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ro Trader
7.43K subscribers
1.94K photos
8 videos
4 files
1.11K links
Download Telegram
Threefold Forge: 'The Cheapest Rally in the World'

코스피 80% 상승에도 선행 P/E 6.4배, 이번 강세장은 멀티플이 아니라 이익이 끌어올렸다

코스피는 올해 약 80%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6.4배까지 내려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낮아졌다. 일반적인 강세장에서는 주가가 이익보다 빨리 올라 멀티플이 확장되지만, 이번 한국 랠리는 정반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면서 코스피 이익 추정치는 17개월 연속 상향됐고, 올해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약 170% 높아졌다. 2006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향이다.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도 이익이라는 분모가 더 빠르게 커져 P/E가 압축된 셈이다. 대만 가권지수와 비교하면 코스피 P/E는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재의 낮은 배수는 한국 기업의 현재 실적을 부정하는 가격이 아니다. 시장이 그 이익을 장기 현금흐름이 아니라, 언젠가 정상화될 메모리 초과이익으로 보고 짧은 수명만 부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상승률 자체보다 이익 추정치 곡선이 다음 방향을 결정한다.

6.4배는 자동적인 안전마진이 아니라, 메모리 초과이익의 짧은 수명을 반영한 할인율이다

6.4배라는 숫자만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싸 보이지만, 저평가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닌 전통적 경기순환성에 대한 할인이다. 두 회사가 코스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AI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 전환인지 또 한 번의 고점 사이클인지가 지수 전체의 적정가치를 좌우한다. 낙관론은 HBM과 데이터센터 메모리가 과거 PC, 스마트폰 중심 수요보다 길고 가격 비탄력적이라고 본다. 반대편은 하이퍼스케일러가 설비투자를 이어가더라도 비용 최적화를 강조하기 시작하면 높은 메모리 가격이 고객의 투자수익률을 훼손해 수요를 스스로 죽일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설, 중국 CXMT의 경쟁력 상승까지 감안하면 공급 부족이 풀리는 순간 마진은 과거 사이클처럼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 결국 낮은 P/E는 자동적인 안전마진이 아니다. 메모리 호황의 남은 기간이 시장 예상보다 길다는 증거가 나올 때에만 저평가가 기회로 바뀐다. 이번 분기 하이퍼스케일러 가이던스가 바로 그 시험대다.

P/B 2배와 PEG는 이미 다른 이야기를 한다. 2차 상승에는 ‘싸다’보다 이익 지속성의 증명이 필요하다

다른 지표로 보면 ‘사상 최저 P/E’라는 문장은 훨씬 덜 단순해진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은 올해 처음 2배를 넘어섰고, 성장률을 감안하는 PEG 기준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더 이상 압도적으로 싸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이 대만보다 큰 할인에 거래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집중도와 이익 변동성 역시 한국이 더 높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은 글로벌 장기자금 접근성을 높이고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이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반면 레버리지 ETF와 파생상품 중심의 거래 증가는 작은 실적 실망도 큰 가격 변동으로 증폭시킨다. 따라서 2차 상승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저평가 확인이 아니다. HBM 가격과 출하량,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공급 증설 속도, 중국 경쟁사의 수율을 통해 이익 상향이 18개월째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싸다는 말은 진입 근거가 아니라 검증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결국 가격보다 이익의 반감기가 더 중요하다.

Insight

한국 주식의 비대칭은 선명하다. 메모리 가격과 AI 설비투자가 앞으로도 예상보다 오래 유지된다면 6.4배 P/E는 지나치게 낮고, SK하이닉스 미국 상장과 지배구조 개선까지 더해질 경우 이익 성장과 멀티플 재평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반대로 하이퍼스케일러가 비용 최적화를 강조하고 메모리 계약가격이 꺾이는 순간, 올해 170% 높아진 EPS 추정치가 빠르게 내려오며 ‘싼 시장’은 순식간에 비싸질 수 있다. 따라서 코스피를 통째로 추격하거나 메모리를 완전히 피하는 두 극단 모두 효율적이지 않다. 핵심 메모리 노출은 유지하되, 전력, 장비, 소재, 조선, 방산, 금융처럼 AI 이익과 정책 리레이팅이 확산되는 영역으로 분산하는 편이 낫다. 확인해야 할 것은 현물 주가가 아니라 메모리 계약가격, 재고일수, HBM 공급계약, 글로벌 설비투자 가이던스, 외국인과 레버리지 수급이다. 지금 코스피의 6.4배는 가격표가 아니라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남은 시간을 묻는 질문지다. 이 거래는 가치주 매수가 아니라 이익 지속성에 대한 롱이다.

