돈 잔치”, “돈 장사”라는 언론의 레토릭에 익숙하실겁니다. 이 관치의 위협은 은행이 소매금융으로 돈을 본격적으로 쓸어담을 시기에 특히 강해져 사업의 수익성을 크게 저해합니다.
이 부분이 토스에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해당 문제가 토스뱅크가 출혈전략으로 고객을 끌어모아도 정작 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방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토스뱅크는 이미 투자유치과정에서 투자자와 자본시장에 ‘약속한’ 성과의 기준이 높은 반면 달성까지 허락받은 기한이 짧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저금리 시대의 말엽을 애저녁에 넘어간 지금에는 특히나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한국 소매금융 시장의 경쟁 강도도 문제입니다. 한국 리테일 뱅킹 시장은 이미 많이 포화된 상태입니다. 기존에 시장을 지배하던 대형 은행부터 토스를 비롯한 신흥 핀테크 진영까지 수많은 금융기업들이 내수에서 파이를 갈라먹기 위해 경쟁 중입니다. 이러한 경쟁 강도는 자연스레 시장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이 토스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해당 경쟁에서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승리하는 데에는 중견급 증권사/운용사/보험사 등의 계열사를 보유한 대형 금융지주가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토스도 토스증권 등을 통해 나름대로 구색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사이즈 면에서 대형지주사에 비해 크게 부족하여 전체적인 금리 경쟁에서 유리함을 가져가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대형 출혈을 각오하면 가능은 하겠지만 그게 지금 토스에게 필요한, 또는 가능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의 두 문제는 씨티뱅크를 비롯한 여러 외국계 은행이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할 당시 주된 이유로 꼽히던 것들인데, 저는 지금 토스뱅크의 상황이 당시의 그들과 꽤나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1. 대형 금융 지주사가 아니고 2.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다음으로 역량의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이건 토스뱅크가 결국 인터넷은행, 즉 IT베이스의 금융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인한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먼저 IT는 철저히 온라인이지만, 금융은 생각보다 상당부분 오프라인에 의존합니다. 당장 소매금융의 핵심 사업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하는 데에도 실사 등 오프라인 역량이 중요합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저는 주담대를 100% 온라인(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물론 대환대출 정도야 가능할 것입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은 은행의 출혈을 기반으로 많이 활성화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비대면 주담대도 결국 오프라인 법무사를 끼고 하는 일이기에 온라인 중심인 인터넷은행은 캐파에 제한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토스뱅크가 기껏 사람 끌어모아도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데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됩니다. 더하여 비대면 프로세스에서 나오는 부실대출의 가능성도 아예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또한 IT는 mass를 모으는 데에 능하지만, 저는 금융은 결국 rich를 모아야 돈이 되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의 안정성 확보 및 WM 등 수익원의 다각화를 위해서는 해당 은행의 계좌에 큰 돈을 예치할 부자들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스는 압도적 IT 역량으로 많은 대중을 모으는 데에 성공했지만 소수의 부자를 유인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그들에게는 예대마진 이상의 가치가 필요한데 현재 토스에게는 그럴 역량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토스는 인터넷 은행의 전통적 한계—플랫폼인 듯 보이지만 결국엔 하나의 중소 은행이라는 것—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토스의 대형 금융지주 급 밸류가 우스워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토스뱅크의 신용의 문제는 어떠한 근거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니고, 단순한 저의 개인적 생각이니 가볍게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토스뱅크는 굉장히 fancy하지만 신뢰받지는 못하는 은행입니다.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사람들이 토스뱅크에 큰 돈을 넣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예외야 있겠지만은 대부분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 정도에서 많아야 2~3억 정도만 넣을 것 같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리테일 뱅킹에서 잘 성장하려면 부자들이 그 은행의 계좌에 돈을 많이 넣어 은행의 자산이 되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토스가 아무리 쓰기 좋고 편하고 예쁘다고 한들, 과연 100 억대, 1,000 억대 부자가 토스계좌에 수십 억에서 수백 억을 넣어놓고 그에 자산관리를 맡길까요? 아마 그럴 돈이 있다면 차라리 하나은행에 넣어놓을겁니다.
또한 토스의 이미지와는 별개로,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허가를 받은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많이 보유한 점도 일단 은행의 신용에는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물론 토스뱅크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해명할 부분이 많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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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장 1년 새 연체율(현재 0.72%)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그러한 불안이 아예 의미없는 것도 아닙니다. 일단 저는 토스뱅크에 큰 돈을 넣어놓는 것이 여타 대형 은행에 예치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위험한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더해 토스뱅크가 보여준 여러 tactical한 시도들도 개인적으로는 은행의 신용을 깎아먹는 부분이라고 평가합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람들은 “얘들 뱅크런 위기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고 그게 그렇게 엄청나게 무리한 논리도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는 토스 특유의 문화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결국 요약하면 현재 토스뱅크는 UI/UX가 월등히 좋기는 하나 수익성도 별로 높지 않은 시장에 있고 그 와중에 불리한 포지션에 놓여있는데 은행업의 기본인 신용조차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 최근 투자 기준 밸류는 8조 2,000억에 달하는 온라인 중심 소형 은행이 됩니다. 그리 아름답지는 못하죠.
혹자는 토스뱅크를 대형은행과 비교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토스를 비평하는 입장에서는 시총 8조의 금융지주사 토스의 토스뱅크를 멸치급 은행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다음으로 토스의 주 매출원인 토스페이먼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토스페이먼츠가 결국 매출은 적당히 높아도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는 사업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저는 PG 산업과 속칭 ’페이 사업‘의 수익성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시장에 침투하는 속도는 높은데 생각보다 수익성이 좋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컨설팅펌이나 투자은행에서 발표하는 시장 규모 및 전망치만 보면 탄성이 나오고 실제로 매출도 나름 가파르게 오르는데 돈은 잘 못버는 아이러니를 마주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PG 산업은 본질적으로 ‘파이 갈라먹기’의 성향이 짙습니다. 기술력을 토대로 서비스 잘 만들어서 여러 대형 기업을 독점적인 captive client로 모셔서 수수료만 야금야금 가져가면 회사에 알아서 당기순이익 뚝뚝 떨어질 것 같은데, 막상 시장 상황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거래가 많은 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여러 PG사를 쓰는 편이고, 역량이 있는 기업은 나름대로 내재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시장 자체가 워낙 기대를 많이 받고 실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보니 경쟁이 극심합니다. 따라서 마케팅비용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출혈 전략이 요구됩니다. 출혈을 통해 거두는 것도 있겠지만 출혈은 결국 출혈—즉 비용입니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생각했던 ‘이만큼 고객을 모으면 이 정도는 벌겠지’의 계산이 제대로 먹히지 않게 됩니다. 그 결과는 당연히 낮은 이익 또는 적자로 나타납니다.