- Bloomberg, Macro Trader.
Cycle: SK Hynix Is a Golden Goose. It Has to Lay More Eggs

K-파워’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한국의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서 외국 기업의 사상 첫 주식 발행 규모로는 최대인 265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제 관건은 시가총액 1조 달러 규모의 이 기업이 까다로운 이해관계자들의 상충되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이다.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SK하이닉스가 ‘황금 거위’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의 DRAM 공급업체이자,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짝을 이루는 HBM 분야에서는 단연 1위 기업이다.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 분석가들은 SK하이닉스가 올해와 내년에 걸쳐 3,000억 달러 이상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제 모두가 이 “돈나무 (money tree)”를 흔들고 싶어 한다. 시작은 SK하이닉스를 국가 사회경제적 문제의 해결책으로 보고 있는 한국 정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도약’을 다짐하며 지난달 대규모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SK하이닉스는 호남 지역에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40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여당 텃밭인 이 지역은 경기도 남부에 위치한 기존의 반도체 생산 허브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생산 능력’을 ‘국가 부(富)’와 동일시해 왔다. 이는 지난해 1% 성장에 그친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물론 미국 정부도 이 파이의 한 조각을 원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조 단위 AI 인프라 구축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거침없는 지출 행보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년 내에 웨이퍼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웠지만, 삼성전자 역시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에 도전하며 새로운 HBM 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메모리 산업은 이 세 업체가 지배하는 과점 체제이지만,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서서히 실질적인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곽노정 CEO가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월가의 낙관적인 전망보다 긴 2030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등 SK하이닉스 경영진은 현재 활기가 넘칠지 모르지만, 투자자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고 해서 주주 수익률이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향후 5년 내에 공급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며, 이는 취약한 수급 역학 관계를 뒤흔들고 잠재적 침체를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SK하이닉스가 지금은 역대급 이익을 내고 있지만, 불과 3년 전만 해도 적자 상태였다는 점을 잊지 말자. 결국 이 산업은 2년 만에 정점에서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 매우 주기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면 되지만, 최태원 회장은 수백만 명의 개인투자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특히 평등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글로벌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선 자리를 메우며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5월 말 출시된 레버리지 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미 적지 않은 손실을 입고 있다.

만약 SK하이닉스가 막대한 이익을 계속 내지 못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베팅이 실패로 끝난다면, 한국 중산층의 자산이 크게 훼손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반대매매도 늘어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미국 투자자들은 역시 이제 막 투자에 뛰어든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은 한국 경제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동시에 잠재적인 사회적 위험도 안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이제 구조적 성장동력이 부족한 한국 경제에서 사실상 유일한 성장 스토리가 됐다. 정부는 국가 재도약을, 가계는 자산 증식을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처럼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며, 회사의 투자 결정은 글로벌 AI 투자 붐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태원 회장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앞으로도 더 많은 알을 낳아야 한다.

- Bloomberg.
The popularity of leveraged exchange-traded funds tracking the memory pair has fed the wild swings. The local bourse has activated a total of 13 circuit-breaker suspensions on the Kospi since 2000, of which seven have been issued this year. 
Threefold Forge: 'One Stock, Two Clocks'

ADR 상장은 유동성을 늘렸지만, SK하이닉스를 사실상 24시간 거래되는 글로벌 AI 바로미터로 바꿨다

SK하이닉스 ADR이 뉴욕에서 9.3% 급락한 뒤 서울 본주가 장중 4.6% 상승에서 5% 가까운 하락으로 뒤집힌 장면은, 메모리 업황이 하루아침에 악화됐다는 신호보다 가격발견의 시간이 두 대륙으로 연장됐다는 의미에 가깝다. 7월 10일 미국 상장 이후 뉴욕의 AI 하드웨어 매도는 서울 개장과 동시에 본주에 반영되고, 서울 종가의 충격은 다시 ADR로 넘어간다. 과거 한국 투자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나스닥을 선행지표로 봤지만, 이제 SK하이닉스 자체가 글로벌 AI 위험선호를 측정하는 선행 가격이 됐다. 문제는 두 시장이 정보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변동성을 서로 되먹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적은 하루에 한 번도 바뀌지 않는데 가격은 두 시장에서 연속적으로 재평가된다. 코스피가 같은 날 3% 밀린 것도 개별 종목 충격이 지수 전체의 할인율로 전염되는 집중 구조를 보여준다. 이번 급락은 메모리 사이클의 종료보다, 한국 AI 자산이 지역주식에서 글로벌 매크로 자산으로 승격되며 치러야 하는 변동성 비용에 가깝다.

실적보다 레버리지 ETF와 종가 리밸런싱이 단기 가격을 더 크게 흔드는 구조가 됐다

이 변동성의 증폭기는 펀더멘털보다 시장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단일주식과 반도체 레버리지 ETF는 종가마다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상승 시 추가 매수하고 하락 시 추가 매도한다. 올해 SK하이닉스는 50거래일 이상 하루 5% 넘게 움직였고, 급격한 가격 변동에 따른 거래정지도 사상 최고 수준까지 늘었다. 여기에 ADR이 추가되면서 미국의 기술주 매도, 한국의 ETF 리밸런싱, 지수선물 헤지, 현물 종가 매매가 하나의 루프로 묶였다. 개인이 약 2조원을 매도하고 외국인이 이를 받아낸 것도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투매가 아니라 보유 주체의 교체이며, 국내 개인의 저가매수 관성이 처음 흔들린 반면 글로벌 자금은 가격 하락을 이용해 구조적 노출을 늘렸다는 뜻이다. 규제당국이 일부 레버리지 상품의 제한이나 상장폐지까지 거론하는 이유도 손실 보호보다 이 기계적 증폭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같은 하락이라도 누가 팔고 누가 샀는지가 다음 움직임의 질을 결정한다.

7월 23일 실적은 이번 급락이 변동성인지, 메모리 사이클의 변곡점인지 가를 첫 시험대다

따라서 변동성과 사이클을 구분해야 한다. 주가가 크게 흔들린다는 사실만으로 HBM 수요와 메모리 가격,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공급 병목이 꺾였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반대로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급락을 기계적으로 매수해서도 안 된다. 7월 23일 실적은 이 구분을 위한 첫 시험대다. 시장이 확인해야 할 것은 과거 분기 이익보다 향후 HBM 출하와 가격, 고객 주문의 지속성, 증설이 마진에 미칠 영향, AI 설비투자에 대한 경영진의 가이던스다. 이 지표들이 유지된다면 레버리지 ETF와 양시장 가격연동이 만든 과도한 하락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적 추정치까지 하향되기 시작하면 변동성은 더 이상 기술적 소음이 아니라 사이클 전환의 언어가 된다. 특히 이번 조정이 미국 AI 하드웨어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단일 기업의 숫자보다 고객의 자본지출 규율이 더 중요해졌다. 지금 주가는 펀더멘털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그 펀더멘털을 얼마나 오래 믿어도 되는지에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Insight

이번 구간의 알파는 SK하이닉스의 방향을 하루 단위로 맞히는 데 있지 않다. 봐야 할 것은 ADR과 본주의 가격 괴리, 뉴욕과 서울의 거래량, 레버리지 ETF 순자산과 종가 리밸런싱 규모, 외국인 현물 및 선물 수급, 실적 추정치 변화다. 구조적 메모리 롱을 유지하더라도 레버리지 ETF로 같은 델타를 보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거래다. 펀더멘털 노출은 현물과 옵션으로 가져가고, 기계적 매도가 만든 오버 슈팅에서 분할 매수하며, 실적 전에는 꼬리위험을 제한하는 편이 낫다. 또한 ADR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벌어지면 본주 롱 및 ADR 숏의 상대가치가 열릴 수 있지만, 실제 전환 가능성과 차입비용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목 괴리만 보고 들어가면 프리미엄이 아니라 구조를 숏하게 된다. 한국은 이제 나스닥을 따라가는 시장이 아니라 나스닥의 AI 심리를 먼저 흔드는 시장이 됐다. 한 종목이 두 시계를 갖게 된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보다 어느 시장이 먼저 과장하고 있는지를 읽는 일이다. 유동성이 늘었다고 가격발견이 자동으로 더 효율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 Bloomberg, Macro Trader.
Hedge Fund Manager’s Note - TSMC Second-Quarter Earnings

대만반도체제조(TSMC)의 1분기 실적 설명회에는 웨이저자 최고경영자와 웬델 황 최고재무책임자가 참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1조 1,300억 대만달러, 순이익은 58% 증가한 5,725억 대만달러였고, 매출총이익률은 직전 분기 62.3%에서 66.2%로 상승했다. 시장 예상 64.5%를 1.7%포인트 웃돈 수치다. 질의응답은 애널리스트가 탁월한 실적을 축하하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두 경영진은 실적 자체보다 생산능력과 향후 투자, 중동발 비용 압력에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숫자는 공격적이었고 발언의 온도는 보수적이었다.