PG와 페이를 분류하는게 이상하기는 하지만, 일단 단순히 ‘페이(간편결제)’ 시장만 봐도 그렇습니다. 한국의 페이 시장은 ‘고래’ 급인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고래와는 조금다른 성격의 일종의 ‘상어’ 격인 쿠팡페이, 그리고 그 외의 토스페이 등의 ‘고등어’나 군소 ‘멸치’가 난립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등 포식자 계층과 고등어, 멸치급의 차이점은 대형 플랫폼의 보유 여부입니다. <카카오톡>, <네이버>, <쿠팡>의 위세는 가히 한국의 3대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을만큼 막강합니다. 그들은 그 권력을 바탕으로 판매자에게는 사용하게 할 수 있고, 구매자에게는 필요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그들은 판촉이나 마케팅의 설계 면에서 피식자 페이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부분을 점합니다.
토스페이가 그 부분을 비집고 들어가 시장을 점유하려면 토스페이만의 무엇이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페이 서비스는 사용 편의성과 금전적 혜택을 더 주는 것 외에는 판매자/구매자에게 어떠한 차별점을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술보다는 말 그대로 힘 대 힘으로 붙어야 하는 싸움을 강요받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고래/상어보다 고등어/멸치가 유리할 부분은 거의 없다는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토스는 한국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멀리 온 기업 중 하나입니다. 그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사용 편의성의 혁신과 여러 참신한 전술적/전략적 시도 덕택입니다. 그 부분에서 토스 팀은 분명 대단한 성과를 거뒀고, 한국 비즈니스계에 여러차례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자본시장은 혁신가의 등장을 환영했습니다. 그 환영은 토스의 8조 2,000억원 밸류의 시리즈G 투자 유치로 정리됩니다. 해당 밸류는 한국의 대형 금융지주사 우리금융지주의 시가총액(약 8조 6,000억 원)에 맞먹습니다. 이러한 후한 인정은 토스가 시장의 꿈을 현실화해야 할 시점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을 뜻합니다.
토스의 ‘쓰기 좋음(혹은 편함)’은 이미 모두 알고 있고, 따라서 토스의 현재에 반영되어있는 부분입니다. 이제 토스에게는 그와 별개로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토스는 그걸 ‘슈퍼앱’에서 찾는 듯 보입니다. 토스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만드려는 계획이겠죠.
이제 토스는 사람들이 토스에서 와우멤버십처럼 유료 회원제도 가입하고 치킨도 사고 휴대폰도 사고 조각투자도 하고 자동차도 거래하고 경제 칼럼도 읽는 그런 일상을 구현하려 합니다. 좋은 계획이고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근데 왜 저는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별로 그런 일상에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요?
일단 토스는 기존에 구축해놓은 유무형의 인프라가 없습니다. 따라서 토스의 멤버십은 계속 토스의 돈을 태우는 구조로 작동할겁니다. 이 부분에서 토스플러스는 기존에 만들어놓은 바의 가동이 중심이 되는 네이버플러스나 와우클럽과 구분됩니다.
그리고 토스가 시도하는 신사업은 대부분 이미 대형 플레이어들이 잘 영업하고 있는 꽤 성숙한 시장입니다. 물론 성숙한 시장이라고 해서 진입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이미 구축된 장벽 자체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스의 연쇄적인 신사업 진출은 사업을 해본 적이 없는 저에게 한 가지 의문을 던집니다. ’신사업이라는게 똑똑한 사람들이 잘 구상해서 좌판에 쫙 깔아놓기만 하면 다 알아서 되는건가?’
당연히 아닐겁니다. 토스앱에 존재하는 많은 신사업들은 모두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 및 실행과정을 거쳐 선정 및 추진된 내용일 것이 분명합니다. 해당 기능을 제대로 활용해보지 않은 제가 런치된 내용만 보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사실 웃기는 거기도 하구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토스의 슈퍼앱化가 그저 기업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보이는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말 그렇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토스에게 보다 필요한건 ’전략‘ 아닐까요? 그러나 최근 토스의 모습에서는 전략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최근 토스의 모습을 보면 그저 더 많은 사람들 더 자주 더 오래 쓰게 하려는 방편을 쏟아내는 초기 스타트업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지금 토스는 기업 규모로 보나 밸류로 보나 스타트업의 단계는 한참 지난, ‘중견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회사의 행보 하나하나에 좀 더 회사의 중장기적 방향성을 담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간에 지금 토스는 대형 금융지주급 시총을 지닌 회사니까요.
이번에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내가 뭐라고, 또 뭘 알아서 이런 글을 쓰고 있냐‘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제 의견을 공유드리는 것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 나름의 고심 끝에 글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께 좋은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에 더해 토스뱅크가 보여준 여러 tactical한 시도들도 개인적으로는 은행의 신용을 깎아먹는 부분이라고 평가합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람들은 “얘들 뱅크런 위기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고 그게 그렇게 엄청나게 무리한 논리도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는 토스 특유의 문화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결국 요약하면 현재 토스뱅크는 UI/UX가 월등히 좋기는 하나 수익성도 별로 높지 않은 시장에 있고 그 와중에 불리한 포지션에 놓여있는데 은행업의 기본인 신용조차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 최근 투자 기준 밸류는 8조 2,000억에 달하는 온라인 중심 소형 은행이 됩니다. 그리 아름답지는 못하죠.
혹자는 토스뱅크를 대형은행과 비교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토스를 비평하는 입장에서는 시총 8조의 금융지주사 토스의 토스뱅크를 멸치급 은행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다음으로 토스의 주 매출원인 토스페이먼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토스페이먼츠가 결국 매출은 적당히 높아도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는 사업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저는 PG 산업과 속칭 ’페이 사업‘의 수익성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시장에 침투하는 속도는 높은데 생각보다 수익성이 좋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컨설팅펌이나 투자은행에서 발표하는 시장 규모 및 전망치만 보면 탄성이 나오고 실제로 매출도 나름 가파르게 오르는데 돈은 잘 못버는 아이러니를 마주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PG 산업은 본질적으로 ‘파이 갈라먹기’의 성향이 짙습니다. 기술력을 토대로 서비스 잘 만들어서 여러 대형 기업을 독점적인 captive client로 모셔서 수수료만 야금야금 가져가면 회사에 알아서 당기순이익 뚝뚝 떨어질 것 같은데, 막상 시장 상황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거래가 많은 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여러 PG사를 쓰는 편이고, 역량이 있는 기업은 나름대로 내재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시장 자체가 워낙 기대를 많이 받고 실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보니 경쟁이 극심합니다. 따라서 마케팅비용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출혈 전략이 요구됩니다. 출혈을 통해 거두는 것도 있겠지만 출혈은 결국 출혈—즉 비용입니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생각했던 ‘이만큼 고객을 모으면 이 정도는 벌겠지’의 계산이 제대로 먹히지 않게 됩니다. 그 결과는 당연히 낮은 이익 또는 적자로 나타납니다.
PG와 페이를 분류하는게 이상하기는 하지만, 일단 단순히 ‘페이(간편결제)’ 시장만 봐도 그렇습니다. 한국의 페이 시장은 ‘고래’ 급인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고래와는 조금다른 성격의 일종의 ‘상어’ 격인 쿠팡페이, 그리고 그 외의 토스페이 등의 ‘고등어’나 군소 ‘멸치’가 난립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등 포식자 계층과 고등어, 멸치급의 차이점은 대형 플랫폼의 보유 여부입니다. <카카오톡>, <네이버>, <쿠팡>의 위세는 가히 한국의 3대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을만큼 막강합니다. 그들은 그 권력을 바탕으로 판매자에게는 사용하게 할 수 있고, 구매자에게는 필요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그들은 판촉이나 마케팅의 설계 면에서 피식자 페이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부분을 점합니다.
토스페이가 그 부분을 비집고 들어가 시장을 점유하려면 토스페이만의 무엇이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페이 서비스는 사용 편의성과 금전적 혜택을 더 주는 것 외에는 판매자/구매자에게 어떠한 차별점을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술보다는 말 그대로 힘 대 힘으로 붙어야 하는 싸움을 강요받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고래/상어보다 고등어/멸치가 유리할 부분은 거의 없다는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토스는 한국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멀리 온 기업 중 하나입니다. 그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사용 편의성의 혁신과 여러 참신한 전술적/전략적 시도 덕택입니다. 그 부분에서 토스 팀은 분명 대단한 성과를 거뒀고, 한국 비즈니스계에 여러차례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자본시장은 혁신가의 등장을 환영했습니다. 그 환영은 토스의 8조 2,000억원 밸류의 시리즈G 투자 유치로 정리됩니다. 해당 밸류는 한국의 대형 금융지주사 우리금융지주의 시가총액(약 8조 6,000억 원)에 맞먹습니다. 이러한 후한 인정은 토스가 시장의 꿈을 현실화해야 할 시점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을 뜻합니다.
토스의 ‘쓰기 좋음(혹은 편함)’은 이미 모두 알고 있고, 따라서 토스의 현재에 반영되어있는 부분입니다. 이제 토스에게는 그와 별개로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토스는 그걸 ‘슈퍼앱’에서 찾는 듯 보입니다. 토스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만드려는 계획이겠죠.
이제 토스는 사람들이 토스에서 와우멤버십처럼 유료 회원제도 가입하고 치킨도 사고 휴대폰도 사고 조각투자도 하고 자동차도 거래하고 경제 칼럼도 읽는 그런 일상을 구현하려 합니다. 좋은 계획이고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근데 왜 저는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별로 그런 일상에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요?
일단 토스는 기존에 구축해놓은 유무형의 인프라가 없습니다. 따라서 토스의 멤버십은 계속 토스의 돈을 태우는 구조로 작동할겁니다. 이 부분에서 토스플러스는 기존에 만들어놓은 바의 가동이 중심이 되는 네이버플러스나 와우클럽과 구분됩니다.
그리고 토스가 시도하는 신사업은 대부분 이미 대형 플레이어들이 잘 영업하고 있는 꽤 성숙한 시장입니다. 물론 성숙한 시장이라고 해서 진입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이미 구축된 장벽 자체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스의 연쇄적인 신사업 진출은 사업을 해본 적이 없는 저에게 한 가지 의문을 던집니다. ’신사업이라는게 똑똑한 사람들이 잘 구상해서 좌판에 쫙 깔아놓기만 하면 다 알아서 되는건가?’
당연히 아닐겁니다. 토스앱에 존재하는 많은 신사업들은 모두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 및 실행과정을 거쳐 선정 및 추진된 내용일 것이 분명합니다. 해당 기능을 제대로 활용해보지 않은 제가 런치된 내용만 보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사실 웃기는 거기도 하구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토스의 슈퍼앱化가 그저 기업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보이는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말 그렇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토스에게 보다 필요한건 ’전략‘ 아닐까요? 그러나 최근 토스의 모습에서는 전략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최근 토스의 모습을 보면 그저 더 많은 사람들 더 자주 더 오래 쓰게 하려는 방편을 쏟아내는 초기 스타트업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지금 토스는 기업 규모로 보나 밸류로 보나 스타트업의 단계는 한참 지난, ‘중견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회사의 행보 하나하나에 좀 더 회사의 중장기적 방향성을 담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간에 지금 토스는 대형 금융지주급 시총을 지닌 회사니까요.