수요의 중심은 고성능컴퓨팅으로 더 좁아졌다. 고성능컴퓨팅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20%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5%에서 61%로 높아졌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매출은 전분기대비 11% 감소했고, 디지털 소비자 전자제품은 28% 증가했다. 웨이저자는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수요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다소 약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고급 스마트폰은 상대적으로 강하며 이는 대만반도체제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소비자 전자제품 전반의 회복이 아니라 인공지능 연산과 고급 단말기 수요가 범용 수요의 약세를 압도한 결과로 해석된다.

공정 구성은 수익성의 방향을 설명한다. 3나노미터는 웨이퍼 매출의 25%, 5나노미터는 36%, 7나노미터는 13%를 차지했고, 7나노미터 이하 첨단공정 비중은 74%에 도달했다. 웬델 황은 높은 설비가동률, 원가 개선, 우호적인 환율이 매출총이익률을 직전 분기보다 3.9%포인트 높였다고 설명했다. 66.2%의 매출총이익률은 기존 장기 목표인 56% 이상을 약 10%포인트 웃돈다. 이익률의 절대 수준보다 첨단공정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높은 가동률과 공정 구성이 동시에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연간 달러 기준 매출성장률 전망은 기존 30% 내외에서 30% 초과로 상향됐다. 웨이저자는 인공지능 수요가 극도로 강하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2분기 매출도 390억~402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 381억 1,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발언 과정에서 인공지능 수요의 방향에 대해서는 주저함이 없었다. 다만 수요가 강하다는 사실과 그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리해 말했다. 성장 가이던스는 높였지만 생산능력과 첨단 패키징에 대해서는 수치 약속을 피했다. 수요 불확실성보다 공급 실행력이 더 큰 제약이라는 의미다.

웬델 황은 2026년 설비투자가 기존 520억~560억 달러 범위의 상단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찰리 챈이 장기 설비투자 규모를 구체화하려 했지만, 경영진은 2026~2028년 투자가 2023~2025년 집행한 1,010억 달러보다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기존 답변만 반복했다. 자본집약도가 갑자기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장기 숫자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수요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생산능력 확대 속도와 투자수익률을 함께 통제하려는 태도로 읽힌다.

3나노미터 생산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웨이저자는 통상 목표 생산량에 도달한 공정에는 추가 생산능력을 넣지 않지만, 고성능컴퓨팅과 인공지능 응용 수요 때문에 3나노미터 투자를 다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5나노미터 장비를 3나노미터 생산에 활용하도록 전환하고,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2027년 하반기 3나노미터 양산을 시작하며, 일본 두 번째 공장에서는 2028년 3나노미터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공장을 건설하는 데 2~3년, 생산수율과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 다시 1~2년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일론 머스크의 자체 반도체 공장 구상에 대한 질문에서 웨이저자의 답변은 길고 단호했다. 반도체 제조에는 지름길이 없으며, 공장을 짓고 안정적인 양산에 도달하는 데 수년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복했다. 아직 착공도 시작되지 않은 경쟁 프로젝트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지 않는 태도였다. 미국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진척과 원가구조 개선에 대한 확신이 커졌고, 공사와 양산 준비를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강했지만 해외 생산비용에 대해서는 낙관을 과장하지 않았다.

고객 배분과 가격정책에 대한 답변은 생산능력 부족의 긴장을 보여줬다. 웨이저자는 질문과 직접 연결되지 않은 대목에서 특정 고객을 선택하거나 우대하지 않는다고 먼저 강조했다. 애플과 엔비디아처럼 규모가 큰 고객에게 생산물량이 우선 배정될 수 있다는 시장의 의심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고객은 동반자이며 고객도 성공할 수 있도록 가격을 급격하게 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을 이용해 단기간에 가격을 극대화하기보다 높은 가동률, 첨단공정 구성, 장기 고객관계로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에 대한 질문에서는 답변의 확신이 낮아졌다. 웨이저자는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늘리기를 희망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규모나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3나노미터 전공정은 투자와 양산계획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한 반면, 첨단 패키징은 의지를 말하고 약속은 피했다. 이는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이 웨이퍼 생산에서 후공정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회사도 단기간에 공급과 수요의 간극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다.