이번에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내가 뭐라고, 또 뭘 알아서 이런 글을 쓰고 있냐‘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제 의견을 공유드리는 것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 나름의 고심 끝에 글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께 좋은 일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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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주와 2차전지주에 대한 단상_돈 꼴은 소크라테스보다는 돈 벌은 유인원이 낫다?
주식시장은 과거 J.P.모건이 남긴 말마따나 항상 “요동(fluctuate)”칩니다. 덕분에 시장은 항상 크고작은 오르내림으로 가득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즉 급등과 급락입니다.
주식투자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그 목적이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다는 점입니다. 바로 돈을 버는 것이죠. 무릇 주식 투자자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내가 산 주식의 값이 오르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본인이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그러나 동시에 타인이 산 주식이 급등하는 것만큼 꼴보기 싫은 것도 없습니다. 이는 해당 사건이 사람의 감정과 이성을 모두 아니꼽게 하기 때문입니다. 남이 돈 번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짜증나는데 그 급등에서 딱히 합리성이 느껴지지 않으니 열불이 터지는 것이죠.
감정적인 부분은 속칭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픈”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인간의 본성이니 그렇다 치고 넘어가면 됩니다. 다만 이성적인 짜증은 왜 생기는걸까요? 사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것이 실제로 전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만큼 “시장이 답이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요? 그런데 말을 잘 들어봐야죠. 주식 시장은 ’답을 알고 있는 시장‘이 아니라 그냥 ’시장이‘ 답인 곳입니다. 시장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서 답이 되는게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답이 되는 곳이죠. 저는 이게 극단적으로 드러나는게 급등주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급등은 말이 안되니까요. 그러다 보니 급등주는 항상 시장의 격렬한 찬반의 현장, 뜨거운 감자가 되기 일상입니다.
제 3자 입장에서 두 진영의 논리를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급등주 안티팬 진영의 논리가 숫자와 논리 면에서 훨씬 그럴듯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상승은 지극히 비이성적인 현상이니까요.
그러나 막상 토론의 현장을 참관하면 안티팬 진영이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지지자들은 시간이 지난 후 거품이 급격하게 꺼지는 과정에서 주가와 함께 침몰하고 담론장에서 그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부분은 애써 길게 늘어뜨리긴 했지만 대부분 이미 아는 내용이실 확률이 높습니다. 일반적인 하나의 흥망성쇠—보다 비속한 표현을 빌리면 욕흥개망(욕망으로 흥하다 개같이 망하는) 레파토리니까 말입니다. 제가 오랜만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에는 근래 한국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2차전지 랠리가 있습니다.
분명 2차전지는 유망한 산업입니다. 한국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가 맞고, 화석연료 차량 규제로 대표되는 전세계의 행정조치 등의 많은 tailwind가 앞날을 밝힙니다.
하지만 그 빛나는 앞날에 대한 기대를 어디까지 키울 것인가에 대한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멀티플은 그 회사의 미래에 대한 호의적인 가정을 보다 긴 기간동안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 평균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멀티플에는 긴 winnig streak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2차전지 랠리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의구심이 듭니다. 그 이유로는 1. 중국의 존재와 2.산업의 성장 속도 지속에 대한 의심이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2차전지에 대하여 어떠한 전문성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이므로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이야기는 간단한 사견, 지나가는 이야기로 가볍게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저는 기본적으로 2차전지 배터리 시장은 종류를 불문하고 압도적으로 중국이 지배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원료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미국이 그 패권을 뺏어오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2차전지 배터리의 원료 시장에 있어 독보적인 패권국입니다. 리튬, 코발트 등의 광물 시장에서는 제련을 꽉 잡고 있고 흑연 시장에서는 생산부터 제련에 이르는 모든 밸류체인을 지배 중입니다.
중국이 제련 시장을 지배하게 된 데에는 제련이 약간의 님비 성향이 있는 산업이라는 점이 크게 기여했습니다. 제련은 속되게 말해 ‘까리하지’ 않은 산업입니다. 환경 오염 문제도 꽤 있고,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인지라 인건비의 부담도 있습니다. 덕분에 그런거 신경 안쓰고 성장에만 몰두하던 중국에서 해당 산업이 집중적으로 발전하여 현재의 패권을 잡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중국의 원료 패권을 불가역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미국이 IRA 도입 등을 통해 이 패권을 견제하려고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상 쉽지 않고 꼬리를 내리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제련을 지금 가장 잘 하고, 제련 산업에 있어 가장 유리한 환경이 중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련의 탈중국으로 인해 상승하는 비용은 미국이 감당하기에 역부족일겁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중국 물량을 안받으면 어디서 그 많은 원료를 그 가격에 가지고 올 수 있을까요?
게다가 중국은 빙다리핫바지가 아니라 인구 20억의 대국이자 G2를 구성하는 패권국입니다. 미국이 틀어막아도 자체적으로 굴러가는 수요가 상당한 만큼 견제와 탱킹전을 동시에 벌이기 충분하며,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서구진영이 돈 뿌리다 제 풀에 지치면 그 시장을 잡아먹을 자체 전기차/배터리 기업도 이미 존재합니다.
이러니 적어도 2차전지에 대해서는 미국이 중국을 때리면 때릴 수록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전기차 산업을 접기에는 이미 여러모로 너무 멀리 와버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미국의 중국 견제‘ 순풍이 duration 측면에서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산업 성장의 수명 측면에서 지금 한국의 2차전지 기업에 적용되는 projection은 지나치게 과감한 듯 보입니다. 최근 에코프로 등의 2차전지 기업이 보여주는 성장세는 분명 대단합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주가는 그 추세가 십수년 동안 계속되거나 가속되는 것을 가정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지금 전기차가 보이는 penetration 속도는 놀랍습니다. 그러나 이 페이스가 계속될지는 의문입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의 주된 견인 요인은 선진국 및 중국 정부의 친환경 목적의 전기차 장려 보조금입니다. 사실 전기차는 주행거리나 충전 속도 등의 면에서 화석연료 차량에 비해 불편한 점이 꽤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채택률이 빠르게 높아진 까닭에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보조금을 대서 그 결정을 도왔던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구조가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의문스럽습니다. 보조금은 계속 나가는데,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값도 비쌉니다. 전기값이 떨어지려면 말 그대로 발전 단가가 내려가야 하는데, 최근 가중되는 글로벌 정세의 혼란과 친환경 정책이 야기하는 에너지 인플레이션은 쉽게 통제가 가능한 대상이 아닙니다. 거기에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은 인프라 투자는 덤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기차는 국가 입장에서 비싼 운행수단이 됩니다. 따라서 전기차 침투율이 높아질수록 인플레이션율은 올라가고, 그걸 낮추기 위해서는 보조금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친화정책이 약화되는 순간 전기차의 침투 속도는 둔화할 확률이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비싸고, 그것이 가진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저는 이 절망적인 싸이클의 현실화 가능성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의 ‘2차전지 띄우기’는 과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해당 산업은 분명 유망한 산업이고, 한국의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당장 망할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으며 그들의 앞날에도 아직 어둠이 드리우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 에코프로 계열사나 금양 등에 들어가는 멀티플은 다소 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은 과거 J.P.모건이 남긴 말마따나 항상 “요동(fluctuate)”칩니다. 덕분에 시장은 항상 크고작은 오르내림으로 가득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즉 급등과 급락입니다.
주식투자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그 목적이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다는 점입니다. 바로 돈을 버는 것이죠. 무릇 주식 투자자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내가 산 주식의 값이 오르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본인이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그러나 동시에 타인이 산 주식이 급등하는 것만큼 꼴보기 싫은 것도 없습니다. 이는 해당 사건이 사람의 감정과 이성을 모두 아니꼽게 하기 때문입니다. 남이 돈 번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짜증나는데 그 급등에서 딱히 합리성이 느껴지지 않으니 열불이 터지는 것이죠.
감정적인 부분은 속칭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픈”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인간의 본성이니 그렇다 치고 넘어가면 됩니다. 다만 이성적인 짜증은 왜 생기는걸까요? 사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것이 실제로 전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만큼 “시장이 답이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요? 그런데 말을 잘 들어봐야죠. 주식 시장은 ’답을 알고 있는 시장‘이 아니라 그냥 ’시장이‘ 답인 곳입니다. 시장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서 답이 되는게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답이 되는 곳이죠. 저는 이게 극단적으로 드러나는게 급등주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급등은 말이 안되니까요. 그러다 보니 급등주는 항상 시장의 격렬한 찬반의 현장, 뜨거운 감자가 되기 일상입니다.
제 3자 입장에서 두 진영의 논리를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급등주 안티팬 진영의 논리가 숫자와 논리 면에서 훨씬 그럴듯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상승은 지극히 비이성적인 현상이니까요.
그러나 막상 토론의 현장을 참관하면 안티팬 진영이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지지자들은 시간이 지난 후 거품이 급격하게 꺼지는 과정에서 주가와 함께 침몰하고 담론장에서 그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부분은 애써 길게 늘어뜨리긴 했지만 대부분 이미 아는 내용이실 확률이 높습니다. 일반적인 하나의 흥망성쇠—보다 비속한 표현을 빌리면 욕흥개망(욕망으로 흥하다 개같이 망하는) 레파토리니까 말입니다. 제가 오랜만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에는 근래 한국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2차전지 랠리가 있습니다.
분명 2차전지는 유망한 산업입니다. 한국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가 맞고, 화석연료 차량 규제로 대표되는 전세계의 행정조치 등의 많은 tailwind가 앞날을 밝힙니다.
하지만 그 빛나는 앞날에 대한 기대를 어디까지 키울 것인가에 대한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멀티플은 그 회사의 미래에 대한 호의적인 가정을 보다 긴 기간동안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 평균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멀티플에는 긴 winnig streak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2차전지 랠리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의구심이 듭니다. 그 이유로는 1. 중국의 존재와 2.산업의 성장 속도 지속에 대한 의심이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2차전지에 대하여 어떠한 전문성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이므로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이야기는 간단한 사견, 지나가는 이야기로 가볍게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저는 기본적으로 2차전지 배터리 시장은 종류를 불문하고 압도적으로 중국이 지배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원료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미국이 그 패권을 뺏어오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2차전지 배터리의 원료 시장에 있어 독보적인 패권국입니다. 리튬, 코발트 등의 광물 시장에서는 제련을 꽉 잡고 있고 흑연 시장에서는 생산부터 제련에 이르는 모든 밸류체인을 지배 중입니다.
중국이 제련 시장을 지배하게 된 데에는 제련이 약간의 님비 성향이 있는 산업이라는 점이 크게 기여했습니다. 제련은 속되게 말해 ‘까리하지’ 않은 산업입니다. 환경 오염 문제도 꽤 있고,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인지라 인건비의 부담도 있습니다. 덕분에 그런거 신경 안쓰고 성장에만 몰두하던 중국에서 해당 산업이 집중적으로 발전하여 현재의 패권을 잡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중국의 원료 패권을 불가역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미국이 IRA 도입 등을 통해 이 패권을 견제하려고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상 쉽지 않고 꼬리를 내리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제련을 지금 가장 잘 하고, 제련 산업에 있어 가장 유리한 환경이 중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련의 탈중국으로 인해 상승하는 비용은 미국이 감당하기에 역부족일겁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중국 물량을 안받으면 어디서 그 많은 원료를 그 가격에 가지고 올 수 있을까요?
게다가 중국은 빙다리핫바지가 아니라 인구 20억의 대국이자 G2를 구성하는 패권국입니다. 미국이 틀어막아도 자체적으로 굴러가는 수요가 상당한 만큼 견제와 탱킹전을 동시에 벌이기 충분하며,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서구진영이 돈 뿌리다 제 풀에 지치면 그 시장을 잡아먹을 자체 전기차/배터리 기업도 이미 존재합니다.