중동 상황은 수요보다 비용과 공급망 위험으로 다뤄졌다. 웬델 황은 일부 화학제품과 산업용 가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 규모를 계산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헬륨과 수소는 여러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고, 대만 정부가 적어도 5월까지 액화천연가스 공급을 확보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원재료와 에너지 공급 차질은 예상하지 않았다. 대만반도체제조가 대만 전체 전력의 약 10%를 소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의 가동 중단보다 화학재료와 전력비 상승이 매출총이익률에 누적되는 경로가 현실적인 위험이다.

컨퍼런스의 결론은 인공지능 수요의 둔화가 아니라 생산능력과 수익화 방식의 제약이다. 연간 매출성장률 30% 초과, 고성능컴퓨팅 매출 비중 61%, 첨단공정 비중 74%, 매출총이익률 66.2%는 수요와 수익성이 동시에 강하다는 점을 확인한다. 반면 장기 설비투자, 첨단 패키징, 중동발 비용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수치 제시를 피하거나 표현을 낮췄다. 대만반도체제조와 첨단공정 장비, 후공정 공급망의 구조적 비중확대는 유지할 수 있으나, 추가 이익 상향의 핵심은 가격 인상이 아니라 3나노미터와 첨단 패키징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에 있다고 본다.

- Macro Trader.
Threefold Forge: ‘Not Another DeepSeek, Just Crowded AI’

이번 반도체 조정은 AI 투자 논리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AI에 붙어 있던 과도한 확신이 처음으로 가격 조정을 받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 반도체 지수는 고점 대비 20% 하락하며 기술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촉매는 중국 문샷(Moonshot)의 Kimi K3 공개였다. 시장은 처음에는 이를 지난해 DeepSeek 충격처럼 해석하며 AI 경쟁 심화가 기존 투자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해석은 빠르게 수정됐다. Kimi K3 역시 대규모 모델이며, 실제 서비스에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즉, OpenAI와 Anthropic에는 시장점유율 압박이 될 수 있지만, AI 인프라 수요 자체를 줄이는 모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하락의 본질은 기술 혁신이 AI 서버를 대체한다는 공포가 아니라, AI 투자에 붙어 있던 과도한 낙관론이 한 차례 재평가를 받은 데 있다. 시장은 AI를 부정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AI의 기대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핵심은 메모리 가격이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지속성이며, 시장은 처음으로 ‘ROI’를 묻기 시작했다

올해 AI 관련 종목이 흔들릴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은 같다. “이 막대한 설비투자가 언제 돈을 벌기 시작하는가.” 이번에도 TSMC 실적 발표 이후 같은 의문이 다시 떠올랐다. 지금까지 시장은 HBM 가격 상승과 GPU 공급 부족만으로 AI 공급망 전체를 올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 규모보다 투자수익률이 중요해졌다.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오르면 고객인 하이퍼스케일러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결국 설비투자 속도를 조절할 유인이 생긴다. 이는 최근 반복적으로 제기된 ’AI 비용 현실화(AI Cost Reality Check)’와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기업은 여전히 높은 이익을 벌고 있지만, 시장은 그 이익이 앞으로도 같은 속도로 증가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AI는 성장주에서 자본집약 산업으로 바뀌었고, 자본집약 산업은 결국 투자수익률을 피해갈 수 없다.

시장 내부는 의외로 건강하다. AI만 흔들렸을 뿐, 상승장의 폭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반도체 급락에도 시장 전체가 함께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S&P500은 약세를 보였지만 동일가중지수(Equal Weight)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상승장이 소수 AI 종목에서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처럼 반도체가 빠지면 시장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가 아니라, AI 이외 업종이 빈자리를 메우는 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정은 강세장의 종료보다 리더십 교체에 가깝다. 실제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반도체 하락을 “투자 스토리 붕괴”가 아니라 “과밀 포지션이 풀리는 과정”으로 평가한다. 만약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다음 실적에서 AI 투자 계획을 유지한다고 확인해준다면, 지금 관망 중인 자금은 빠르게 AI 공급망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즉, 시장은 AI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AI에 대한 가격을 다시 협상하고 있다.

Insight

이번 조정은 지난해 DeepSeek 충격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당시 시장은 기술 자체가 AI 투자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공포를 반영했다면, 지금은 투자수익률과 밸류에이션을 조정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메모리 사이클을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오히려 확인해야 할 것은 엔비디아 고객사들의 CAPEX 가이던스, HBM 계약가격, GPU 공급 부족, 그리고 AI 서비스의 실제 수익화 속도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변동성이 계속 높겠지만, 시장 전체는 오히려 건강해지고 있다. 동일가중지수가 신고가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AI가 무너지는 시장이 아니라, AI 밖으로 수익이 확산되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지금은 AI를 버릴 시점이 아니라, AI 안에서 메모리, GPU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 전력, 산업 자동화로 알파가 이동하는 초기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정은 메모리 트레이드의 종말이 아니라, AI 가치사슬 내부의 첫 번째 대규모 로테이션으로 보는 편이 더 설득력이 있다.

- Bloomberg, Macro Trader.
Above is the weighted average cost per task for top AI models, as measured by AI analysis platform Artificial Analysis. The cost is calculated from things like input, reasoning, and answer token prices, divided by task count, and adjusted by their weight in the firm’s Intelligence index.

DeepSeek’s position at the bottom underscores perhaps the biggest risk to the AI trade right now: later entrants may be able to deliver similar capabilities at far lower cost. The threat was underscored when yet another Beijing-based startup, Moonshot, unveiled a new open-source model, and investors took notice.

Alongside the intensifying pricing rivalry even at home -- set against a backdrop of surging capex costs -- it all captures the central risk hanging over tech stocks right now. Upcoming earnings will be the real test.
Media is too big
VIEW IN TELEGRAM
Watch: Why South Korea’s AI Stock Mania Is a Warning.
Threefold Forge: 'A Bull Market Without a Consumption Boom'

한국 증시 랠리는 가계자산을 크게 늘렸지만, 이번에는 자산효과가 소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예상보다 훨씬 낮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코스피가 7월 조정 이후에도 연초 대비 약 60%, 전년 대비 110% 이상 상승하면서 가계 주식자산이 GDP 대비 약 15~17%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한국 가계의 자산구성을 상당 부분 변화시켰으며, GDP 대비 주식자산 규모도 일본과 유로존 수준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소비 확대를 기대할 만한 환경이다. 그러나 이번 상승은 부동산 중심이던 가계자산이 금융자산으로 일부 이동한 결과일 뿐, 소비를 촉진하는 구조적 변화까지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은 여전히 주요국 가운데 비금융자산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순금융자산 규모도 GDP 대비 1.2배 수준으로 미국, 대만보다 크게 낮다. 다시 말해 증시 상승은 가계의 재무제표를 개선했지만, 아직 생활방식과 소비 패턴을 바꿀 만큼 자산구조 자체를 뒤집지는 못했다. 시장은 '부의 증가'를 가격에 반영했지만, 경제는 아직 '지출의 증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부의 대부분은 소비성향이 낮은 계층에 집중돼 있어, 이번 자산효과는 생각보다 약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랠리의 또 다른 특징은 수혜가 매우 편중됐다는 점이다. 상위 소득 20%가 전체 가계 주식자산의 약 64%, 상위 자산 20%가 약 72%를 보유하고 있으며, 50세 이상이 전체 주식자산의 약 73%를 차지한다. 결국 가장 큰 평가이익을 얻은 계층이 동시에 소비성향이 가장 낮은 계층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한국 고령층은 해외 주요국보다 저축률이 높고 은퇴 이후를 대비한 예비적 저축 성향이 강하다. 여기에 높은 가계부채와 이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추가 자산은 소비보다 부채 축소나 금융자산 재축적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의 패널 분석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가계 주식자산이 100원 증가할 때 소비는 약 1.6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와도 유사하다. 결국 올해 역사적인 증시 랠리가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GDP의 약 0.3%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상승의 규모와 비교하면 소비 승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더욱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자산효과 일부를 상쇄하며, '부의 증가'와 '현금흐름의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을 만든다

이번 국면이 과거와 다른 이유는 자산가격 상승과 통화긴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자산은 크게 늘었지만 한국은행은 새로운 금리인상 사이클에 들어섔고, 이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한국 가계의 이자부담을 다시 높인다. 즉, 자산 측면에서는 평가이익이 발생하지만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상반된 힘이 작용한다. 여기에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 역시 중요한 변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조정으로 인해 많은 가계가 이번 상승을 영구적인 부의 증가가 아니라 일시적인 평가이익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행동경제학적으로도 일시적 자산증가는 소비보다 저축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결국 한국 경제는 역사적인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미국식 'Wealth Effect'보다, 금융자산 증가와 소비 부진이 공존하는 일본형 패턴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Insight