이러니 적어도 2차전지에 대해서는 미국이 중국을 때리면 때릴 수록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전기차 산업을 접기에는 이미 여러모로 너무 멀리 와버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미국의 중국 견제‘ 순풍이 duration 측면에서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산업 성장의 수명 측면에서 지금 한국의 2차전지 기업에 적용되는 projection은 지나치게 과감한 듯 보입니다. 최근 에코프로 등의 2차전지 기업이 보여주는 성장세는 분명 대단합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주가는 그 추세가 십수년 동안 계속되거나 가속되는 것을 가정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지금 전기차가 보이는 penetration 속도는 놀랍습니다. 그러나 이 페이스가 계속될지는 의문입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의 주된 견인 요인은 선진국 및 중국 정부의 친환경 목적의 전기차 장려 보조금입니다. 사실 전기차는 주행거리나 충전 속도 등의 면에서 화석연료 차량에 비해 불편한 점이 꽤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채택률이 빠르게 높아진 까닭에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보조금을 대서 그 결정을 도왔던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구조가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의문스럽습니다. 보조금은 계속 나가는데,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값도 비쌉니다. 전기값이 떨어지려면 말 그대로 발전 단가가 내려가야 하는데, 최근 가중되는 글로벌 정세의 혼란과 친환경 정책이 야기하는 에너지 인플레이션은 쉽게 통제가 가능한 대상이 아닙니다. 거기에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은 인프라 투자는 덤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기차는 국가 입장에서 비싼 운행수단이 됩니다. 따라서 전기차 침투율이 높아질수록 인플레이션율은 올라가고, 그걸 낮추기 위해서는 보조금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친화정책이 약화되는 순간 전기차의 침투 속도는 둔화할 확률이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비싸고, 그것이 가진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저는 이 절망적인 싸이클의 현실화 가능성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의 ‘2차전지 띄우기’는 과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해당 산업은 분명 유망한 산업이고, 한국의 2차전지 관련 기업이 당장 망할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으며 그들의 앞날에도 아직 어둠이 드리우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 에코프로 계열사나 금양 등에 들어가는 멀티플은 다소 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주식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떨어지는 우량주보다는 올라가는 개잡주가 주주 입장에서 예쁜 주식입니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투자자들이 2차전지 주식에 애정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단순히 ‘투자’의 관점으로 보면 에코프로나 금양에 투자해 수 배를 불린 2차전지 수호자들이 저나 다른 시장의 평균적인 투자자보다 훨씬 훌륭한 투자를 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본질적으로 위험관리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투자자가 보이는 모멘텀 숭배 + FOMO의 경향은 우려할 만한 부분입니다. 그런 투자 방식은 원래부터 시쳇말로 고수의 영역인데, 한국처럼 자본시장 윤리가 후진적인 국가에서는 특히 위험한 전략입니다. 다만 한국 시장은 장기투자하기에도 그닥 좋지 못한 시장인만큼 그들의 선택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겠습니다.
끝으로, 최근 2차전지 랠리와 그 중심에 있는 ’밧데리 아저씨’ 등의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선동의 본질—진실과 거짓을 섞어 반죽한 뒤 적당히 부풀려 구워내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의 말에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나름의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발언의 본질적인 목적은 주가의 부양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동시에 그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는 미디어에게도 다 사업적인 목적이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되겠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모두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본질적으로 위험관리의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투자자가 보이는 모멘텀 숭배 + FOMO의 경향은 우려할 만한 부분입니다. 그런 투자 방식은 원래부터 시쳇말로 고수의 영역인데, 한국처럼 자본시장 윤리가 후진적인 국가에서는 특히 위험한 전략입니다. 다만 한국 시장은 장기투자하기에도 그닥 좋지 못한 시장인만큼 그들의 선택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겠습니다.
끝으로, 최근 2차전지 랠리와 그 중심에 있는 ’밧데리 아저씨’ 등의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선동의 본질—진실과 거짓을 섞어 반죽한 뒤 적당히 부풀려 구워내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의 말에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나름의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발언의 본질적인 목적은 주가의 부양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동시에 그들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는 미디어에게도 다 사업적인 목적이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되겠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모두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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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AI를 말한다_나의 세 가지 호기심
지금껏 제게 꽤 많은 사람이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찾아올 AI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때마다 여러 생각에 잠겼습니다만, 아무래도 주제가 기술에 관한 것이다보니 아무래도 그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입장에서는 느낀 바가 있어도 그걸 공유하기가 꽤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가끔씩 생각만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고, 초전도체 같은 새로운 이슈 덕에 AI에 대한 대중의 열기가 많이 식는걸 보면서 묘하게 심리적인 부담이 줄었습니다. 따라서 이참에 그간 제가 AI가 주도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들었던 세 가지 호기심에 대한 단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저의 첫 번째 호기심은 AI에 대한 이 수많은 말들 사이에서 ‘선각자‘는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가였습니다.
만약 누군가 30년 후에 반드시 찾아올 미래에 대해 떠들며 집을 나선 뒤 바로 5분 만에 곧바로 갑작스런 소나기에 온 몸을 적셔버렸다면, 우리는 과연 그의 아둔함을 비난해야 할까요?
아마 그렇지 않겠죠.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먼 미래와 달리 짧은 미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말입니다.
다만 방금 제가 말씀드린 바는 적잖은 아이러니를 형성합니다. 모든 인간은 5분 뒤의 미래에 대해서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는데, 셀 수 없이 많은 변수가 발생할 10년 후의 미래에 대해 확신한다는게 하찮은 우리 인간에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그러나 인류의 역사에 존재하는 많은 선각자(先覺者)들은 그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분명 인간에게 단기적 사건을 예견할 초월적인 신기(神氣)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매 시대에서 시대의 장기적 방향성을 예측 또는 예감하는 능력이 허락된 소수의 인물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개 후세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선각자’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잠시 시점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대로 옮겨 보도록 하죠. 지금 우리 시대의 선각자는 어떤 미래를 보고 있을까요?
2020년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2020년대를 근 20년을 지배한 Tech boom의 정점에서 탄생한 ‘기술 혁신의 최고조’로 평가하는가 하면 어떤 누군가는 지금을 기술 디스토피아의 초입으로 바라봅니다.
둘 다 나름대로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아마 두 진영 모두 2020년대가 격변의 시대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할 것입니다. 최근 수 개의 10년들이 으레 그랬듯 2020년대가 지나온 4년도 가속적 혁신의 연속이었습니다.