이 보고서가 주는 가장 중요한 투자 함의는 '증시 강세와 내수 강세는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점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을 근거로 유통, 소비재, 레저 업종의 실적 개선을 과도하게 기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자산효과는 존재하지만, 그 수혜가 고령층과 고자산층에 집중돼 있고, 높은 부채와 금리 부담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증시 상승이 금융시장 자체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다. 자산관리(WM), 증권, 브로커리지, ETF, 거래대금 증가의 수혜는 소비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거시적으로도 이는 한국 경제가 '금융자산은 강하지만 실물소비는 약한 금융주도형 확장'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 투자의 핵심은 소비 회복 베팅이 아니라 자본시장 확대와 금융자산 증가의 수혜를 받는 업종에 있다. 동시에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증시 랠리만으로 민간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 결국 이번 강세장은 GDP를 끌어올리는 소비장이 아니라, 가계 재무제표와 자본시장의 구조를 바꾸는 '자산시장 중심의 강세장'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 Goldman Sachs, Macro Trader.
Tech: Most Important Stock Decision You'll Make This Year

지금 투자자들이 내려야 할 결정은 단 하나다. 바로 반도체 주식을 보유할 것인가, 말 것인가다.

다른 모든 이슈는 여기에 비하면 무색해진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주 매서운 조정을 거쳤음에도 올해 S&P 500 지수의 수익률을 57%포인트나 앞서고 있다. 가상자산부터 하이퍼스케일러, 귀금속에 이르기까지 이전에 인기를 끌었던 다른 투자처들은 모두 빛을 잃었다. 이제는 반도체 제조업체가 아닌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처럼 느껴질 정도다.

최근의 매도세는 투자자들을 흥미로운 갈림길에 세워두고 있다. 엔비디아와 스페이스X를 일찍이 발굴한 스타 펀드매니저 개빈 베이커의 말이 맞다면, 이번 조정은 저가 매수의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헬스케어나 소비재 등 그동안 AI 랠리에서 소외되었던 저평가 종목으로의 순환매를 예견한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마이클 버리 역시 홍콩 증시에서의 저가 매수를 추천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반도체 랠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Gavekal Research의 Louis-Vincent Gave는 반도체 랠리가 본질적으로 거시경제 흐름, 즉 인플레이션에 기반한 경기 호황을 반영하는 거래라고 분석한다. 결국 반도체 제조업만큼 경기 순환에 민감하고 자본 집약적인 산업도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 심리는 이러한 강세론에 의해 움직여 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신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글로벌 경기 호황을 전망해 202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025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무려 61%의 응답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설비투자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 고조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이든 간에 매크로 낙관론이 시들해질 경우 반도체 종목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할 것임은 자명하다. 반도체주는 시장 전체보다 변동성이 큰 ‘고베타(High-Beta)’ 주식이기 때문이다.

이번 반도체 랠리는 ‘희소성’에 기반한 투자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AI 시대에 수요가 폭발할 때 독점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을 찾아 헤맸다. 예컨대 D램 분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이들 세 기업은 모두 올해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이러한 해자가 얼마나 견고한지 물어야 한다. 예컨대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가 D램 과점 체제에 존립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반독점 규제 리스크는 어떠한가?

마지막으로, AI 반도체 투자에서는 밸류에이션만큼이나 ‘유동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현상은 SK하이닉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한때 미국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가 서울 증시의 본주 대비 50% 가까운 프리미엄에 거래되기도 했다. 두 주식 모두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이지만, 어느 쪽이 SK하이닉스의 적정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관찰 하나만으로도 유동성을 경계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히 입증된다. 투자자들은 자금 흐름, 특히 기존 시장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이들이 매도를 시작했는가? 그렇지 않다면 헤징 비중을 늘리고 있는가? 이러한 시장 신호들은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만큼이나 중요하다.

반도체 주식에 투자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는 올해 자산운용사들이, 특히 시장 벤치마크를 밑돌고 있는 후발 주자들이 가장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주제다. 하지만 이 결정은 결코 쉽지 않다. 주가가 이렇게 급등한 이후에는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마련이다. 반도체 투자는 이제 성공 자체가 부담이 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 Bloomberg.
Hedge Fund Manager’s Note - AI-Related Debt Issuance

2026년 들어 인공지능 관련 부채 발행은 4,890억달러로 추정되며, 이미 2025년 연간 3,220억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범위에는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뿐 아니라 반도체, 메모리,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냉각, 광통신, 소프트웨어, 개인용 컴퓨터와 부품 업체의 투자등급채, 고수익채, 기간대출, 프로젝트 금융이 포함된다. 미사용 신용한도와 브리지론은 제외했고, 에너지, 유틸리티, 기계처럼 인공지능 외 자금용도가 큰 인접 업종은 발행액의 30%만 관련 물량으로 반영했다. 숫자의 핵심은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이 기술 대기업의 자체 현금흐름을 넘어 글로벌 신용시장의 주요 공급원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발행 주체도 예상보다 넓다. 올해 인공지능 관련 발행 가운데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직접 조달한 비중은 40%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프로젝트 금융이 전체의 22%, 반도체, 메모리, 소프트웨어, 장비, 부품 등 나머지 기술 생태계가 28%를 차지한다. 투자등급 시장 발행액은 4,110억달러를 넘고, 고수익채와 레버리지 대출을 합친 레버리지 금융시장에서도 770억달러 이상이 집계됐다. 인공지능 설비투자의 자금조달이 높은 신용등급의 대형 발행사에 국한되지 않고, 부동산, 인프라, 특수목적기구와 낮은 신용등급의 운영회사까지 확산된 구조로 해석된다.

달러 신용시장은 이미 공급 부담을 직접 받고 있다. 7월 18일까지 달러 투자등급채 총발행의 23%가 인공지능 관련이었고, 달러 고수익채에서도 그 비중은 20%에 달했다. 2026년 달러 투자등급채 전체 발행이 팬데믹 당시 기록을 넘어설 경로에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이 신규 공급의 거의 4분의 1을 설명하는 셈이다. 캐나다달러와 스위스프랑 투자등급채에서도 관련 비중은 각각 21%, 19%로 높았는데,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 채권시장까지 조달 통화를 넓힌 결과다. 공급 압력은 발행기업의 신용위험보다 시장의 흡수 능력과 상대가치 문제로 먼저 나타나는 구간이다.

유로 신용시장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비어 있다. 유로 투자등급채에서 인공지능 관련 발행 비중은 7%, 유로 고수익채에서는 2%에 그쳤다. 최근 기술업종 스프레드 확대가 달러 시장보다 유로 시장에서 약했던 이유도 공급 차이로 설명된다. 다만 이 차이를 구조적 방어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인공지능 설비투자가 다년간 이어지는 동안 달러 시장만으로 전체 자금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결국 유로 회사채시장의 상대적으로 남아 있는 발행 여력도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유로시장 강세는 위험이 낮아서라기보다 아직 공급이 덜 들어온 결과에 가깝다.

발행 증가가 신용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은 급격한 훼손보다 완만한 확대 쪽이다. 투자등급 안에서는 더 높은 신용등급의 AA보다 BBB를 선호한다. AA 발행시장 자체의 출발 규모가 작아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공급이 들어올 때 상대적 물량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높은 신용등급이 곧 더 나은 수급을 의미하지 않는 구간이다. 인공지능 관련 발행이 투자등급뿐 아니라 고수익채와 레버리지 대출에도 넓게 분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등급별 판단은 부도위험만이 아니라 신규 공급의 절대액과 해당 시장 규모를 함께 봐야 한다.

다년간의 자금수요는 공모채만으로 충족되기 어렵다. 향후 조달은 투자등급채, 고수익채, 레버리지 대출, 민간 인프라자금, 사모신용, 프로젝트 금융형 합작구조, 복수 통화의 지역 채권시장으로 분산될 전망이다. 2025년 초 이후 민간시장에서 완료된 데이터센터 거래는 약 2,000억달러에 이르며, 2025년 거래액은 1,300억달러를 웃돌아 과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의 다음 가격 변수는 설비투자 가이던스뿐 아니라 자본시장이 이 공급을 어떤 금리와 스프레드로 흡수하느냐에 있다. 포지션은 달러 기술채의 공급 부담을 인정하고 투자등급 내 BBB를 AA보다 우선하되, 아직 공급이 적은 유로 신용시장의 상대적 회복력은 장기 조달 확산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 구조로 본다.

- Goldman Sachs, Macro Trader.