원래 세상이 빠르게 변할 때— 옛말을 빌리면 ”하 수상한 시절“엔—’이제 x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y의 시대다‘ 같은 예언의 생산과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2020년대 역시 그 예외가 아니었고, 그러한 움직임은 기술 진보가 연 정보 자유화의 흐름을 등에 업고 ‘예언 시장’의 전례없는 활황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예언 시장에는 늘 헛소리꾼이 선각자보다 많고 그들은 항상 쓸 데 없이 성실합니다. 따라서 시장의 예언을 마냥 믿고 참고하기란 적잖이 위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저는 평소 단 한 가지 경우를 제외하면 예언 시장 자체에 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경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AI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시장에서 예언의 생산과 소비에 모두 참여하지 않는 소위 ‘무관심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람들의 대부분은—사실 그 무관심자 조차도 내심— AI가 세상의 전례없는 격변을 주도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도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그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주장의 과격함을 감안할 때 사뭇 놀라운 결과입니다.
즉,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수준의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본다면,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습니다. 이는 거대한 전체 속에 숨어있는 극소수의 ‘선각자’들 역시 대부분 AI가 주도하는 격변을 강력하게 예견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그것의 전개양상에 대해서는 각자 그리는 바가 다를 수 있겠으나, 여기서 드러나는 통일된 방향성 하나만으로도 다가오는 ‘AI 혁명’을 진지하게 대할 이유가 되기 충분합니다.
지금까지의 긴 글을 요약하면, ”일단 우리 시대의 선각자는 AI 혁명을 보고 있다“는 한 마디가 남겠군요. 이제 저의 첫번째 호기심은 해결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두 번째 호기심은 다음으로 ‘사람들은 어떻게 AI를 추앙하게 되었는가’—일종의 AI 신앙 탄생기—로 향합니다.
저는 어떤 기술이 만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장벽이 허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번째 벽은 ‘상상의 장벽’이고, 두번째이자 마지막 장벽은 ‘구현의 장벽’입니다.
‘상상의 장벽’은 그것의 활용에 대하여 상상하는 일의 난이도를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AI가 가진 상상의 장벽은 아주 낮은 편에 속합니다.
저는 단순히 AI의 활용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 가능 여부의 문제는 AI의 표면적 의미에 대한 기초적 이해 선에서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식과 경험의 수준에 따라 그 결과물의 수준은 천차만별이겠으나, 단순히 가능 여부만 따지면 초등학생도 AI에 대한 나름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다만 분명히 그 너머에는 모두가 알고 있는 현실화의 문제, 즉 ’구현의 장벽‘이 있습니다. 그 마지막 장벽을 넘지 못하는 상상은 대개 진지한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구현되지 못한다면 상상의 의의는 지적 유희에 그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AI의 ‘구현의 장벽’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기술적 진보와 그것이 촉발한 AI 씬의 기민한 산업적 움직임이 이끌어낸 성취입니다. 이제 AI를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황무지에서 빌딩 세우는 식의 막막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현의 장벽이 낮아진 지금, 이제 더 이상 그 어떤 상상도 공허하지 않습니다. 그에 관한 모든 종류의 상상을 허락하던 AI는 이제 그 모든 상상에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그 점에서 AI 신앙 탄생기의 결정적 순간이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공포의 등장입니다.
사실 AI의 잠재적인 파괴력에 대해서는 이미 다수가 내심 알고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AI는 상상의 장벽이 낮기 때문에 아주 옛날부터 ‘인공 지능’의 파괴력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으니까요. 다만 단지 막연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막연함의 베일은 AI의 구현의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점차 빠르게 걷히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2020년대에 어떠한 결정적인 분기점을 지났습니다. 그렇게 존재가 선명해지자 다가온 것은 예정된 두려움이었습니다.
“염병할, 이제 머지않아 세상은 AI가 지배하겠군!“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들릴 솔직한 탄식의 다음 장면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그러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여기서 그가 무엇이든 그 흐름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는건 다수의 경우가 되기에 전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혹자는 그 과정을 통 틀어 FOMO(Fear Of Missing Out)으로 부르고 누군가는 더 나아가 FOBR(Fear Of Being Replaced)라고 부릅니다. 다만 제가 느끼기에 둘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 듯 합니다. 오히려 그보다 중요한건 일단 절대 다수가 흐름에 올라타고자는 현상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올라타고자 한다면 일단 믿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돈과 시간을 태운다면 더더욱 믿게 되고 믿어야만 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 하나의 현상이 되고, 그 현상이 전체 사회로 번지면 개인적 믿음은 집단적인 신앙이 됩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AI 신앙‘입니다.
이렇듯 ‘AI 신앙’의 탄생기에 대한 저의 호기심은 이렇게 특별히 독창적인 부분 없이 아주 대중적인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마지막 호기심은 앞서 말씀드린 탄식의 후속—“그러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그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일로 향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나름의 고민 끝에 ’지금 보이는 미래를 의심하고 보이지 않는 현재를 신뢰하는 자세를 갖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껏 제게 꽤 많은 사람이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찾아올 AI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때마다 여러 생각에 잠겼습니다만, 아무래도 주제가 기술에 관한 것이다보니 아무래도 그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입장에서는 느낀 바가 있어도 그걸 공유하기가 꽤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가끔씩 생각만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고, 초전도체 같은 새로운 이슈 덕에 AI에 대한 대중의 열기가 많이 식는걸 보면서 묘하게 심리적인 부담이 줄었습니다. 따라서 이참에 그간 제가 AI가 주도하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들었던 세 가지 호기심에 대한 단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저의 첫 번째 호기심은 AI에 대한 이 수많은 말들 사이에서 ‘선각자‘는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가였습니다.
만약 누군가 30년 후에 반드시 찾아올 미래에 대해 떠들며 집을 나선 뒤 바로 5분 만에 곧바로 갑작스런 소나기에 온 몸을 적셔버렸다면, 우리는 과연 그의 아둔함을 비난해야 할까요?
아마 그렇지 않겠죠.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먼 미래와 달리 짧은 미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말입니다.
다만 방금 제가 말씀드린 바는 적잖은 아이러니를 형성합니다. 모든 인간은 5분 뒤의 미래에 대해서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는데, 셀 수 없이 많은 변수가 발생할 10년 후의 미래에 대해 확신한다는게 하찮은 우리 인간에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그러나 인류의 역사에 존재하는 많은 선각자(先覺者)들은 그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분명 인간에게 단기적 사건을 예견할 초월적인 신기(神氣)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매 시대에서 시대의 장기적 방향성을 예측 또는 예감하는 능력이 허락된 소수의 인물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개 후세인의 입장에서 그들을 ‘선각자’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잠시 시점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대로 옮겨 보도록 하죠. 지금 우리 시대의 선각자는 어떤 미래를 보고 있을까요?
2020년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2020년대를 근 20년을 지배한 Tech boom의 정점에서 탄생한 ‘기술 혁신의 최고조’로 평가하는가 하면 어떤 누군가는 지금을 기술 디스토피아의 초입으로 바라봅니다.
둘 다 나름대로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아마 두 진영 모두 2020년대가 격변의 시대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할 것입니다. 최근 수 개의 10년들이 으레 그랬듯 2020년대가 지나온 4년도 가속적 혁신의 연속이었습니다.
원래 세상이 빠르게 변할 때— 옛말을 빌리면 ”하 수상한 시절“엔—’이제 x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y의 시대다‘ 같은 예언의 생산과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2020년대 역시 그 예외가 아니었고, 그러한 움직임은 기술 진보가 연 정보 자유화의 흐름을 등에 업고 ‘예언 시장’의 전례없는 활황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예언 시장에는 늘 헛소리꾼이 선각자보다 많고 그들은 항상 쓸 데 없이 성실합니다. 따라서 시장의 예언을 마냥 믿고 참고하기란 적잖이 위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저는 평소 단 한 가지 경우를 제외하면 예언 시장 자체에 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경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AI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시장에서 예언의 생산과 소비에 모두 참여하지 않는 소위 ‘무관심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람들의 대부분은—사실 그 무관심자 조차도 내심— AI가 세상의 전례없는 격변을 주도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도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그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주장의 과격함을 감안할 때 사뭇 놀라운 결과입니다.
즉,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수준의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본다면,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습니다. 이는 거대한 전체 속에 숨어있는 극소수의 ‘선각자’들 역시 대부분 AI가 주도하는 격변을 강력하게 예견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그것의 전개양상에 대해서는 각자 그리는 바가 다를 수 있겠으나, 여기서 드러나는 통일된 방향성 하나만으로도 다가오는 ‘AI 혁명’을 진지하게 대할 이유가 되기 충분합니다.
지금까지의 긴 글을 요약하면, ”일단 우리 시대의 선각자는 AI 혁명을 보고 있다“는 한 마디가 남겠군요. 이제 저의 첫번째 호기심은 해결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두 번째 호기심은 다음으로 ‘사람들은 어떻게 AI를 추앙하게 되었는가’—일종의 AI 신앙 탄생기—로 향합니다.
저는 어떤 기술이 만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장벽이 허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번째 벽은 ‘상상의 장벽’이고, 두번째이자 마지막 장벽은 ‘구현의 장벽’입니다.
‘상상의 장벽’은 그것의 활용에 대하여 상상하는 일의 난이도를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생각하기에 AI가 가진 상상의 장벽은 아주 낮은 편에 속합니다.
저는 단순히 AI의 활용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느냐 없느냐, 그 가능 여부의 문제는 AI의 표면적 의미에 대한 기초적 이해 선에서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식과 경험의 수준에 따라 그 결과물의 수준은 천차만별이겠으나, 단순히 가능 여부만 따지면 초등학생도 AI에 대한 나름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다만 분명히 그 너머에는 모두가 알고 있는 현실화의 문제, 즉 ’구현의 장벽‘이 있습니다. 그 마지막 장벽을 넘지 못하는 상상은 대개 진지한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구현되지 못한다면 상상의 의의는 지적 유희에 그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AI의 ‘구현의 장벽’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기술적 진보와 그것이 촉발한 AI 씬의 기민한 산업적 움직임이 이끌어낸 성취입니다. 이제 AI를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황무지에서 빌딩 세우는 식의 막막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현의 장벽이 낮아진 지금, 이제 더 이상 그 어떤 상상도 공허하지 않습니다. 그에 관한 모든 종류의 상상을 허락하던 AI는 이제 그 모든 상상에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부여합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그 점에서 AI 신앙 탄생기의 결정적 순간이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공포의 등장입니다.
사실 AI의 잠재적인 파괴력에 대해서는 이미 다수가 내심 알고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AI는 상상의 장벽이 낮기 때문에 아주 옛날부터 ‘인공 지능’의 파괴력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으니까요. 다만 단지 막연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막연함의 베일은 AI의 구현의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점차 빠르게 걷히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2020년대에 어떠한 결정적인 분기점을 지났습니다. 그렇게 존재가 선명해지자 다가온 것은 예정된 두려움이었습니다.
“염병할, 이제 머지않아 세상은 AI가 지배하겠군!“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들릴 솔직한 탄식의 다음 장면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그러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여기서 그가 무엇이든 그 흐름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는건 다수의 경우가 되기에 전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혹자는 그 과정을 통 틀어 FOMO(Fear Of Missing Out)으로 부르고 누군가는 더 나아가 FOBR(Fear Of Being Replaced)라고 부릅니다. 다만 제가 느끼기에 둘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 듯 합니다. 오히려 그보다 중요한건 일단 절대 다수가 흐름에 올라타고자는 현상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올라타고자 한다면 일단 믿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돈과 시간을 태운다면 더더욱 믿게 되고 믿어야만 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 하나의 현상이 되고, 그 현상이 전체 사회로 번지면 개인적 믿음은 집단적인 신앙이 됩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AI 신앙‘입니다.
이렇듯 ‘AI 신앙’의 탄생기에 대한 저의 호기심은 이렇게 특별히 독창적인 부분 없이 아주 대중적인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마지막 호기심은 앞서 말씀드린 탄식의 후속—“그러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그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일로 향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나름의 고민 끝에 ’지금 보이는 미래를 의심하고 보이지 않는 현재를 신뢰하는 자세를 갖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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